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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ㅣ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평점 :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을 읽으며 참 따뜻하다란 생각을 했었다. 『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를 읽으며 얼마나 빵빵 터뜨리며 웃었는지, 울고 웃고를 거듭하며 책을 덮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통해 처음 만난 작가인 프레드릭 배크만은, 그의 작품을 계속 만나겠노라 다짐하는 독자 한 명이 여기 한국에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까?
프레드릭 배크만은 스웨덴 유명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이다. 데뷔작이자 첫 장편소설인 『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는 그의 블로그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수많은 독자들이 ‘오베’라는 캐릭터에 반해 더 써볼 것을 권했고, 그렇게 소설이 탄생했다고 한다. 난 여전히 차량 SAAB를 보면 오베를 연결시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배크만이 날 이렇게 만들었다.
『베어타운』이란 책 역시 그렇다. 하키 타운으로 소개가 된 베어 타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572쪽의 긴 소설 안에서 알아간다. 그리고 하키란 스포츠에 대해 이토록 흠뻑 빠질 줄이야.
개인적으로 차분히 앉아 책을 읽을 수 없는 상황에서 책을 시작해서인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너무 궁금한데 책 진도가 더디게 흘러 답답하기까지 했다. 그 이유는, 책 처음부터,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 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라고 시작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사건의 시작은 200쪽이다. 거기까지만 잘 참고 읽으면, 그 뒤는 슝슝 한숨에 다 읽게 된다. 재미있는데 이상하게 진도가 안 나가고, 했던 같은 얘기를 반복되는 느낌이라 답답함도 함께 느끼기도 했다. 근데 다 전략적이었던 것 같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도 그랬던 기억이 새삼 났다. 배크만의 매력은 모든 등장인물의 개인개인에 대해 더 알게 되고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누구 하나 미워할 수 있는... 무조건 나쁜 사람도 착한 사람도 없다. 같은 사건에 대해 사람들의 견해가 다르고 관점이 다르다는 걸 또 느낀다.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면서 동시에 강한지에 대해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청소년들은 작은 어른이면서 여전히 아이들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성장하는지에 대해 모른척하면 안된다.
등장인물 중 미야가 너무 좋았다. 그녀의 솔직함, 당당함, 불안정함 등이 너무 와닿는다. 그녀 같은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하게 된다. 그녀가 등장할 때마다 너무 좋았다.
『베어타운』은 자기 자식이 피해자가 됐건 가해자가 됐건, 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부모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보여준다. 나라면 어땠을까? 피해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내가 가해자의 엄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소름이 끼쳤다.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아니, 그보다 훨씬 전에, 그런 남자로 키우면 절대 안 되겠다고 생각이 든다. 진정한 남자가 되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되었다. 학교 폭력, 지저분한 농담, 이민자를 멸시하는 아이들과 어른, 눈 가리고 아웅하듯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진실에 눈 감는 마을 주민들의 태도, 돈이 전부가 될 수도 있는 사람들, 하지만 누구 하나 미워하기엔 너무 안타깝고, 그들 안에 조금씩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더 짠하기도 했다.
소설 안의 내용이 현실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에 더 와닿는 것 같다.
역시 베스트셀러 프레드릭 배크만의 <베어타운>이다. 꼭 읽어봐야 할 명작이다. 그의 후속작에 대한 힌트를 살짝 주며 책이 끝난다. 다음 이야기가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