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사회 -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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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이 후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사회 실체의 끝을 보고 있다. 사고의 원인 그리고 그 원인 뒤에 각종 커넥션들 그리고 소문들. 어느 것이 진실인지도 생각하지 않고 분노하며 퍼 나르며 거짓에 시체말로 진실(Fact)를 부여하고... 진실보다는 세상의 힘이... 진실보다 내 이익이 먼저이고... '다르다' 와 '틀리다'를 구분 못하는 민족의 허접스러움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왜 이렇게 끝간 곳 없이 타락한 것일까?


누구는 현 정권을 탓하고 누구는 '그 누가 정권을 잡았어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 한다. 누구는 '친일'이다. '종북'이다. 라 말한다. 누구는 사주(事主)의 부도덕이나 그들의 종교에 칼을 들이댄다. 그리고 좀 더 생각 깊은 이들은 자신이 다름 아닌 이 사회를 이렇게 만든 국민 자신임을 부끄러워한다.


그렇다. 국가라는 것, 사회라는 것은 각 개인 구성원이 만드는 것이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일방적으로 정권이 문제라고 주장한다면 현 정권은 과반수의 국민이 찬성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국민의 반 이상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투표해도 소용없다.' 거나 귀찮아서 투표를 포기한 이들의 책임은 더 커진다. 그리고 다른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도 그 이후에 자신의 행동에 따른 책임을 회피할 수 만은 없다. 각자 어떤 상황에서 라도 국가나 사회가 변질이 되지 않도록 최선의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나라 국민들은 참 애석하게 구체적인 행동보다는 말이 앞선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우선한다. 각종 인터넷 매체나 SNS에 나타난 분노대로 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기세다. 하지만 그 분노는 온라인을 벗어나면 힘을 잃는다. 그 이유는 그 분노의 원인이 무엇 때문에 생겨난 것 인가와 분노의 표출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인들의 분노의 기저에는 나와 내 주변의 좁은 인간관계와 관련한 분노이거나 내가 속한 여러 가지 집단의 분노와 관련이 있다. 내가 손해를 봐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서 내가 아닌 집단으로 움직여야 비로서 행동을 한다.






인류는 근대에 이르러 ‘나’라는 개인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개인들은 민족. 국가. 정치집단. 친족. 학교. 회사등의 집단에 앞서 자신을 더 가치 있게 여기게 된다. 이는 제국주의 시대의 유산으로 서구사회에 부가 증대되면서 개인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범 지구적으로 확산이 되었다. 그러나 세기말 인류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민족주의를 들고 나오는 등 집단주의로의 회귀를 보인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확대되는데 서구사회에서는 계층간의 갈등과 국가간의 갈등이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차이. 지연. 학연 그리고 종교의 차이로 인한 집단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구(新舊) 세대간의 갈등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


이런 집단화는 개인이 집단에 숨어서 집단의 목소리에 묻어서 자신을 드러나는 현상에 때문에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예로 ‘일베현상’을 들 수 있다. 집단 안에서 개인은 혼자는 할 수 없었던 대담함을 보이며 집단이 상정한 적에 대해 분노를 과감하게 표출한다. 상식적으로 용납이 안 되는 수준의 글들을 쏟아낼 수 있는 것도 집단화의 패해 중에 하나이다. 한편 이런 집단적 일탈뿐 아니라 개인대 개인에서도 익명성이 보장된다면 자신의 이익과 관계 없이도 상대가 자신 보다 잘나(?)보인다는 이유로 끌어 내리려고 상대의 작은 실수를 비꼬거나 허위로 비난하는 일도 흔히 일어난다.





'분노사회-정지우'는 우리 사회의 퇴보 현상을 지적한다.


집단주의로의 회귀, 파편화되고 부속화된 개개인들의 병리학적 문제들, 극단의 나르시즘에 대해 고발한다. 필자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시기는 세월호 문제로 나라가 출렁이기 시작한 시기라서 저자가 지적하는 분노하는 사회의 문제와 원인으로 책임감 없는 정부와 고민 없이 정보를 실어 나르는 네티즌들, 서로에 대해 끝없이 분노하는 생각 없는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었다. 물론 필자가 놓친 부분도 있다. 왜 이렇게 지옥으로 치닫는가? 에 대해서 이다. 저자는 집단에 숨어서 누군가 적을 만드는 이유를 각 개인들이 스스로 자기를 저주하며 그 문제를 타인에게 투영하기 위해 그 대상물을 찾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현대인들의 마음이 공허로 가득 찬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필자는 감히 말한다. 그건 지지난 세기 소위 '이성의 시대'에 인간이 자신 안의 절대자를 죽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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