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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 ㅣ 잠 못 드는 시리즈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8년 9월
평점 :
부산이 고향이신 안용태 작가의 간혹 나오는 구수한 말투를 유튜브 채널 <안용태의 유쾌한 인문학>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프로필이 궁금해졌다. 너무 박식하고 글 문장도 매끄럽고, 가장 중요한 건, 나처럼 미술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독자가 꾸준히 읽을 수 있게 인도를 하는 기분이었다.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것 같지만, 결국 역사와 언어의 어원과 미술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인문학 이야기가 펼쳐진다. 얼핏 본 적이 있는 미술작품도, 들어본 적 있는 화가들도, 시대의 명칭도 보이지만, 사실 거의 대부분 생소하다. 이 책에 나오는 큰 흐름만 알아도 많이 박식해져서, 어느 시대의 작품을 보더라도 배경을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만 기억을 할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한번 봐선 내 머릿속에 남는 것 같지 않다. 그래도 흥미로운 어원이나 작품들이 가슴에 남는 것도 있었다.
단테의 <신곡>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기억났다. 그때 베아트리체를 알게 되었던 기억도. '소피스트와 민주주의'에 대한 내용을 보며 요슈타인 가이더의 <소피의 세계>가 기억이 났다. 오호~ 이러면서 내가 읽어본 책들이 고리에 고리를 걸어 생각을 하게 되니 이 책에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역사란 큰 뼈대에 나만의 이야기와 책들, 회상하는 인물들로 살을 붙이는 기분도 살짝 들었다.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는 고급스러운 칼라로 많은 사진들이 삽입되어 좋았고, 함께 보면 좋을 책들이 함께 소개되어 호기심이 가는 책들이 명확히 언급이 되어 있어 좋았다. 독서는 이상하게 남들을 따라하고싶게 되곤한다. 이동진 작가의 <이동진 독서법>을 읽으며 이동진 작가가 추천한 책을 따라 읽고 싶었었다. 역시 능력 부족으로 도중하차 (시작이나 했던가...ㅋ)를 하긴 했지만... 안용태 작가 프로필을 보니 나와 나이대가 비슷한데, 그가 이해하는 인문학의 깊이에 존경심마저 생겼다. 안용태 작가가 읽어본 서적들이 궁금하고 나 역시 더 배우고 싶다는, 더 이해하고 싶다는 열정이 마구 생기기까지 했다.
이 책을 통해 미술은 그저 어렵고 이해 안 가는 추상적인 것이 아닌, 우리 곁에 가까이 있고 좀 더 배우고 알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다음에 미술관에 갈 때, 좀 더 눈에 익는 작품들이 생기지 않을까, 좀 더 이해하는 안목이 생겼으려나 란 기대감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