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마음 공부 어린이를 위한 마음 공부
이주윤 지음 / 보랏빛소어린이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펼쳐 읽는데 마음이 짠하단 생각부터 들었다. 우리 아이들 첫 사회경험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해 겨우 적응하나 싶었는데, 2학년에 올라가니 또 새롭고 다시 적응해야 하는 분위기에 요구하는 건 더 많아졌다. 짠하단 생각과 함께, 세상이 원래 이래~ 혹은 다 이게 커 가는 과정이야~ 엄마가 옆에서 도와줄게~ 란 말을 하고 싶게 하는 요즘이다. 고작 2학년인데 왜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 많은지... 사실 엄마인 나도 힘들다.


아빠도 엄마도 동생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외톨이다.


               
 

우리 아이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이렇게 책을 통해 엿보니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그림 중, 내가 자주 하는 말도 담겼다. "저리 가, 위험해!" 음식을 준비할 때 자꾸만 부엌에 와서 알짱 거리면 버럭 화를 내곤 한다. 위험한 것이 너무 많아서 화를 안내면 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더 크게 오버를 해서 혼내는 것 같다. 날카로운 칼, 위험한 불, 끊는 물과 냄비, 각진 모서리가 있는 협탁이 부엌에 있고, 서랍을 열고 닫다가 손이 낄 수고 있고 해서 최대한 못 오게끔 어릴 때부터 가르쳤건만, 여전히 엄마 가까이에 있고 싶은지 자꾸 들어온다. 그래서 가끔 차라리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아이들이랑 얘기하고 놀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낫겠다란 생각을 종종 하기도 한다.


                
 

2학년이 되었지만 친한 친구들이 다 다른 반이 되어 슬퍼했던 아들이 생각난다.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학기가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음식점에서 같은 반 아이를 만났는데 아들이 생각보다 반갑게 인사를 하거나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는 것을 목격했다. 반 친구와 헤어지고 왜 반갑게 대화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아직 잘 모르는 아이라고 대답했다. 원래 친구가 아니었다고. 그때 아이의 감정을 대신 설명하며 썼던 단어가 "어색하다"였던 것 같다. 지금은 아직 어색해서 그렇지만 나중엔 친해지고 그러면서 좋은 친구가 되고 그러는 거야~라고 얘기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아이는 지금 낯설게 느껴지는 교실과 반 친구들 사이에서 얼마나 어색해할까? 우리 아이가 이 책을 보며 뭔가 공감을 하며 마음에 위로와 용기를 받길 바란다. 분명 뭔가 느끼는데 단어 어휘력이 없어서, 표현을 제대로 할 줄을 몰라서 답답해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슬퍼요"란 주제로 일기를 쓴 내용이 눈이 갔다. 받아쓰기 시험을 봤는데, 예상과 달리 잘 못 봐서 속상해한다. 엄마한테 혼날까 봐 아직 말도 못 꺼내겠다는 우리 아이. 너무 슬퍼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아이가 받아쓰기 시험지를 뒤로한 채 누워있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다. 그깟 받아쓰기가 뭐라고, 우리 아이의 기를 이리 죽여놓을꼬... '아~ 시험이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란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그래도 실제 상황에서 '할 건 해야지!' 하며 눈을 부릅뜰 나의 모습 또한 상상해본다. 수학시험도 심히 부담스러운데 나중엔 받아쓰기도 시작하면 나도 아이도 더 힘들어지겠구나~란 생각에 나 역시 기분이 착잡해진다.

 

하루는 놀이터에서 동네 친구들과 놀겠다고 나간 아이가 펑펑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혹시 사고가 난 걸까? 친구들에게 맞았나? 란 생각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는데, 울며 들어온 이유가, 아이들이 자신에게 '감만똥꼬'라고 놀려서란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속한데 뭐라 대꾸하려는데 목소리가 안 나와서 그냥 집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4명의 친구들과 함께 노는데 3명 전체가 나한테 그렇게 불러서 속상했다고 한다. '감만똥꼬 뜻이 뭔데?' 하고 물었더니 자기도 모른단다. 그냥 너무 속상하고 슬펐다고 한다. 다 함께 사이좋고 즐겁게 놀기를 기대했으나 누군가에게 집단으로 놀림을 당한 서러움을 처음 느꼈으리라. 너무 속상한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난감했을 것이다. 앞으로 또 본인이 그런 경험을 하거나,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무언가가 다른 이의 놀림거리가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까?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누어 본다. 정말 큰 용기를 내야 할 순간이 올 때, 이 책을 회상을 하고 엄마와의 대화를 기억하며 행동하길 기대해본다.

이 책은 우리 아이가 2학년에 올라가 느끼는 감정들을 일기 형식으로 작성이 되었다. 어휘력을 키워주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장려해주는 책이다. '나도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에서 정확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진다면 스스로도 그리고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좀 더 마음이 편해질 수도 있다. 대부분 사소한 오해에서 시작되는 갈등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고 공감해보는 유익한 시간을 우리 아이가 가졌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충분히 가져야 어른이 되었을 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감정이 상했을 때, 제대로 표현을 하고 대화로 풀 수 있는 해결 능력이 있어야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쌓여 자존감도 높고 타인의 마음을 배려할 수 있는 속싶은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아이들이 <어린이를 위한 마음공부>를 만나보길 추천하며 한층 더 성숙한 아이들로 예쁘게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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