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급주의 - 따뜻하고 불행한
김이슬 지음 / 책밥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무심코 집어 든 책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차즘차즘 한 장, 두 장 읽어가면서 점점 빠져든다. 처음에는 되바라진 마음에 별로 특별한 내용 없이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잖아? 했다가, 저자가 던지는 글의 제목과 이에 관련 글을 읽으며 무릎을 치며 겪게 공감한 것이 많은 걸 깨닫게 된다.
에세이를 읽을 때 간혹 드는 느낌은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란 거다. 하지만 요즘은 이웃 블로그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많이 엿볼 수 있어서 그런지 이웃 블로그의 글을 찬찬히 읽어보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저자 이슬기가 여자분이라는 걸 여러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괜히 느끼는 동질감이란? 그녀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여성스러움을 나타내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끔 글의 제목과 글이 따로 노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글의 제목은 "배꼽"인데, '뒤섞이기 좋은 모양이란다'한 표현을 해서, 엥? 무슨 의미지?라고 생각하며 한참 그 글이 담긴 공간의 여백을 봤다. 그러고 나서 클릭, 핑~하고 와닿는다. 아~~~이런 의미였구나~~하고 말이다. 이런 글이 꽤 많이 있어, 나중에는 저자의 의중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재미로 책을 읽은 것 같다. 제목을 미리 보면 뭔가 설레고 어떤 내용의 글이 담겨있을지에 대해 기대하는 기분이랄까.

솔직 담백한, 그녀가 던지는 제목을 받고, 괜히 나 역시 에세이를 쓰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작가 이슬기에 대해 궁금해서 여러모로 검색해봤지만, 동명이인인지 동일한 사람인지 분간을 할 수 없어 검색을 그만두었다. 책날개 부분에서 작가 소개를 잠깐 하지만, 디자이너를 잘못 고용한 듯, 글씨를 당최 읽을 수가 없다. 초록색 표지까지는 OK, 그런데 빨간색 흔들리는 font를 사용하면, 독자로 하여금 읽으라는 건지 쳐다보라는 건지.. 이 부분은 안타깝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다음에는 읽을 수 있는 글씨로 인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세상살이 이런저런 얘기를 뒤탈 없이 하는, 그런 에세이라 생각한다. 가볍게, 또는 진중하게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 담긴 예쁜 초록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