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가림
어단비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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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책을 많이 안 볼 때엔 책 읽을만한 거 없나 검색할 때 베스트셀러부터 구경하고, 책 제목이나 저자 이름을 위주로 검색을 했다. 독서가 마치 업인 것처럼 읽고 서평을 쓰는 취미를 가진 요즘엔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출판사가 된 것 같다. 어느 출판사에서 책이 출간되었는가에 따라 나의 흥미를 유발하고 묻지마 읽어보기도 서슴지 않고 한다. 믿고 신뢰하는 출판사에서 엄연히 알아서 좋은 작품을 선발하고 출간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과 믿음이 생기는 요즘이다.

어느 장르에 대해 편독이 아니라 다독을 선호하고 언제나 궁금한 것이 너무 많은 나는 얇지만 넓게 알고 싶고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러던 중 CABINET 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읽게 된 <달가림>은 5번째로 만나보는 CABINET 출판사의 책이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재미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든다. 더 이야기가 궁금했고, 공감이 갔고, 배웠고 (토롱이라는 것과 상을 당했을 때의 풍경, 분위기), 책을 잡고 정신 쏙 빼고 읽었다. 요즘 개인적으로 어지러운 일이 있었는데, 이 책이 나의 정신을 다른 세계에 가져다 놓아주어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우리의 효주 씨의 연애사와 가정사를 시작으로, 두 부모님이 안 계시기에 힘들게 지냈겠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안쓰러운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그녀의 절실함과 절박함을 같이 느끼다가 갑자기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상주가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살아생전 얼굴 한번 본적 없고, 지금까지 외할머니의 존재조차 알고 지낸 적이 없는데 뜬금없이 상주라니. 그러던 중, 남친과 헤어진 공허함과 직장에서 잘려 무직이라 돈도 다 떨어진 찰나여서 유산을 상속하게 되었다는 말에 상주 노릇을 하러 도기마을로 내려간다.

그때 마을 사람들의 사라지는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고 숲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효주는 갑자기 모자가 바람에 날아가 잡으러 가다 본의 아니게 숲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정체 모를 은빛 형체를 따라가게 된다. 그 후, 숲과 관련된 얘기를 말하려 해도 말이 나오지 않고, 대문 밖을 나가려 해도 몸이 튕겨져서 나가지도 못하게 되는 희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드디어 은빛 형체를 다시 만나게 되고, 효주는 그림자를 잃어버려 집을 나갈 수 없게 되었고, 은폐돼야 하는 숲의 비밀에 대한 말을 할 수 없게 되어 숲에 관한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은빛 형체와 함께 그림자를 찾으러 신비한 숲으로 여정을 떠나게 되며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큰일을 겪게 되면 사람이 변하게 된다는 진리에 따라 효주의 달라진 모습이 마냥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던 마음을 뒤로한 채 책을 덮으며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게 된 책이었다.

바짝 마른 땅 위로 내리는 단비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어단비 작가의 첫 장편소설 <달가림>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로서 어단비작가가 출간할 책들이 미리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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