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음악가 - 어느 싱어송라이터의 일 년
김목인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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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피아노 연주를 좋아한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피아노를 어렵게만 느끼지 않고 어떤 노래를 그냥 듣고 자기 나름대로의 반주로 곧잘 연주를 한다. 이젠 수준이 좀 높아져서 꽤 들을 만하다. 작곡을 한답시며 거의 편곡 또는 표절에 가깝게 이것저것 섞어 만든 노래를 할 때도 있고, 노래를 정말 못하는데 목청이 다 쉬도록 가사를 만들어 자신의 감정에 충만해져서 (주변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이) 노래를 할 때가 종종 있다. 장래희망은 매번 바뀌긴 하지만, 작곡가 또는 만화작가가 꿈이라고 한다. 그러던 중, 김목인의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어느 싱어송라이터의 일 년』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 많은 가수를 알지 못해서인지 김목인이란 이름은 처음 들어봤다. 하지만,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아무나 책을 출간하게 해주진 않겠지란 생각과 정말 싱어송라이터의 삶이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쩌면 우리 아들도 싱어송라이터가 될 수도 있기에 마냥 궁금했다.

책을 반 정도 읽다 유튜브를 통해 김목인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을 처음 듣게 되었다. 그리고 인디밴드에 대해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구나를 또 새삼 깨달았다. 그들의 가슴뛰는 열정을 보며 나도 함께 가슴이 뭉클해진다. 김목인의 이런저런 노래를 들어봤지만 사실 내 취향은 아니었다. (죄송해요 김목인 음악가님) 너무 슈퍼스타K 같은 프로에 젖어 있어 그런지, 가창력이 폭발적인 사람을 자꾸 기대하게 돼서 그런지, 혹 BTS 같은 아이돌을 자주 봐서 그런지 음악의 취향은 확 와닿지 않았지만,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덤덤하고 소박한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보며 김목인이란 사람에 대한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작곡가로서의 삶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치열하고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구나, 거저 되는 일은 없구나를 깨닫기도 했다. 일상생활에서 연감을 얻기에 주변에 일어난 일, 경험한 것, 생각하는 것을 주로 글로 남긴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일상생활을 메모식으로 적어놓고, 그것을 통해 가사를 생각하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도 보여주어 너무 신기했다. 특히 본인이 쓴 글을 어떻게 정리하고 관리하고 나중에 찾을 수 있게 되는지란 디테일한 설명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싱어송라이터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글을 많이 쓰는 작업을 통해 창조물이 탄생하기에 글도 잘 쓰는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다른 책을 집필한 경력도 있고 번역 일도 한다고 한다. 역시 능력자였다.

김목인 작가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삶을 엿보며 그의 직업관뿐 아니라 그의 성품에 감동했고, 음악가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고 후배들에게 배려하는 모습까지 느껴졌다. 책을 통해 다른 직업, 다른 삶에 대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 책, 매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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