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머리도 식힐 겸 재미있는 만화책 한 권을 읽어야지~란 생각으로 이 책을 들고 다니며 읽었다. 거실에서도, 책상에서도, 식탁에서도, 일부러 신랑 앞에서 알짱? 대면서 읽었다.
근데 이 책은 그냥 가볍게 슝슝 읽어 넘기는 책이 아니라, 곱씹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었다. 나의 지난 생활과 환경을 연상시켰고, 그 생활과 사건들을 토대로 나의 행동과 타인들의 행동까지 회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연거푸 내뱉은 말은, "마자마자, 내가 그때 왜 그랬지?"와 "아~ 그렇구나~~ 그래서 지금 이지경이구나~"였다.
이 책은 간단하게 남녀가 사랑해서 결혼 후 경험하는 불화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생각 차이가 왜 이렇게까지 벌어지는지, 왜 이렇게 생각을 하게끔 훈련이 되었는지, 어떤 환경에 노출이 되어 있는지를 거슬러 올라가게 해준다.
초등학생 시절, 날 괴롭히던 남학생을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혼내주기는커녕, "널 좋아해서 그런다"란 식으로 두리뭉실 가르치는 어른들, 정말 있었다. 아~ 그래서 그런 여자와 남자 어린이들이 커서 이렇게 생각이 벌어지는 상황까지 처해질 수 있겠구나란 생각과 함께, 난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불끈!
당연히 받아들이는 행동들이, 알고 보면 여자를 비하하고 평등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이 책의 많은 사례들을 통해 인지하게 되었다.
나 역시 부부의 불평등을 경험하며 지내고 있다. 다만 나의 걱정은 우리 다음 세대인 자녀들이 똑같이 upbringing 을 답습할까봐라는 점이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처음엔 안 그랬는데, 어떤 회사 환경에서 지내느냐에 따라 사람이 변한다는 점이다. 처음엔 나름 평등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남편의 직급이 올라가고 직책이 무거워지면서 남편의 행동이 변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때마다 소통이 중요해!라며 훈련을 시키곤 한다 ㅋ 이 책의 저자처럼. 육아는 함께~ 돈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집안일하는 사람 따로 있는 거 아니고, 모두 함께 하는 것~!을 목청 터져라 외쳐본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