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진도 좋고
하라다 마하 지음, 김완 옮김 / 인디페이퍼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 괜찮은데? 란 생각을 하며 읽은 <오늘은 일진도 좋고>를 막상 서평을 남기려니 오히려 머리가 멍하다. 너무 훌륭한 글들과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을 만나, 내가 어떻게 무어라 감상문을 남겨야 좋을지 조심스러워지기까지 한다.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고 전개도 빠르고 중간중간 심쿵 로맨스도 재밌고, 주인공이 지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며 덩달아 생각지도 못했던 언어 전달 비법이 새롭게 보이고, 예전에 나 역시 배웠던 노하우들이 추억처럼 스쳐 지나갔다. 요즘 선거공약에 세상이 들썩이는 요즘, 사람들의 말들에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언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했다. 언어 자체를 소재로 한 이기주 작가의 <말의 품격>이나 <언어의 온도>가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걸 보면, 사람들은 언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 강한 호소력, 사람의 진심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에 동의하는 것 같다.

스피치 라이터. 소설로 집필하기 신비하고 새롭고 기발한 소재라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스피치 라이터 하면 누가 떠오르려나. 위에 언급했던 이기주 작가도 스피치 라이터였다던데. 워낙 유명한 바락 오바마.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린 연설들이 얼마나 많은가. 오스카 시상식에서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가지고 수상소감을 했던 멜릴 스트립도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러고 보면 대학 졸업식 축하 연설도 워낙 유명한 것이 많다. 심지어 책으로 묶어 출간이 되기까지 했으니.

이런 기본 생각을 가지고 소설을 읽는데 내가 상상했던 소설의 내용이나 이미지와는 달리, 더욱더 감동적이었고 실제 내가 살면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어찌 보면 나도 매일매일 스피치(말)를 하며 사니. 더불어 이렇게 서평이든 일기든 글을 남기는 취미를 가지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와닿는 내용이 많다. 나는 현재 글로만 나의 생각을 나에게 전달하는 도구로 글을 작성하고 있다면, 스피치는 그 글을 어떻게 잘, 진심을 담아 전달하는가이다.

소설의 이야기는 의외로 단순하다. 인생에서 한 번쯤 만나봄직한 주인공 니노미야 코토하가 짝사랑을 해오던 아츠시의 결혼식에 참석을 하며 우연히 만나게 된 쿠온 쿠미를 시작으로 회사 동기이자 절친인 치카의 결혼식 축하 연설을 부탁받으며 코토하의 인생이 조금씩 변하는 내용이다. 그 와중에 만난 네모난 이름의 남자 와다 카마타리와 스즈키 사장님도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에 중심축이 된다.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었다면, 치카의 결혼식에서 축사를 본의 아니게? 너무 근사하게 잘해서, 회사에서도 본의 아니게? 부서를 옮기게 되는 장면을 보며 소름이 쫘악 끼치기. 생각해보면 직장이란 곳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 다니기보단, 뭔가 배우고 성장하며 자아실현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면서 느끼는 짜릿함을 느낄 수도 있다.

흥미로운 소재, 살면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은 스피치에 대해 경험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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