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을 마시다
비올레타 그레그 지음, 김은지 옮김 / iwboo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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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폴란드의 풍경이 온통 파랗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2017년 맨부커상 후보작으로 올라온 비올레타 그레그의 <수은을 마시다>를 읽으며, 폴란드의 80년도 공산주의 시대를 상상해본다. 

비올카는 자유분방한 아이로 묘사된다. 호기심도 많고 아버지를 잘 따르는 아이, 순박한 아이이다. 이 책을 통해 폴란드의 문화를 간접경험을 하게 되는데, 시대적 배경과 사회성, 문화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수은을 마시다>를 만나다 보니, 책을 읽으며 자꾸 검색을 하고 배경지식을 얻어 상황을 좀 더 이해하려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잔잔한 마을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비올카가 성장하는 내용이다. 다양한 경험들이 짤막 짤막하게 나열되어 독자에게 하나 둘 보자기에서 보물을 꺼내듯 보여주는 기분이 들었다. 동상에 걸려 죽을뻔한 사건, 그린 그림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었던 사건, 재봉사의 방, 교황의 마을 방문, 유통기한 지난 물감 선물, 고철 줍기 시합, 수은을 마시게 된 계기 등, 이렇게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경험들을 어쩜 이렇게 서정적으로 표현이 할 수 있을까. 비올카의 많은 경험들 중, 유독 아버지와의 추억을 묘사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박제 작업을 하는 아버지 라이시에크를 바라보며 성장한 비올카는 아버지가 계시면 숲 냄새나 향나무 타는 냄새가 난다고 묘사한다. 비올카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어떤 것이었을까? 우리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어떤 것일까?

비올카가 어린 시절 그림을 그려 입상한 작품을 향해, 심사위원은 은유적인 표현으로 심오하게 잘 표현하였다고 한 것처럼, 저자 비올레타 그레그 역시 폴란드의 어지러운 시대에 살아가는 한 어린 소녀를 서정적으로, 은유적으로 강렬하고 독특하게 표현하려 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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