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 기후의 역사와 인류의 생존
벤저민 리버만.엘리자베스 고든 지음, 은종환 옮김 / 진성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2018년에 읽은 책 중 가장 어렵다고 느낀 책이다. 그동안 너무 에세이나 만화책,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기에 수준 있고 배움이 깊은 책을 읽고 싶어서, 큰 도전이다! 생각하며 벤저민 리버만과 엘리자베스 고든의 『시그널』을 읽기 시작했다. 두 교수님이 공동작업을 하여 출판된 책이라 그런지, 글 쓰는 스타일이 달라지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두 작가 모두 미국 피츠버그 주립대학교 교수님이다. 벤저민 리버만 교수는 역사학과, 엘리자베스 고든은 지구 지리과학 교수님이다. 두 교수의 수업을 듣고 싶어도 그 학교 학생이 아니라 들을 수 없고, 저렴한 비용으로 한 권의 책을 사보며 그들의 지식을 얻겠어! 하였으나, 나의 큰 포부와는 달리, 이 책을 읽어내기가 무척 어려웠다. (독서력이 부족하다는 걸 또 처참하게 느끼게 된 책이었달까)

역사적 지식도 부족하고, 과학적 지식도 부족한데, 이 모든 것을 번역서로 읽게 되니, 더더욱 어려웠다. 은종환 번역가의 폭넓은 단어 사용으로 인해, 계속 사전을 찾아보며 한국어 공부와 동시에 책의 내용까지 받아들이는데 힘겨웠다. 그때 문득, 정영목 번역가의 에세이에서, 번역이 꼭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사용하는 것, 즉 쉽게 쓴 내용이 꼭 좋은 번역서가 아니라고, 모르는 어휘를 배움을 통해 늘려 나가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배움의 자세에서 읽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은종환 번역가에 대해 안 찾아볼 수가 없었다. 너무 전문적인 지식이라 일반 번역가가 이렇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점점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게 된 건, 은종환 번역가는 역시 전문가였고, 교수님이셨다. 어쩐지~~~

이 책이 흥미로운 건, 기후가 얼마나 인류 역사에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영향을 끼쳐왔는지의 논리를 관점을 가지고 책을 접한다는 점이다. 아이 책들에도 지구 온난화 현상에 대해 논하는 내용이 많은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사와 기후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인류의 역사도 그렇지만, 기후의 역사를 조사해보면 몇 가지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는데, 기후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더 심화되면 약 5,500만 년 전에 지구에 닥친 뜨거운 기후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한다고 한다. 당시는 지금보다 기온이 10 ℃ 이상 높았고 바다는 산성화되어 생물들이 거의 멸종에 이르렀는데, 현재 온실가스의 증가 속도는 당시보다도 20배나 빠르다고 한다. 온난화에 의해 빙하가 녹으면, 그 녹은 물이 해류 흐름을 방해하여 다시 추운 시기가 시작되곤 했고, 그 변화의 물결을 타고 인류는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왔다고 한다. 소름 쫙~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간이 만들어낸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가 더 가파르게 아파지고 있다는 점을 수치화해서, 현재 얼마나 지구 상태가 안 좋을지를 예상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 속도로 간다면 대규모 비극적 기후참사가 재현되지 말라는 법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에 환경오염, 지구 살리기 등에 더 힘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역사는 반복된다. 역사를 배우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고 예방해야만 한다. 지구온난화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관심을 갖고 자녀들에게도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후변화와 인간의 활동은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의 생활 풍경을 만들어냈다. 로마 제국이 농작물과 농경에 대해 남긴 기록과 설명들은 기후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한편, 경제와 문화에 대한 로마인의 선호도 또한 작물 재배에 영향을 미쳤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그런 풍경들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인간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pg 147

경제 비전 간의 충돌은 그 자체로 인간이 미래에 대해 직면하고 있는 선택의 중요성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인간 사회의 미래는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될 것이다. 예상되는 미래의 심각한 기후변화는 이제 인간의 평균 수명보다 훨씬 짧은 시기 내에 찾아오게 된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pg 370

은종환 교수님 이력 [출처: yes24 작가 소개]

전남대학교 화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환경공학 석사, 포항공대에서 환경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환경 전문가로서 산업계와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환경 관련 주제에 대해 오랜 기간 천착해왔다. 2001년에 대한민국 대표적 환경컨설팅 기업인 (주)에코시안을 설립하고 2015년까지 CEO로 재직하면서 유수의 기업과 단체에 환경문제를 컨설팅하였다. 이화여자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고, 2010년에는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하였다. 현재 (주)테크다스 대표이사와 세종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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