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대학교 - 서울대 교수들의 영혼을 울리는 인생 강연
김대환 지음 / 꿈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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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며 순간, "소울대학교"라는 곳도 있어? 하고 고개가 돌아가 소울대학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차리는데 5초도 안 걸렸다. 우와~ 기발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지? 하며 감탄부터 하였다. Seoul에 e 을 빼서, S oul 대학교라고 칭하다니... 창의적인 아이디어, 역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귀하고 소중한 능력.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학교 출신에 굉장히 자부심을 갖는 경향을 갖는 듯하다. 특히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교를 나왔으면 더더욱이. 소이 SKY라고 하는데, 그 이니셜을 듣고 한참을 웃었다. 미국에서 학부를 나온 나에겐, 학교 이름은 그냥 내 과거고 역사일 뿐, 앞으로 하는 일, 하고자 하는 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아무 영향력도, 심지어 얘기를 할 이유조차 느끼지 않는다. 미국 문화가 좀 더 그런 거 같다. 하버드를 졸업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와우~ 그리고 끝. 우리나라도 서울대학교 자체가 부여하는 의미보다, 더 큰 그림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펼치는데 도움이 되는 곳에서 아이들이 인생을 배우고 사람들과 사귀며 행복을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엄마가 되고, 한국에서 아이 교육을 하다 보니, 서울대학교를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우리 아이도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에서 좋은 교수님과 학우들을 만나 토론하고 배울 수 있는 특권을 얻을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김대환 저자 역시 서울대학교 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학생이라고 한다. 13명의 교수님들과 인터뷰를 통해 진정한 배움을 요청하고 인터뷰로부터 배운 점, 자신의 생각,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논리적으로 정리를 한 묶음집이다. 진정 무엇을 고려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어 좋았다.

인터뷰를 응해주신 교수님들은 사회과학대학 언론정보학과 강명구 교수님,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강준호 교수님,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강태진 명예교수님, 공과대학 건축학과 김광현 명예교수님, 경영대학 경영학과 김상훈 교수님, 미술대학 동양화과 김성희 교수님, 자연과학대학 수리과학부 김홍종 교수님 미술대학 디자인과 박영목 교수님, 인문대학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님, 수의과대학 수의과 우희종 교수님, 미술대학 조소과 이용덕 교수님, 농업생명과학대학 식물생산과학부 정철영 교수님, 인문대학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님이다. 이렇게 이름을 한 번쯤 써보고 싶었던 이유는, 인터뷰를 통해 너무 많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릴 수 없으니, 그분들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싶었다.

서울대학교 MBA 과정을 수료하며 인터뷰를 응하신 경영학과 김상훈 교수님께 마케팅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MBA 부학장을 하실 때가 내가 공부를 할 때였던 것 같다. 같이 술자리를 하거나 수업 중에서 하시던 말씀이, 이 책을 통해 다시 교수님의 사상을 고스란히 들을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뼛속까지 이렇게 생각을 하시며 사실 꺼야...를 생각하게 했달까... 교수님께서 MBA 시절 하셨던 말씀이 있다. MBA는 학업 성취를 위해 공부만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발전하고 같이 큰 그림을 그리며 실천하는 lifelong companion 을 만나는 귀한 시간이라고. 그 말씀을 들은 후, 우리 동기들은 또 수업을 끝내고 낙성대 쪽 술집에서 엄청 많이 수다를 떨며 놀았다.

내가 말한 디자인은 넓은 의미의 디자인이에요. 다른 분야의 전공자들과 작업하다 보면,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모두 각자의 관점으로 이해하더군요.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님은 설계를 떠올리고, 미술대학 교수님은 시각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고, 저는 경영 계획 scheme을 떠올리죠. 애초에 디자인이란 단어 자체는 '아이디어를 내어 계획을 짜고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로 해석되는 만큼 굉장히 폭넓은 의미로 사용돼요. pg 146

학생들도 직장인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 교육자들이 모두 이 책을 통해,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에 대해 교수님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 삶의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으까 기대해본다.

서울대학교 졸업생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의 정문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이 'ㄱ','ㅅ','ㄷ'의 약자를 '감사',;사랑','독려'의 약자로 생각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멋진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서울대학교 속에 소울대학교가 존재하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pg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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