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죄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은모 옮김 / 달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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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다 읽고 든 생각은 '인간은 왜 혼자서 살 수 없는지'에 대한 생각이었다, 살짝 엉뚱하게도.

소년 범죄를 다룬 이 소설은,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질러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은 케이스가 아.니.라., 법적 처벌을 모두 마친 후 성인이 된 범죄자가 사회생활을 하며 적응하는 인간적인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런 내용의 소설은 처음이기에 호기심이 들고 응원을 하다가도,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란 복잡스러운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뭔가 이상한 기류가 흐는 주인공을 통해, 어떤 비밀이 숨겨있어서 이러는 건가..를 나 역시 궁금해했는데, 결국 스즈키의 비밀이 밝혀진다. 그리곤 내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그의 죄가 너무 잔인하고 무거워서 용서를 하기엔 너무 어렵지만, 그렇다고 계속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며 한 인간을 괴롭고 고립된 생활을 하게 하는 것이 맞는지도 고민스럽다.

<우죄>를 읽으며, 나라면 내 주위에 '살인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한순간의 실수였으니, 과거는 잊고 미래를 향해 더불어 살자고 선뜻 손을 내밀 수 있을까?

혹 우리 아이의 친구가 그런 과거를 가지고 있다면, 난 선뜻 좋은 친구로 가까이 두길 내버려둘 수 있을까?

<우죄>를 거의 다 읽었을 무렵, 우연히 무비 클립으로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를 10분짜리 영상으로 보게 되었다. 그 드라마에서도 살인자로 살아가야 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물론 그녀는 미성년자였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전과자로 남지는 않지만,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초래되는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과정이 그려진다. 숨기고 싶은 치부를 꼭 결정적으로 궁지에 몰리면 본인 입으로 밝히게 된다는 그녀의 말이 소름이 돋기도 했다. 우연히 <우뇌>를 읽으며 <나의 아저씨>란 드라마를 발견해서 소설 속의 캐릭터와 드라마의 캐릭터를 겹쳐 생각하게 된다. (비록 드라마는 전체를 보지 못했지만, 대략 넘겨집어보자면 그렇다.)

그들의 죄의 무게가 다르지만, 죄에 정말 무게를 달리 측정할 수 있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함께 어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람이라면, 나는 용서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스즈키라면, 용서받기 위해, 스스로 나의 죄를 고백하려 했을까? 새로 찾아오는 행복을 느끼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죽을 때까지 속죄를 하며 암울하게 살아야 하는 걸까?

주변 사람이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돌아서든, 이해하려 하지만 혼란스러워하든 마음이 어지러울 것 같기는 매한가지일 것 같다.

처음부터 죄를 저지르지 말아야지, 란 엉뚱한 결론적인 말을 하게 되지만, 인간이 왜 혼자서 살 수 없는지를 또 한 번 보여주는, 사람을 상처 주고 상처받지만, 또 사람을 통해 상처가 치유되고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게 또 인간이란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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