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김혜남 작가의 '안녕, 나의 우울아'란 prologue를 보며, 잊고 살았던 '우울'이 다시 회상이 되었다.

지금 나의 상태는 어떤가....를 생각하기 전에, 나의 지난 우울들을 회상하게 되었달까.

정신분석 전문의인 김혜남 작가는 사람들이 마음이 감기인 우울증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어 더 위험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다양한 종류의 마음이 병에 대한 소개와 상황들을 세밀히 설명하고, 자아진단까지 할 수 있는 질문들이 있다. 이 책에서 특히 더 좋았던 부분은 '일요일 오후 1시'라는 코너였는데, 상담을 하는 질의응답식으로 대화가 오고 가는데, 간접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마음의 병이 거론되는 상당 부분이 너무 다 내 이야기 같다가, 또 한편으론 난 그저 정상적인 우울 같기도 하고.... 누구나 다 그런 거 아닌가? 싶다가 나에게 마음의 병이 있나? 하며 오락가락 헷갈려 하며 읽었던 것 같다.

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내가 조울증 가지고 있는 것 같고, 우울성 인격에 대한 글을 읽고 있으면 너무 다 나 같기도 하다가 아닌 거 같기도 하다가... 무기력감과 워킹맘의 고충, 성공 후 우울증, 외로움 등 이야기 족족 다 내 야기 같은 건, 나만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란 혼란도 왔다. 어쨌든 이 책에서 다루는 다양하지만 한 방향으로 치우지는 감정의 나열에 이 많은 종류의 아픔을 이 세상 사람들이 겪고 살고 있구나, 우리는 참 아픈 사람들이 많구나.. 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울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다. 크던 작던 우리는 많은 상처와 아픔, 슬픔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정말 사소한 일로 우울해지고, 별일 아닌데 대인관계가 틀어지고.... 무엇이 나를 정말 이토록 아프게 하는 걸까? 란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데, 이 책이 참 많은 시각과 사례들이 담겨 있는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를 통해 결정적으로 내 마음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살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주의 사람들을 좀 더 둘러보고 사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우울의 끝은 암흑이 아니라 반드시 빛은 기다리고 있고 그 터널을 나오면 된다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교통사고보다 더 높은 사망률이 자살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하루에 36명, 40분마다 1명 자살하는 나라, 13년째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이토록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의 안부를 정말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마음의 병, 쉽게 치부하지 말고, 좀 더 살뜰히 우리의 마음을 챙겨보자.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자!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나의 마음 점검을 할 수 있는 계기도 주고, 조언을 주는 소중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