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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테라
소현수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4월
평점 :
CABINET 출판사를 통해 재미있는 SF 소설을 읽어 좋게 생각하고 있어 이번에 출간된 <프린테라>를 반갑게 만났다. 기존에 읽었던 해원의 <슬픈 열대>와 정이안의 <스프린터 언더월드>도 재미있게 있었는데...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시작한 <프린테라>는 역시 기대할 만 한 소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짧고 간결하며 임팩트 있는 문장으로 거침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1인칭 주인공 진의 목소리로 듣는 <프린테라>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미래에는 편의점에서 물건 바꾸는 것보다 더 편한 것이 이혼이라는 이야기로 시작이 되며 전쟁이 언급이 된다. 누군가를 돌볼 필요도 의지할 사람도 없는 적막한 상황에 놓인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다고 비추어진다.
인구의 폭증으로 인해 인류는 새로운 터전이 절실해졌고, 지구와 흡사한 행성 프린테라가 발견되었다. 특수부대에 있는 우리의 주인공은 제2의 지구를 찾아 나서는데, 야후라는 이름의 토착종이 처음부터 적대감을 드러내 야후의 전쟁이 시작이 된다.
막연히 걱정이 되던, 음모론이지 않을까? 란 생각을 종종 하게 했던 것들이 이 소설을 통해 현실이 된다. 역사상 전쟁보다 더 인구를 적절히 통제하는 수단이 없다는 의견과 인구는 증가하는데 인구의 절반 이상은 노인이고, 고갈되는 자원과 식량 문제는 점점 악화되며 과학자들은 지구에 곧 빙하기가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위에 언급된 문제는 이미 두려운 이슈들인데 이 책이 이런 막연한 두려움을 살아 숨 쉬게 한다. 그리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진, 새로운 터전을 갈취해야 하는 상황에서 행해지는 행위들이 너무 끔찍하다. 오시리스란 조직은 야후의 유전자 조합으로 인해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소속인데 이 새로운 진화가 뭔가 무섭게만 느껴지게 한다. 만약 지구의 상황이 소설과 같아진다면, 프린테라를 정복하고 야후를 다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이지만 인구 증가와 고갈되는 자원을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점점 미궁 속에 빠지게 된다. 놀라운 반전이 있다. 역시 관점이 차이였던가.
SF소설이 흥미로운 이유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또 어찌 보면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라 재미있는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 안도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있는 듯하다. 이야기 진행이 깔끔하고 느슨함이 없고 가독성이 좋아 재미있게 읽었다. 한국판 SF소설 <프린테라>, 기대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