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에는 개꽃이 산다 세트 - 전3권 (20쇄 기념 한정 특별판) 궁에는 개꽃이 산다
윤태루 지음 / 신영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이웃 블로그 통해 알게 된 윤태루 작가의 <궁에는 개꽃이 산다>를 만나보았다.
초판 인쇄가 2007년인데, 2015년에 19쇄 인쇄가 들어갈 정도로 많은 책들이 판매된 책이다. 난 당연히 처음 들어본 소설이라, 궁중소설을 워낙 좋아하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원래 이 책을 읽을 차례가 아니고, 다른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이러면서 날밤을 오랜만에 세워가기까지 하며 읽었다. 도서관 반납일 때문이기도 했고, 책단비로 신청한 것이라 뭔가 더 오래 걸리는 기분이라, 그냥 반납하고 나면 한동안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책이기도 했다.

우선 왜 이렇게 많은 독자들을 형성하고 있는지 알겠다. 사이다같이 거침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좀 예의가 없을 것 같지만, 19금(야해서 말고, 말투 수의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드라마에선 전혀 흉내 낼 수 없는 그런 시원한 구석이 있다. 소설판 궁중 막장드라마랄까.
이 책을 읽으며 장희빈을 많이 연상하기도 했지만, 장희빈의 발끝도 못 미칠 엄청난 사건과 말을 남기는 개리의 모습에,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막 이러면서 계속 읽고 있는 나.

처음부터 끝까지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그냥 재미있다.
통쾌하다.
괜히 엄한 사람 붙잡고 욕하고 싶을 때, 등장인물 개리를 보며, 헐~ 하며 대리만족?
나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나 사이코?)
착한 척, 아닌 척, 좋은 사람인 척 채면을 차리며 살고 있는 나에게 사이다 같은 인성을 가진 말도 안 되는 개리의 모습에, 그리고 은왕제, 그리고 언행의 앞뒤 안 맞고, 성품이 갑자기 극에서 극으로 변화무쌍한, 이 소설을 읽으며 그냥 하하 웃어본다.

나에게 이 책은, 밥만 먹으면 맛이 없을 수 있으니, 라면을 먹는 기분으로 읽는 유쾌한 엉뚱 궁중 소설이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이것이 아닌가 싶다.
"옆에 있을 때 잘해!"



책 속으로

은왕제의 심기가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 것은 표정만으로도 알 수 있었지만, 은나라 신하들 언제나처럼 '그건 소신들이 알바 아니오니, 얼른얼른 살펴 보시고 국새나 찍어주시지요.'하는 표정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pg 107 <궁에는 개꽃이 산다 1>

언서지망. 쥐가 강물을 마셔 보았자 자기 배에 가득 찰 만큼밖에 마시지 못한다는 말로, 자기 정한 분수에 맞게 안분하라는 뜻이다. 즉, 아무리 대단한 것이 눈앞에 놓여 있어도 그것이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과하게 욕심을 부리더라도 절대 가질 수 없다는 의미였다. pg297 <궁에는 개꽃이 산다 2>

위민, 애먼 소리는 관두어라. 사람 사는 집에 사람이 드나드는 것이 무엇 문제란 말이냐? 사람이 들지 않는 집이, 그게 이상한 것이다. pg 313 <궁에는 개꽃이 산다 2>

궁에는 꽃이 산다. 개꽃이라 하였다.
모양은 꽃이고 속은 개라, 궁에 사는 꽃은 개꽃이라 하였다.
하늘이 불러들여 개꽃이 되더니, 하늘을 뒤덮는 배꽃이 되었다. pg 181 <궁에는 개꽃이 산다 3>

흘러야 할 물길의 입구를 막아서고 있으면, 그 물은 차이고 차여서 언젠가는 터져 버립니다. 막고 있는 사람을 쓸어 버릴 정도로 거대한 물줄기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니 그만 막아서고 비켜나십시오. 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야 하듯, 사람의 시간도 흘러야 하는 것입니다. 억지로 막아선다고 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 앞을 보십시오. pg 337 <궁에는 개꽃이 산다 3>

고맙다. 네게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지금이, 고마운 것이다. pg 375 <궁에는 개꽃이 산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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