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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이유는
열하 지음 / 심야책방 / 2018년 4월
평점 :
어버이날이 성큼성큼 다가온다. 이번 어버이날에 무엇을 준비할까 고민하던 중, 부모님께 감동의 기프트 북을 드리기로 마음먹었다. 벌써 노안으로 인해 시력이 좋지 않으셔서 마음이 안 좋다. 책을 좀만 읽어도 눈이 아프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더 연세 드시기 전에 내가 직접 쓴 책을 선물 드리는 건 어떻까? 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드릴 때 감동을 받으실 것 같은 부모님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다.
처음의 포부는 컸으나 생각보다 실천이 쉽지만은 않았다. 매일 부모님께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사랑한다는 간단한 말조차 쓰기가 부끄럽다. 하지만 하루 이틀 자꾸 이 책을 접해서 그런지, 그리고 부모님 생각을 평소보다 많이 해서 그런지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점점 충만해져가는 나를 발견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다양한 글을 담을 수 있도록 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이 책의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하면서 부모님과 어린 시절, 성인이 되고서의 관계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깨달은 점은, 내가 너무 우리 부모님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 간혹 너무 질문이 세밀해서 미처 제대로 답을 할 수 없는 내용도 있었다. 이런 건 어떻게 해야 하나... 빈 공간으로 남기기도 뭐 하고.... 그래서 고민을 하던 중,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그냥 아무렇지 않은 듯 옛이야기에 대해 여쭈어보기로 했다. 본의 아니게 통화 시간이 늘면서 부모님은 마냥 내가 고맙다고 한다. 전화드리는 것이 뭐 그리 대수라고 그동안 전화도 자주 안 드렸나.. 싶은 마음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더해진다. 대화를 하면서 좀 더 부모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더 알아가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이 책이 주는 두 번째 기쁨이다.
한없이 받기만 하고, 지금도 주려고만 하시는 부모님께는 약소하지만 정성을 다해 이렇게 내가 부모님을 생각하고 있노라~를 보여주는 행동으로 책 한 권을 작성해보는 건 어떨지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어버이날 선물은 내가 만들 책 선물하기로 말이다.
글재주에 대해 걱정이 되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안도감을 주자면 많은 내용이 이미 선점되어 담겨있다. 백지상태가 아니라 그런지 뭔가를 채워나가는데 더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