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투쟁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12
아돌프 히틀러 지음, 이명성 옮김 / 홍신문화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비범에서 광기까지 - 아돌프 히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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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세계대전은 인류에 역사에서 가장 넓은 범위에 피해를 입히고 가장 많은 물자와 인력의 손실을 가져온 전쟁으로 기록이 되어있다. 1차 세계대전이 유럽 대륙내의 전쟁이라면 2차 세계대전은 미국과 일본의 참전으로 범 지구적인 전쟁이 되었다그리고 대전 중에 전투원 못지 않게 민간이 사상자가 많았던 점에서도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의로 꼽히고 더구나 또 전투와 상관없이 유대인과 동구유럽인들에 대한 민족말살을 목적으로 한 구금강제노역과 대량학살로 씻기 어려운 상처를 인류에게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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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자가 누구인가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지목하는 인물이 바로 아돌프 히틀러이다역사에 대한 건전한 고찰이 있는 사람이라면 역사의 큰 사건들이 어떤 개인 하나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잘 알기에 모든 책임을 히틀러 한 명에게 그 죄를 물을 수만은 없다하지만 히틀러의 대한 평가는 그 것이 자체에 대한 논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는 확고여 재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한편 지난 세기의 세계대전을 겪지 못한 세대가 많아지면서 히틀러에 대한 악몽(?)은 사라져 가면서 최근에 그에 대해서 좀 더 학구적인 평가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그에 대한 평가는 전혀 변함이 없어 보인다기존과 좀 다른 시각의 평가라면 그가 미술에 소질이 있었다는 것과 최근에 와서는 그가 사랑했던 여인을 대한 이야기 등이다.


부담(?)이 되는 책

필자는 오래 전부터 꼭 읽어보고자 했던 책들이 몇 권이 있었다어린 시절부터 익히 들어왔지만 선뜻 잡기에는 망설여지는 이유는 두꺼워서’, ‘구하기 어려워서’ 등으로 대 부분은 읽기 쉽지 않은 책들이었다그 예를 들면맹자돈키호테유토피아체 게바라 평전 등인데 최근 들어서  매 년 2권 정도를 소화해 내고 있다가장 최근에 읽은 것이 바로 이 책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다.  이 책은 국내에는 양장본을 찾아보기 어려워서 문고판으로 읽게 되었다악마로 지칭되는 히틀러가 쓴 책이 있다는 사실은 고등학교 역사 수업시간에 들었던 것 같다당시에 이 책의 존재(?)을 일깨워준 선생님이 부연 설명을 하긴 했지만 히틀러가 쓴 책이라면 당연히 쓰레기 일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다.

성인이 된 이후 히틀러가 독일국민들의 광기로 몰아갔던 소위 ‘선전’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증은 결국 이 책을 입수하게 된 것이다.





병적인 집착

어린 시절 아돌프 히틀러는 또래에 비해 조숙했고 일찍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였다고 한다그러나 그의 소질을 키워줄 만큼 부유한 가정도 아니었고 그의 부모특히 아버지는 비실용적인 예술을 공부하라고 배려할 정도의 안목을 가지 부모는 아니었다자신이 어렵게 얹은 공무원의 안정된(?) 삶을 이어가길 원했기 때문에 부자간의 갈등은 계속되었다결국 자신의 의지대로 미술공부를 하게 되었지만 여러 가지 여건은 녹녹하지 않아서 배고픔과 외로움을 겪으며 현실을 비판하는 의식이 높아졌다성인이 되기 이전에 그는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속한 독일민족의 문제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는 등 사고능력도 남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는 아버지로부터 독립(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하여 미술공부를 시작하지만 경제적으로 고아와 같은 그의 인생에서 그나마 위안이던 미술실력도 그의 열악한 환경에는 큰 위안이 되지 못한다그 저 밥벌이 도구 일뿐이었다그는 그가 처한 불우한 환경의 원인을 독일민족의 위기 때문으로 인식하게 된다독일민족의 문제를 소위 권력층부르주아 층합스부르크 왕가의 부패와 무능함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어린 시절에 이미 내려버린 이 결론은 그의 일생 동안 그의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인종차별 또한 그의 청년기 이후 그의 모든 행동에 묻어나는 집착 중에 하나였다.

