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의 끝에서 너를 보다 - 밝은 것만 그리고 싶지는 않아
최정현 지음 / 알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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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함이 묻어나는 책 한 권을 만났다.

일러스트레이터 최정현 작가의 신작 <파란 하늘의 끝에서 너를 보다>의 책은 아담한 사이즈라 잠시 외출할 때 가방에 쏙 넣어가기 좋은 책이다. 내용도 그렇고.

필자 역시 잠시 외출하며 대기시간이 있을지도 몰라 가지고 나갔다가 마침 읽을 기회가 생겨 덤덤하고 고요하고 솔직한 저자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듣는 기분으로 만났다. 그림은 역시... 멋지다. 내가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영역.

기존에 만났던 일러스트 그림인 양세은 작가의 <닿음>과는 다르게 좀 더 원색에 가까운 색을 많이 사용하는 듯 보였다. 파스텔 빛깔이 나는 색보다는. 그래서 서정적인 분위기보단 현실적인 느낌이 더 많이 나기도 했다. (책 표지와는 달리) 아닌가? 원색이라고 하기엔 또 그런 색은 아니라... 진한 색, 강렬한 색이라고 해야 하나? (아~ 이 무지함이여...)

내가 어느 순간 에세이에 관심이 가지게 된 이유도 저자의 생각과 비슷한 것 같다. 어느새 꼭 특별하지 않아도 다른 이들의 일상 이야기가 재미있고 공감하고 이를 통해 위로를 받곤 한다. 아마 이 책 역시 그런 기분이 들게 하는 장르일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 장으로 나뉜다. '밝은 것만 그리고 싶지는 않아', '깊은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 그리고 이 책의 제목과 동일한 '파란 하늘의 끝에서 너를 보다'이다. 담겨 있는 글의 내용이 소제목과는 크게 상관이 있다는 생각보다는, 저자의 덤덤한 생각들을 접하며 어떨 땐 공감하고,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들 또한 저자도 경험했구나. 어디선가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하며 사는구나...를 알게 해주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오늘부턴 갖고 싶은 차와 집 그리고 너와의 결혼식 장면을 열 장씩 그려야겠다.

pg 45

이 글귀가 한동안 내 머리에 남는다. 내가 갖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혹 내가 그리기를 원하는 그 무언가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말로는 본인은 엄청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는 아니지만(필자는 사실 엄청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를 한 명도 모르기에),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그림으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 책안에 담은, 저자의 용기에 큰 희망을 얻기도 했다.

어떠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많이 부족하기만 우리들이기에, 처음부터 잘난 사람 없으니,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발전할 것이고, 가만히 안주해있는 것보다 골백번 낫기에,

나에게도 저자에게도 잘 하고 있노라 다독여주고 싶다.

커피를 마시며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책장 위에 내려앉은 햇살에

생각에 잠겼다

pg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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