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모범생 라임 어린이 문학 25
박서진 지음, 오윤화 그림 / 라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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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나의 마음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다. 물론 너무 웃기지만 현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허구 이야기이지만 현실에 있을 법도 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쩌면 우리 주변 아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경험하고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새 학기가 되고, 여전히 공부습관은 전혀 없이 하루 종일 노는 우리 아이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하고 있는데, 어느 하루는 덜컥 걱정이 되고, 또 다른 하루는 모든 것이 괜찮아 보이고 여유롭다가, 또 다른 하루는 모든 것이 다 늦는 것 같고... 결국 엄마의 확고한 교육철학이 없으면 이리저리 휘둘리게 마련이다. 그의 피해자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돌아가고... 이 책을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아이에게는 이 책이 마냥 웃기는 해프닝일 수 있지만, 어른 입장에서 읽으면서 뭔가 뜨끔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깟 공부가 뭐라고...

학기 초라 아이도 나도 새로운 학년과 반에 적응하느라 허덕이는 요즘이다. 이래서인지 < #빨리빨리모범생 >이 더 와닿았다. 아이도 이 책을 읽으며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 날마다 시간에 쫓기며 생활하는 요즘 우리 아이들이다. 어떻게 현실과 타협을 할지에 대해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기발한 아이디어닷!이라 생각하게 된, 빨리빨리 메트로놈 작전을 읽으며 빵 터졌다. 사실 간혹 아이가 너무 집중을 못 할 때 일부러 스톱워치를 사용해서 타이머를 잴 때가 있다. (수학문제집에서 그렇게 하라고 장려하기도 한다) 메트로놈 초에 맞추어 문제를 풀어보자는 말에 어찌 웃지 않을 수 있으랴. 하지만 코믹하다며 웃기만 하기엔 너무 쓰디쓴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공부도 습관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잘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어른들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뭔가 읽으면서도, 나도 덩달아 어느 정도 동의한다며 아이에게 야기하지만, 이 말이 진정 맞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자기만의 속도로 풍성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작가의 메시지에 나도 강력하게 동의하지만, 정말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도 나중에 괜찮을는지는 미지수이다.

빨리빨리 째깍째깍 아이를 컨트롤하는 건 너무 과하지만, 하루 종일 정말 바쁜 생활을 하는 우리 아이이기에 어떻게 뭘 덜어줘야 할지 모르겠다. 모범생이 되라는 건 아니지만, 어릴 때 배울 수 있는 건 배워놓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 때문인지, 어쩌다 보니 이렇게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실 난 부럽지만 (나도 누군가 비용을 대주면서 새로운 걸 배우라고 하면 얼싸좋다 하며 배울 것 같다), 짠하기도 하다. 그냥 멍 때릴 시간이 너무너무 부족하다.

이 책의 전달하려는 바는 무조건 동의한다. 요즘 아이들이 과연 행복한가? 먹을 것이 풍요롭고 입고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니 정말 행복해야 할지 언제, 정말 그런지...는 아이와 깊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아이도 어른도 읽어보면 좋을, 아이의 행복을 위해,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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