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생각 Meta-Thinking - 생각 위의 생각
임영익 지음 / 리콘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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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 공부 때문에 압박을 받은 기억이 적다. 학생이라면 당연히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 제일 커야 하는데 필자의 기억에는 공부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다. 대학교 졸업을 한 지 20년이 넘은 필자에게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중년의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추억은 아름다운 법'이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난 기억은 세세한 문제들 보다 두리 뭉실하게 장면으로 기억이 되기 쉬우니까 말이다.

 

그러나 필자는 정말로 공부에 대한 부담이 많지 않은 학생이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수학이라는 학과목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아예 수학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당시 중학교 과정에서는 초기에는 기하학을 공부하고 중2 후반부터 대수학을 배운다. 중2 때는 수학 교사가 설명한 증명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증명을 하기도 하고 역으로 증명을 하기도 했다. 좋은 점수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B에 해당하는 점수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과정에서 미분을 시작하면서 수업시간의 진도를 따라갈 수 없었고 초기에는 외워서라도 풀어보려고 시도를 했다. 그러나 무슨 말인지 모르는 언어를 듣는 것처럼 멍해지더니 급기야 수학을 포기하고 수업 시간에는 다른 상상을 하며 보냈다. 고2가 되자 수학 담당 교사도 나에게 계산을 해보라고 시키지 않았다. 필자는 3년 내내 평균 20점의 수학 점수를 기록했다. 그냥 1,2,3,4 순서로 답을 찍으면 그 정도의 점수가 나온다. 당시 필자는 선지원 후시험을 대학 입학시험을 보았다. 이 시험에서 수학 시험은 찍어서 기입하고 해당 시간에는 30분 가량을 누워서 명상(?)을 했다. 그 명상 덕분인지 대학에 합격을 했다. 

 

그러나 공대에서는 미적분뿐 아니라 공업수학(내용은 미적분이 대부분이지만 다행히 우리 과 교수는 이 시간에 컴퓨터 모델링 기초를 가르쳤다.) 그리고 역학을 필수로 이수해야 했다. 미적분을 아예 포기한 필자는 계산만 해야 하는 미적분 수업을 4번이나 재 수강 한 후에 또 졸업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수학은 나의 일생에서 멀어졌다고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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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아닌 생각을 위해서 공부하라!

 

 

대학을 졸업한 후 원래 하고 싶어하던 디자인 공부를 한 후 필자는 애니메이터로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일하게 되었고 늘 새로운 툴(Tool)과 기술이 쏟아지는 IT 분야에서 살아 남자며 필자의 일은 물론 연관 분야의 정보를 빨아 들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컴퓨터그래픽 툴에서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아뿔싸!!!! 깊이 들어가니 알고리즘(Algorism) 부분에서 보간법을 이해해야 했다. 보간법은 뉴튼방정식의 기초이고 뉴튼방정식은 미적분의 기초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미 30을 넘어서 대학을 졸업한 지도 5년이 넘은 필자는 이 부분을 재미있어 하고 있었다. 계산은 여전히 못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소개하고 긴 글 머리를 마치겠다. 

 

미적분 등의 대수학을 왜 배우는지 누구도 설명하지 않았다. 이해 못하면 외어서라도 시험을 통과하라는 주문이 너무 싫었다. 친구들은 수학은 포기한 놈이 물리는 A의 점수를 유지하고 증명도 해내는 필자를 재미있는 놈이라고 했다. 필자는 알고 싶었던 것이지 시험을 통과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일과 관련되어 시작한 공부는 그 이유가 분명했다. 내 목표도 있었다. 그리고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제서야 왜 미적분이 필요한지 이해가 된 것이다.

 

 

 

 

 

 

 

사고를 위해 수학을 한다.

 

 

이 책, 메타생각 - 생각의 2중 스캐닝을 받아보고는 처음에는 살짝 실망을 했다. 그 이유는 우선 책 표지에 씌어져 있는 카피(Copy) 때문이었다. 특히 '공부의 기술' 이 워딩(Wording)이 마치 이 책이 공부하는 이들에게 공부를 쉽게 또는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서 책에 사용된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의 내용이 수학 공부와 시험에 대한 에피소드로 시작하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뇌의 사고 처리 과정에 대한 고찰과 그것의 예로서 수학에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대해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관심은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수학 문제로만 제한하지 않는)를 풀어가는 과정에는 여러 과정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메타생각이 어떤 것인가? 이었다.

 

많은 이의 이해를 위해 저자는 '겜'이라 불리는 학생과 잠시 동안 그의 수학 과외 선생이었던 ‘나’의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 속에서 수학 성적이 낮아서 고민하며 수학에 대한 흥미는 물론 공부 자체에 회의를 가지게 된 '겜'에게 시험 과목인 수학을 넘어서 사고를 위한 수학, 생각을 하기 위한 수학을 가르친다. 저자는 이야기 중에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수학 성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을 하지만 그렇다고 '메타 생각'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수학 성적의 향상에 도움을 주는 기술이라고 말하기에는 그것은 차원이 높은 개념이다. 저자가 ‘겜’에게 간간이 설명하는 사고의 기술, 즉 생각의 기술에 대한 이야기, 뇌의 동작 메커니즘(Mechanism)에 대한 설명을 보면 저자 역시 이 책이 단순히 '공부의 기술'에 머물기를 기대하는 것 같지는 않다. ‘겜’은 이상한 수학선생의 설교(?)에 조금씩 포섭(?)이 되어 가지만 종종, 성적 올리는 방법이나 쪽 짚게 예상 문제를 요구한다. 수달(수학의 달인) 선생은 ‘겜’의 요구를 무시(?)하고 생각의 기술만을 설명한다. 친절하게도 생각의 기술이 몸에 익으면 성적도 자연스럽게 오른다고 위로하지만 역시 뜬 구름 잡는 이야기이다. 그가 숙제로 내주는 문제들 역시 사고를 위한 문제이지 시험 점수를 높이는 문제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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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을 넘어 수학을 넘어서

 

저자가 집필 의도가 어찌하던 간에 요즘 소위 ‘천재인지 둔재인지 가늠하는 문제들(위상수학이라고 해야 하나?)’의 매뉴얼 형식이 되어 그것을 훈련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 들에게  좋은 구성이 되었다.

 

이 책이 정말 공부의 기술을 가르치는 책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고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뇌의 기능이 어떻게 발전하는가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부분은 잘 모르는 이 들은 이 참에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수학은 실제로 어렵지만 이 것이 필요한 이유는 좋은 학교에 들어가거나 나중에 수학자, 엔지니어가 되지 않더라고 뇌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뇌의 발전은 용량이 커지거나 세포의 품질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신경과 신경의 연결이 많아지고 다양해지며 신경의 처리 경로가 짧아지고 빨라지는 것이다. 이런 발전에는 수학같이 깊이 있고 종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연습이 도움이 많이 된다. 또한 단순히 수식을 잘 계산 해내는 것보다는 새로운 방법, 저자가 예로든 이미지 연상이나 과거의 단상과 지식을 연결하여 사고하면 사고의 폭과 깊이, 즉 뇌의 기능이 더욱 발전한다.

 

그래서 수학을 열심히 하고 문제를 푸는 방법을 다양화하는 것은 성적을 넘어서서 더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fass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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