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라
L.S. 힐턴 지음, 이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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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은 책장 넘기기 자체가 힘들었다. 나로선 도저히 캐릭터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달까. 뭔가 연민이든, 적대적인 감정이든 무엇이라도 느껴야 하는데 시종일관 '혼란' 그 자체였다. 문화적 차이라고 치부하기에도... 좀 뭔가 석연치 않았다.



우선 오기로 읽었다. 언제쯤 드디어 사건이 터지려나, 주인공의 캐릭터가 언제쯤 내 손아귀에 들어오려나, 꾹 참으면서. 


그러며 드디어 우려하면서도 '뭔가 일이 일어나는구나!' 하는 마음의 144쪽을 지나가며, 주인공의 행보가 좀 더 궁금해질 찰나였다.


그러고 그 사건 이후, 그녀의 행동이, 사건을 처리하는 능력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또 한 번의 혼란이 찾아왔다. 심지어 이탈리아에 가서 "푹 잤다"라는 말이, 나에겐 와닿지 않았다. 이게 말이 돼? 하는 마음에. 혹시 알고 보니 반전이 커밍아웃 사이코패스 아냐?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그러므로 책을 계속 읽어야 한다,는 사명감도 생겼다는. "주디! 넌 어디까지 갈꺼냐!?!?" 원래 좀 대책 없는 행동을 하는 주인공이 묘사되면 안타까운 마음이라도 드는데, 주디와 그녀의 친구 린은, 그냥 flat out 대책 없어 보였다.



번역의 탓도 쬐곰 해보고 싶다. 물론 원 작가의 문장 스타일이 줄줄 늘어진 고무줄 같은가 보다. 그래서 번역하시는데 진짜 힘드셨을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받았다. 그래서 살짝 책장 넘기기가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읽은 문장을 읽다가 도로 앞으로 가 다시 읽을 수밖에 없는 문장도 너무 많았다. 문장을 읽고선, 뭐? 뭐라고? 뭔 말이야? 이러면서. ㅋ



우선 19금. 그리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책 커버로 인해 데리고 온 책이지만 어찌 보면 너무 뻔한 묘사와 상황의 나열이라, 정말 19금을 목적으로 책을 선정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하시라,고 조언하고 싶다. 서점에서 19금!이란 딱지가 엄청 붙어있지만 살짝 오바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정도였다. 다른 문학 작품들도 이정도는 하는데? 뭐 이런 생각도 든다. 



결국 탈력적이고 몸매와 어린 나이를 무기로 외롭고 돈 많은 남자와의 관계에서 그저 씁쓸하고 안타까움을 시작으로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노~~ 하는 회의마저 들게 하는 이야기였지만... 어느 순간 대책 없는 주인공과 함께 그 대책 없는 삶 속에 빠져 한숨을 쉬고, 서바이벌 잔머리를 굴리게 된다. 살짝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를 잠시 생각을 하게도 했지만, 그 귀여운 여인보다 더 형편없다는 점이 문제일지도.



초반에 주인공 주디가 경매소에서 일하면서 언급되는 미술작품들에 대한 소개가 연달아 되었은 땐 흥미유발지속화 차원으로 작품을 찾아보기도 했다. 단 하나의 작품도, 화가도 모르기에 ㅋ


그리고 찾아본 브론치노의 "시간과 사랑의 알레고리"가 이 책 커버 디자인의 그 그림이란걸 알게 되었다.


몰랐지~~ 이 그림이 그 유명한 그림이었는지~~ 




이 책의 묘한 매력은, 그래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주인공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다. 결국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을, 이 소설 속에서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주디나 나나 살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여, 끝까지 읽어보시길! 그러면 뭔가 묘한 여운이 남는 책으로 마음에 남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이 책을 읽고 나서의 키워드는 "대책없음"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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