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줌을 누면 담푸스 그림책 24
미야니시 다쓰야 지음, 정주혜 옮김 / 담푸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녀가 하나만 있는 집은 자녀가 둘 있는 집 사정을 정말 모른다. 알 것 같다, 이해한다 하더라도 정말 정말 모른다. 얼마나 하루 종일 싸우고 뺏고 울고 하는지. 만약 겉으로 그러지 않으면 오히려 속병이 나는 거라며 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이 책의 표지부터 딱 우리 집 첫째와 둘째의 나이 차이, 키 차이 그리고 하는 행동을 대변해준다. 이 책은 우리 첫째의 마음고생을 살짝 대변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다 좋아 보이고 따라 하고 싶은 둘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걸 따라 하는 둘째가 마냥 반갑기만 하지 않은 첫째의 마음도 백번 이해가 된다.

첫사랑과도 같은 엄마를 갑자기 뺏겼다. 이는 첫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상실감보다 더 크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아는지, 둘째도 지지 않는다.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려 몸부림을 침과 동시에 오빠나 언니, 누나가 그렇게 멋지고 좋아 보일 수 없다. 사실 그래서 다 따라 하는 거다. 엄마 아빠 따라 하고, 가장 만만한 손위 형제를 따라 하는 거다.

이 책에서는 내가 오줌을 싸도, 책을 읽어도, 뭘 해도 다 따라 하는 동생과 자신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 책을 통해 첫째에게는 동생과의 관계에서 어려운 점을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얼마나 첫째의 고충이 컸으면 이런 동화책까지 나왔겠냐고, 주인공은 바로 너야~~ 하며 '너야 너~(나야 나 리메이크)'를 노래하고 춤추며 아이의 마음을 달래봐주었다. 이 책에서처럼 여전히 기저귀를 차고 있는 둘째 동생에게는 오빠를 너무 귀찮게 하지 말라고 타이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아이들이 다 이해를 했을까?

우리 아이들이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배려하며, 미리 사회생활을 한다고 위안을 삼으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선 여전히 머리가 아프다. 나이 터울이 1살이던 6살이던 여전히 사랑 뺏기 싸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귀여운 건 결국 챙기는 건 자기 동생이요, 가장 멋진 건 자기의 오빠라서, 둘이 꽁냥꽁냥 거리며 노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 맛에 자식을 낳나 보다. 여전히 내 몸이 두 개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게 말이다. 하지만 흉내쟁이 동생을 더 잘 돌볼 수 있는 배려심 많은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오늘은 동생이 아무리 연필로 자신이 그린 작품에 낙서를 해도 크게 화를 내지 않는다. 미안하다 아들아. 다음엔 더 높은 곳에 올려놓을게~

이 책은 자녀계획이 있는 부모, 이미 자녀가 여럿인 부모,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들이 보면 무척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