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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나라, 파란 나라 ㅣ 담푸스 평화책 2
에릭 바튀 지음, 이주영 옮김 / 담푸스 / 2018년 9월
평점 :
아이의 철학 동화로 에릭 바튀의 그림으로 구성된 전집이 있다. 역시 에릭 바튀의 그림은 그만의 시그니처 그림 스타일이 있고 잊을 수 없게 독특하다.
아이에게 이 책을 건네주며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지 않냐고 물었더니, 에릭 바튀 이름은 몰라라 했지만, 어렸을 때 보던 철학동화를 한 권 꺼내오면서 똑같다며 신기해한다. 새로운 다른 책이 나와서 데리고 왔다고 했더니, 짧은 그림책이라 금방 읽고 대화를 나누어보았다.
책 내용은 단순하지만, 생각해볼 논점을 발견하게 된다.
레옹 임금에게 두 아들 가스통 왕자와 제데옹 왕자가 있었다. 임금이 돌아가시자 이 두 왕자는 각자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된 것을 갖겠다며 나라를 둘로 나누었다. 그리고 빨간 나라와 파란 나라 둘로 나누고, 아무도 상대 나라를 못 넘어가게 벽을 쌓는다. 백성들은 고분고분 말을 듣기는 하지만, 옆 나라에 남기고 온 친구와 가족을 생각하며 그리워한다.
어느 깊은 밤, 두 왕자가 벽을 넘고 자기들끼리만 만나며 놀고, 백성들은 소통을 단절시켰다는 걸 백성들이 알게 된 후 백성들은 두 벽을 허물고 예쁜 길을 만들며 모든 사람들이 함께 모여 지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우선 두 나라가 벽을 높게 쌓고 소통이 단절되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현재 시점을 생각하게 된다. 남한과 북한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어 우리는 한나라 한민족인데 안타깝게도 오고 갈 수가 없다. 우리 아이들이 이 그림동화에서처럼 큰 종이를 접고 위에 올라타 옆 나라에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린아이들도 아는데 왜 우리는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걸까.
이 책에서는 두 왕자가 벽을 세우고, 소통을 막아 넘어갈 수 없었는데, 우리나라와 북한은 누가 과연 소통을 막고 있는 건가? 백성일까? 나라를 지배하는 지도자일까?
아이가 말한다. 처음부터 빨강, 파랑 나누지 말고 그냥 한나라로 하면 되었는데 왜 굳이 두개로 나누었냐고. 어차피 왕자들은 계속 만나서 놀면서. 왜 이렇게 하는 거냐고. 전쟁으로 인해 남북이 갈라섰지만, 지금 그냥 합치면 되지 당최 뭐가 그렇게 어려운 거냐고. 그냥 하면 되지 않냐고. 순수한 우리 아이가 묻는데,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아들아... 나중에 너도 역사를 배우면 알게 되겠지만.... "이라 말을 시작했다가, "그러게... 왜 그냥 해버리지... 에라 모르겠다 질러버리지...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아직도 우리나라는 나누어져 있는 걸까?"라며 함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어렸을 때 읽으면 좋다는 얘기를 듣고 구매했던 에릭 바튀의 철학동화 전집을 이렇게 낱권으로 또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한민족의 슬픈 현실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고, 역시 친구와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아이와 함께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저자 에릭 바튀 ERIC BATTUT는 리옹의 에콜 에밀 콜에서 공부했어요. 1996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그림책으로 만든 《스갱 아저씨의 염소》를 내놓으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어요. 1997년에는 프랑스 몽트뢰유 아동도서전에서 ‘신인 작가 상’을 받았고, 2002년 볼로냐 국제 도서전에서는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어요. 《너를 사랑해!》, 《새똥과 전쟁》, 《내 나무 아래에서》, 《우리는 소중한 친구》 등 여러 그림책이 있어요. [출처:네이버책 작가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