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은 개뿔
신혜원.이은홍 지음 / 사계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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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머리도 식힐 겸 재미있는 만화책 한 권을 읽어야지~란 생각으로 이 책을 들고 다니며 읽었다. 거실에서도, 책상에서도, 식탁에서도, 일부러 신랑 앞에서 알짱? 대면서 읽었다.

근데 이 책은 그냥 가볍게 슝슝 읽어 넘기는 책이 아니라, 곱씹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었다. 나의 지난 생활과 환경을 연상시켰고, 그 생활과 사건들을 토대로 나의 행동과 타인들의 행동까지 회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연거푸 내뱉은 말은, "마자마자, 내가 그때 왜 그랬지?"와 "아~ 그렇구나~~ 그래서 지금 이지경이구나~"였다.

이 책은 간단하게 남녀가 사랑해서 결혼 후 경험하는 불화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생각 차이가 왜 이렇게까지 벌어지는지, 왜 이렇게 생각을 하게끔 훈련이 되었는지, 어떤 환경에 노출이 되어 있는지를 거슬러 올라가게 해준다.

초등학생 시절, 날 괴롭히던 남학생을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혼내주기는커녕, "널 좋아해서 그런다"란 식으로 두리뭉실 가르치는 어른들, 정말 있었다. 아~ 그래서 그런 여자와 남자 어린이들이 커서 이렇게 생각이 벌어지는 상황까지 처해질 수 있겠구나란 생각과 함께, 난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불끈!

당연히 받아들이는 행동들이, 알고 보면 여자를 비하하고 평등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이 책의 많은 사례들을 통해 인지하게 되었다.

나 역시 부부의 불평등을 경험하며 지내고 있다. 다만 나의 걱정은 우리 다음 세대인 자녀들이 똑같이 upbringing 을 답습할까봐라는 점이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처음엔 안 그랬는데, 어떤 회사 환경에서 지내느냐에 따라 사람이 변한다는 점이다. 처음엔 나름 평등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남편의 직급이 올라가고 직책이 무거워지면서 남편의 행동이 변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때마다 소통이 중요해!라며 훈련을 시키곤 한다 ㅋ 이 책의 저자처럼. 육아는 함께~ 돈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집안일하는 사람 따로 있는 거 아니고, 모두 함께 하는 것~!을 목청 터져라 외쳐본다! ㅋㅋ

페미니즘은 차별이 아닌 평등, 억압과 구속이 아닌 자유를 지지하는 지극히 건전한 사상이다. 페미니즘이 여성만을 위한 권리라는 것이 아니고, 남자와 여자를 편가르는 사랑이라는 둥, 여성만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

요즘 <12가지 인생의 법칙>의 저자 조던 피터슨 교수가 많은 페미니스트에게 공격을 받는 영상을 볼 때가 있다. 그건 페미니즘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은 사례라 본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

세상을 온통 시끄럽게 했던 미투 운동, 여성 혐오, 페미니스트 논쟁을 보며 우리 아이들을 바르게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여자 남자 성별에 상관없이 독립적이고 바른 평등을 외치고 행동하는 바른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다 역시 가정문화를 제대로 성립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 이 책이 많은 생각을 가져다준 것은 지난 과거의 많은 사건사고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면 될 것 같다.

페미니즘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갖고 싶은 독자, 세상을 바르게 만들어야 하는 소명을 띄고 태어난 독자(우리 모두), 특히 아들딸 키우는 부모들이 꼭 읽기를 추천하고픈 책이다. 


페미니스트는 여성을 받드는 사람이 아니라 여성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pg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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