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블로그 통해 알게 된 윤태루 작가의 <궁에는 개꽃이 산다>를 만나보았다.
초판 인쇄가 2007년인데, 2015년에 19쇄 인쇄가 들어갈 정도로 많은 책들이 판매된 책이다. 난 당연히 처음 들어본 소설이라, 궁중소설을 워낙 좋아하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원래 이 책을 읽을 차례가 아니고, 다른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이러면서 날밤을 오랜만에 세워가기까지 하며 읽었다. 도서관 반납일 때문이기도 했고, 책단비로 신청한 것이라 뭔가 더 오래 걸리는 기분이라, 그냥 반납하고 나면 한동안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책이기도 했다.
우선 왜 이렇게 많은 독자들을 형성하고 있는지 알겠다. 사이다같이 거침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좀 예의가 없을 것 같지만, 19금(야해서 말고, 말투 수의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드라마에선 전혀 흉내 낼 수 없는 그런 시원한 구석이 있다. 소설판 궁중 막장드라마랄까.
이 책을 읽으며 장희빈을 많이 연상하기도 했지만, 장희빈의 발끝도 못 미칠 엄청난 사건과 말을 남기는 개리의 모습에,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막 이러면서 계속 읽고 있는 나.
처음부터 끝까지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그냥 재미있다.
통쾌하다.
괜히 엄한 사람 붙잡고 욕하고 싶을 때, 등장인물 개리를 보며, 헐~ 하며 대리만족?
나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나 사이코?)
착한 척, 아닌 척, 좋은 사람인 척 채면을 차리며 살고 있는 나에게 사이다 같은 인성을 가진 말도 안 되는 개리의 모습에, 그리고 은왕제, 그리고 언행의 앞뒤 안 맞고, 성품이 갑자기 극에서 극으로 변화무쌍한, 이 소설을 읽으며 그냥 하하 웃어본다.
나에게 이 책은, 밥만 먹으면 맛이 없을 수 있으니, 라면을 먹는 기분으로 읽는 유쾌한 엉뚱 궁중 소설이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이것이 아닌가 싶다.
"옆에 있을 때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