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의 삼국지

설민석의 삼국지 1 - 누구나 쉽게 시작하고, 모두가 빠져드는 이야기 ㅣ 설민석의 삼국지 1
설민석 지음 / 세계사 / 2019년 7월

인생에서 <삼국지>를 10번은 읽어야 한다란 밑도 끝도 없는 말로 인해, 무거운 마음으로 어린 시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왜 읽으라는지, 읽으면서도 누가 누구인지 모른 상태로 미션을 달성하는 기분으로 청소년 때 한번 읽어봤다. 그리고 20대에도. 2번이나 읽었지만 굵직한 사건들을 소소하게 기억하는 것을 끝으로 무엇을 깨달았는지, 무엇을 깨닫기 위해 읽었는지도 모른 상태로 읽었던 기억이 소록소록 났다.

어쨌든 지금까지 3번은 읽었어! 하지만 큰 그림도 그리지 못하고 작은 그림의 퍼즐을 맞추지 못한 채 있다.

언젠가 다시 전집 읽기 도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설민석 선생님의 삼국지가 출간되었다. 엥? 한국사 전문강사가 삼국지를?

처음 드는 생각은 몇 권짜리로 출간이 될까? 소설일까? 어떤 책을 기반으로 썼을까?였다.

설민석의 삼국지는 총 2권으로 출간이 될 예정이고 (아직 2권은 예약판매만 된다), 설민석 작가의 상상을 겸비해서 씐 소설이며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썼지만, 넣을 건 넣고 뺄 건 과감하게 빼서 단축시켰다. 이 책의 가장 매력 포인트는 용어 통일과 인물관계도를 깔끔하게 정리를 해줘서 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삼국지의 의리 하면 떠오르는 유비, 관우, 장비인 삼인방을 중심으로 풀었고, 조조는 상대적으로 간사하고 권모술수에 능한 희대의 간웅으로 추락을 시키는데, 설민석 작가는 최대한 그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점이 좋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조가 간사한 사람!이라고 내 머릿속에 각인이 돼서 그런지 유비보단 덜 매력적인 인물로 여전히 비추어진다.

이토록 이해하기 쉽게 설명된 책이 또 있으랴?

삼국지를 읽어봤어도 (물론 책을 덮으면 금세 까먹는 편이라 더 그렇겠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슝슝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경향이 더 큰 것 같아 책을 다 읽고 덮었을때 뭔가 허전함이 있었는데(제대로 파악이 안된 것 같아서), 설민석의 삼국지는 이야기와 도식화된 그림, 관계도, 지도 등으로 인해 정말 너무 이해하기가 쉽다. 그래서 이야기 흐름에 더 빠져들 수 있어서 좋다.

이 책은 어른뿐 아니라 청소년들도 읽으며, 청소년들이 읽으면 정말 좋은 책일 것 같다. 큰 그림을 잡고 삼국지를 집필한 다양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벌써부터 2권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