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신 화재의 책으로 기사에 올라오는 책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고양이>를 만났다.
요즘 고양이가 정말 대세인가 보다... 싶을 정도로 고양이를 다룬 책들이 많이 눈에 띈다. 책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간 책이 정말 너무나도 많다. 심지어 사람들의 아이디도 고양이와 관련된 이름들이 유독 많이 뛴다. 하고많은 애완동물 중 왜 고양이일까? 란 생각이 드는 요즘이었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유독 동물이 거론된 책은 이상하리만큼 회피하게 되었다. 그저 왠지 공감대가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본의 아니게 책 내용에 고양이가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고, 내가 유일하게 대놓고 고양이가 책 제목에 있는 책을 읽은 것은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와 지인 작가님의 책인 <꿈꾸는 고양이>이 전부이다. 그러므로 이 책이 나의 3번째 책이 되는 거다.
그러던 중, 그 유명한 프랑스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이 나왔는데, 하필이면 제목이 <고양이>이다. 왜들 이렇게 유독 고양이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지? 란 생각과, 당최 어떤 매력이 있길래 고양이를 소재로 한 상품들이 세상에 자꾸 나오지? 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작가가 아니었으면, 이 책 역시 나에겐 그저 패스가 될 책이었을 것이다. 그나마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 읽기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잠>이란 책에서도 고양이가 등장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굳이 고양이를 안 좋아하는 이유를 조금 설명을 하자면 어렸을 때 강아지에게 물린 안 좋은 기억이 있고 그것이 포비아로 자리를 잡아, 모든 동물들을 무서워한다. 비록 작고 귀엽고 앙증맞은 인형 같은 동물이더라도 감히 절대 만지지 못한다. 그냥 이상하게 소름이 끼친다. 그래서 그런지 더 동물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으며 인생을 살아왔고, 베르나르의 <고양이>를 통해 순수 고양이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 어쩌면 기본 상식이고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일 수 있지만 나에겐 모든 정보가 새로웠다. 고양이가 거의 인생의 반을 잠을 잔다거나, 어떻게 부부와 자식의 연을 맺고 사는지, 출산을 혼자 어떻게 하는지, 어떤 놀이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편견이 한 인간을 무지하게 만들 수 있구나란 생각마저 들었다. 진짜 너무 신기하다 못해 신비했다.
<고양이>는 프랑스 파리가 배경이 되고 테러가 일상화되고 내전이 시작되는 상황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처음 등장하는 자뻑? 고양이 바스테트와 제3의 눈을 가지고 있는 피타고라스와의 대화와 사건들이 전개되며 이야기가 흐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필력이 이렇게 대단하다. 엄청 심각한 상황인데 재치 있고 위트 있게 설명하고,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를 고양이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으로 묘사하는 것이 너무 웃기다.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이러면서... 인간은 인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듯, 고양이도 그럴 수 있겠구나~란 생각에, 고양이들의 행동이 너무 귀엽기 그지없다. 인간들의 무지막지한 행동을 보며 이맛살이 찌푸려지기도 하고, 혹 나 역시 그런 인간 중 하나에 불가하다란 생각이 들어 찜찜하기도 하다. 소통을 하는 것이 목표인 바스테트, 실험용 고양이로 성장하고 심지어 제3의 눈을 가진 교육의 힘을 보여주는 피타고라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정말 인간들은 왜 요따위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들게 된다. 끔찍한 일을 서슴없이 하고 자기들끼리 못 죽여서 안달이 난 미치광이들처럼 그려진 인간을 보니, 실제 현실에서 충분히 존재할 것이라는 짐작이 씁쓸하게 만든다. 피타고라스에게 인간의 지혜를 전수받으며 성장하는 바스테트를 보며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다. 내 주변에 실제 존재하는 인간이었다면 아마 팬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페스트가 창궐하고 사람들은 사나운 쥐 떼들을 피해 도시를 떠난다. 고양이들과 인간이 합동을 해야만 쥐 떼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 과연 고양이와 인간들은 페스트와 전쟁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과연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는 성공할 수 있을까? <여섯 번째 대멸종>을 막을 수 있을까?
왜 10년간 가장 사랑받은 작가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선정이 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또 한 권의 책 <고양이>이다. 그는 정말 천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