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공부 - 책에 살고 책에 죽다
이인호 지음 / 유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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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 출판사에서 내가 정말 기억에 오래 남고 자주 들여다보아야겠다는 김정선 작가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을 출간한 출판사이다. 이 책을 정말 열심히 너무 열정적으로 읽고 많은 이들에게 추천을 해서 더 정감이 가고 출판사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 뭔가 색깔이 뚜렷해 보이는 유유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벌레의 공부』를 보고 바로 궁금해져 읽기 시작했다. 믿고 보는 유유 출판사 신작이었다.

처음 이인호 작가의 서문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두 종류의 인간은 이 책을 읽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한다. 바로 교활한 자와 고집불통인 자. 교활한 자가 이 책을 읽으면 더욱 교활해져 세상에 해악을 끼치고 자기 자신도 망친다. 고집불통인 자는 지식까지 겸비하니 더욱 완고해져 남의 말을 일절 듣지 않을 테니 설령 자신을 망치지는 않아도 평생 발전이 없다. 그러니 교활한 자, 고집불통인 자를 제외한 모든 분의 일독을 권하다.라고 서문을 연다. 책 내용을 읽어보니 이 말은 청나라 산문가인 위희가 했다고 한다. 얼마나 자신만만하고 당차고 충격적인 말인가. 이 서문을 읽고, 혹 나라는 사람은 교활한지, 고집불통인 자는 아닌지 의심을 품고 시작했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왜 이렇게 얘기를 하고 마치 이 책은 그렇지 않은 자만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얼마나 대단한 내용이 담겨있기에... 란 궁금증을 더 자아냈다. 역시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자극한 건지.

우선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 작가 모지? 무슨 자신감이지? 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고, 읽는 내내 참신하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일게 독서를 열심히 하라는 진부한 말들이 담긴 책들과 달리, "야, 너 정신세계가 썩었으면 아예 책도 읽지 마! 더 안 좋아지니까!"라는 메시지가 담겼달까. "교활한 자와 고집불통인 자는 책을 읽지 말라"라고 청나라 산문가 위희의 말과 상충되게 양장거는 "책은 사람 기질을 변화시키니 책을 잘 읽으면 그런 사람도 변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누구의 말이 옳을까? 저자는 위희의 말에 더 끌린다고 하지만 나는 양장거의 말에 힘을 보태고 싶다.

이인호 작가는 25년째 <사기>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중국 학자이다. 한양대학교에서 중국학과 전공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중국과 중국의 고전 관련 저서들을 무려 40권이나 출간하고 있는 작가이다. 즉, 내공이 남다르다는 아우라를 물씬 풍기는 작가였다. 어쩐지 서문이 파격적이더니...
누구나 놀고 싶고 편히 살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삶보다 책을 통해 발전해나가고 절제하는 삶 역시 빛난다. 고인들의 공부 방법과 가치관, 그리고 저자의 내공이 담긴 메시지를 통해 평생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은 매우 작고 얇아, 반나절이면 후딱 보겠지, 라 처음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말들을 곱씹고 생각에 빠지고 또 곱씹으며 읽어 꽤 오랜 시간 읽게 된 책이었다. 삶의 지혜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찾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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