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로망스
김민관 지음 / 고려의학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어느 날 작가로부터 쪽지가 왔다. '제가 책을 썼는데 실례가 안 된다면 읽어주실 수 있을까요?' 당연히 읽을 수 있다. 필자는 책을 손에서 놓고는 일주일도 못 참는 사람이라 책을 보내준다는 것은 참 감동적인 일이다. 책을 받은 지는 한달 가까이 되는 다른 아직 읽지 못하고 책꽂이 누워있는 책들이 많아 지난 주에 잡기 시작했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는 수필이겠거니 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책의 디자인과 생뚱하게도 의학서적을 만드는 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는 점에서였다. 의사 쓴 낸 미셀러니(경수필)겠거니 했다.

 

슈퍼맨 로망스의 첫 단편 '김동구'를 읽는 순간 뒤통수를 맞았다. 접시를 타고 다니는 외계인이 지구에 추락하고 자기 별로 돌아가려는 생존의 투쟁(?)중에 어떤 시한부를 도와준다는 이야기이다. 수필과는 거리가 멀었고 SF와는 더더욱 멀었다. 일반 소설도 아니었다. 이건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단편을 읽고 나니 일종의 선입견이 생겼다. 기왕 받은 것이니 가볍게 읽자. 즉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다.

 

 

아직은 설 익은 작가이기에 각 단편마다 재미나 기술적(?)인 면이 들쭉날쭉 하다. 단편이기는 하지만 비약이 심한 글들이 몇 편 보인다. 그런데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느리게 걸어간다는 것은 이 책이 단순히 초보작가(필자는 감히 이렇게 부르고 있다.)의 글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단편들 하나 하나를 읽어나가며 독자들은 스멀스멀 가슴이 따스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나 영화 그리고 다른 장르와 매체들은 많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작은 글들은 기교가 빠짐(또는 부족함)으로 인해 좀 더 그 본질적인 이야기에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특히 이 책의 타이틀인 슈퍼맨 로망스는 무척이나 수줍은 어떤 남자가 어떤 여자를 만나는 이야기로 흔한 소재이지만 밥을 굶은 어린아이가 말하는 슈퍼맨의 정의(定義)를 통해 사람 안에 어떤 힘이 존재하는지를 일깨운다. 모든 사람과 동일하게 온 우주적인 원리와 절대자의 섭리가 심어져 있음을 한 불행한(?) 아이의 입을 통해 각성하게 한다. 

 

역시 필자 스스로 밝혔듯이 그가 가장 소중히 생각할 만한 글이다. 완성도 면에서 이 책 안에서 가장 높은 단편이다. 역시 오랜 탈고의 덕인가? 

 

그 신비한 힘을 깨우는 방법을 같이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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