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함이 묻어나는 책 한 권을 만났다.
일러스트레이터 최정현 작가의 신작 <파란 하늘의 끝에서 너를 보다>의 책은 아담한 사이즈라 잠시 외출할 때 가방에 쏙 넣어가기 좋은 책이다. 내용도 그렇고.
필자 역시 잠시 외출하며 대기시간이 있을지도 몰라 가지고 나갔다가 마침 읽을 기회가 생겨 덤덤하고 고요하고 솔직한 저자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듣는 기분으로 만났다. 그림은 역시... 멋지다. 내가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영역.
기존에 만났던 일러스트 그림인 양세은 작가의 <닿음>과는 다르게 좀 더 원색에 가까운 색을 많이 사용하는 듯 보였다. 파스텔 빛깔이 나는 색보다는. 그래서 서정적인 분위기보단 현실적인 느낌이 더 많이 나기도 했다. (책 표지와는 달리) 아닌가? 원색이라고 하기엔 또 그런 색은 아니라... 진한 색, 강렬한 색이라고 해야 하나? (아~ 이 무지함이여...)
내가 어느 순간 에세이에 관심이 가지게 된 이유도 저자의 생각과 비슷한 것 같다. 어느새 꼭 특별하지 않아도 다른 이들의 일상 이야기가 재미있고 공감하고 이를 통해 위로를 받곤 한다. 아마 이 책 역시 그런 기분이 들게 하는 장르일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 장으로 나뉜다. '밝은 것만 그리고 싶지는 않아', '깊은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 그리고 이 책의 제목과 동일한 '파란 하늘의 끝에서 너를 보다'이다. 담겨 있는 글의 내용이 소제목과는 크게 상관이 있다는 생각보다는, 저자의 덤덤한 생각들을 접하며 어떨 땐 공감하고,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들 또한 저자도 경험했구나. 어디선가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하며 사는구나...를 알게 해주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