마티타의 너무 수상한 비밀 일기
수산나 마티안젤리 지음, 리타 페트루치올리 그림, 김현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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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창작 소설은 이런 식이어야지! 싶은 생각이 절로 나는, 내가 먼저 읽고 너무 웃겨서 아이에게 추천해준 책이다. 그냥 재치와 독특함, 기존 책에서 볼 수 없는 기발함이 보였고, 상상력이 정말 폭발하는 책이었다.

지식 전달하는 독서들도 중요하지만, 역시 책은 재밌어야지! 하는 마음에 오랜만에 재밌는 책을 아이에게 소개해준 기분이 들었다.

책 제목이 한국 번역으로는 <마티타의 너무 수상한 비밀일기>인데 원작의 제목은 간단하게 Matita HB 이다. HB? 연필 HB?

맞다. 연필 용어 HB는 Hard Black의 줄인말이고 , 이탈리아어로 연필이 '마티타', 그래서 '마'를 떼고 간단히 '티타'라고 자기의 예명을 기발하게 지어내고 자신이 쓴 일기를 가장한 상상 글들과 편지들을 나중에 어른이 돼서 열어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며 자신을 티타라 칭하며 일상 이야기와 상상하는 이야기를 적절하게 섞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가가 꿈이라는 우리 아이는, 이 책을 통해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극을 좀 받았으려나? 란 즐거운 상상도 해본다.

그림도 너무 귀엽고 특히 표정이 정말 압권이다. 특히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 (내가 아니면 읽으면 안 되는 편지임)을 통해, 나도 어렸을 때 이런 짓? 을 했던 기억이 갑자기 났다. 어렸을 때, 자물쇠를 걸 수 있는 비밀일기장!!! 아트박스 같은 곳에서 큰맘 먹고 구매하고 일기를 적곤 했는데, 혹시 누군가가 볼까봐 자물쇠를 꼭꼭 잠가뒀던, 하지만 사실 별 비밀스러운 야기도 없고, 특출날 것 없이 끄적이는 정도의 일기장이었던 것 같은데, 어쩌면 나만의 유일한 공간이라 생각하며 수상하게 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요즘도 비밀일기장이 있으려나?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청소년을 위함도 있지만 어른도 잠시 동심의 세계에 빠질 수 있어 마음이 마냥 좋다. '기분이 아주 바닥일 때를 위해 뒤집어 놓은 시'를 보며 후훗 하며 웃기도 하고, 자코포와의 함께 달리기를 하며, 쿵쾅거리는 심장이 멈추지 않아, 사랑 때문에 쿵쾅대는 거라면, 사랑도 훈련이 필요할 것 같아란 멘트를 보며 또 피식 웃게 된다. 아, 이 부분은 아직 우리 아이는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독서에 거부를 가지고 있거나, 부모다 너무 지식 습득 위주의 독서를 추천하고 있다면, 재미있는 소설인 <마티타의 너무 수상한 비밀일기>를 살짝 책 읽기 리스트에 껴서 아이들에게 해맑은 웃음과 엉뚱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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