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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1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평점 :
호적도 없이 학교에도 보내지지 않고 사회와의 접점이 전혀 없는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소년이 있다. 본인의 나이도 제대로 모르며 비참한 유년기를 보낸 이 소년 마치다. 마치다 노리코의 엄마는 각성제 소지로 체포되어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라는 대목을 읽으며, 한 아이의 인생을 망친 죄까지 더 해서 그 죗값을 더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키우지 않을 거면 낳지라도 말지. 참 나쁘다.... 물론 나라고 잘 키운다는 보장이나 확신은 없지만, 어떻게 기본적인 것을 제공하려는 마음이 없을 수 있는지....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지적 수준은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인 반면, 협조성이나 사람에 대한 공감성은 현저히 결여되어 있다는 기록을 가진 이 아이가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갈지 궁금증이 충만해져 책을 읽었다. IQ161 이상. 대박. 부럽.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것이 과연 신의 선물인지 아닌지 계속 생각을 하게 된다. 근데 그에게도 아킬레스건인 존재가 있다. 그 연결고리가 어떻게 되는지, 마치다는 얼음 같은 심장이 녹을 수 있는지, 그의 성장과정이 궁금하다.
<신의 아이>는 다방면의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줘 읽는 내내 인간의 깊은 내면을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 다들 각자의 사연과 사명감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 말도 안 되는 사상을 믿고 신념을 가지고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사람을 상대로 사기 치는 사람, 나라를 상대로 사기 치는 사람, 자신 스스로에게도 사기 치는 사람...
이야기가 너무 흥미롭고 빠르게 흘러서 숨죽이고 읽다가, 엉뚱한 발명가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살짝 한 템포 느려졌다. 천재 소년 마치다와 어떻게 이야기가 연결이 될지 궁금해하며 읽고 있다. < #신의아이 >는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어, 1권이 끝나자마자 가뿐하게 2권으로 갈아타면 된다. 벽돌책이니만큼 읽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리지만 시간 투자를 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