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는 워낙 유명한 화가라서 요즘은 아주 어린아이들부터 배우는 것 같다. 난 정말 다 커서 알았던 것 같은데. 이 책은 사실 우리 아이가 반 고흐의 "해바라기" 작품을 좋아하고 따라 그려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각별하게 생각하는 화가라 아들한테 선물을 하는 차원으로 데리고 왔다.
아이의 위인전 같은 인물 책에 반 고흐가 등장하는데 그 책에도 반 고흐가 동생 테오와 많은 양의 편지가 오고 갔다는 내용이 언급된다. 그걸 직접 책으로 만들어진 책이 우리 집에 와서 너무 반갑고 감동이기도 하다.
위즈덤하우스 예담에서 출간된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2권으로 구성된다. 집에 데려온 책은 1권인데, 이 책은 고흐의 불꽃같은 열망과 고독한 내면의 기록이고, 2권은 고흐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했던 시기의 기록이라고 한다.
우선 그냥 편지가 오고 갔다,라고 알고 있는 것과, 진짜 편지의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니 기분이 사뭇 묘했다. 뭔가 훔쳐보는 기분이기도 하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과, 너무 짠하다고 생각도 들었다. 반 고흐가 만약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떻게 변해있을까? 스마트폰으로 깨작 거리느라 편지 668통을 쓸 수는 없었을 것이리라.
이 책을 읽으며 반 고흐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도 있었지만, 엉뚱하게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아이들, 우리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갖게 됐다. 스마트폰에게 뺏기는 우리의 시간, 예전과 너무 달라지는 물질주의 사상에 절어든 우리들, 조건 없는 따뜻한 인간과의 관계가 그리워지는 요즘, 이젠 가족과의 깊은 우애가 정말 있을 수 있는지 근본적인 것부터 의심이 가는데, 형을 그리워하는 테오, 그리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고흐의 진정한 영혼의 편지를 통해, 뭔가 착잡하면서도 멍~하니 생각에 잠기곤 했다. 그의 절절함이 느껴지는 편지를 읽을 땐 너무 안타까웠다. 사실 지금 어딘가 많은 이들이 아파하는데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지금 주어진 삶이 감사하고, 반 고흐라는 작가를 통해 또 다른 희망의 빛줄기가 보인다면, 너무 엉뚱한 생각일까.
그래, 우리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고 사랑하며 살아야지.
그의 다양한 작품을 이 책 안에서 만나볼 수 있어서 즐거웠고, 우리 아이가 이 책을 만나며 느낄 감정이 미리서부터 궁금해진다. 어쩌면 진짜 충격을 받을지도....
소장 가치 갑인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