그가 정립한 인종차별의 근거는 바로 아리안 인종이 선택 받은 인종이라는 관점으로부터 시작된다그의 독일민족(게르만족)은 아리안족 중에서 가장 도덕적이고 우수한 종족이라는 것이다그의 인종론은 더 넓게 아리안족의 우수성과 순수성 까지 말하지만 결국 그가 말하는 인종의 우수성이라는 것은 편협한 국수주의이며 경제적으로 약자인 그가 부르주아와 유대인 부자들을 심판(?)하기 위해 만든 변명일 뿐이다.

 
아리안족은 유럽뿐 아니라 인도인까지 포함하는데 이 책의 곳곳에서는 아리안족인 인도인은 물론이고 황인종에서는 유일하게 그 우수성을 인정한 일본인들에 대해서도 결국에는 유색인종은 미개하고 추악하기 때문에 백인 아리안족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혐오했던 유대인에 대해서 학살이라는 종국의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한다..

 

 

그의 주장처럼 유대인들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생존권을 유지해왔고 유대인들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세계 지배를 노리고 있다세계의 돈 흐름을 쥐고 있는 유대인들은 마음만 먹으면 세계지배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이 보인다. 20세기 초에도 상황은 동일했던 것 같다강한 독일 민족의 부흥과 세계 지배자를 꿈꾸던 그에게 경제력으로 권력의 뒤에서 국가를 쥐고 흔드는 유대인들은 당연히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다유대인의 특성역사적인 사실들 이런 모든 것들을 열거하여 유대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말하지만 사실은 권력과 돈이라는 추악한 의도를 포장한 것뿐이다대부분의 독재자나 비뚤어진 권력자(정치인)이 그랬던 것처럼

 

 


대중 선동과 선전


 이 책은 그가 이끌던 독일사회주의노동당(이 당이야 말로 보수가 말하면 보수좌파이다.)이 대중의 지지를 받자 혁명(쿠테타)을 우려한 기득권 세력과 집권자들에 의해 당은 해체되고 감옥에 투옥이 되었던 시기에 그의 청년시기의 생각들과 입당한 후 선전활동에 전념했던 시기 그리고 정치활동 후에 확고해진 그의 민족관세계관을 비롯한 그의 가치관 전반을 기록한 책이다


히틀러는 스스로 인정했듯이 연설을 통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선동가이지 저술가는 아니었다그러다 보니 그의 저술은 다소 난해하며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도 상당히 나타난다.

 

필자가 이 쉽지 않은 책을 들게 된 이유가 바로 히틀러가 늘 주장하던 대중선동에 대한 그의 생각을 읽고 싶었다.

 

필자는 지금하고 있는 일을 하면서 잠깐 아마추어로 광고관련 일을 했었다물론 지금도 같이 일하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광고회사 분들이라 전혀 동떨어진 분야는 아니지만그 때 광고쟁이들이 나치의 대중선동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그것을 광고기법으로 받아들이거나 받아드리려고 시도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괴벨스는 나치의 대중선동 책임자인데 그의 지휘아래 독일국민과 일부 친 나치 세력동맹국을 대상으로 나치의 활동과 이념을 선전하여 동조하게 만드는 일을 했다그 들의 선전선동 방법은 매우 정교하고 과학적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나치가 선동선전에 탁월했던 것은 아돌프 히틀러와 연관이 있다고 보았다지금은 터무니 없어 보이는 그의 생각들이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에 독일국민 사이에는 엄청난 동감을 얻어냈다. 1차 대전 후 작은 정치모임이 독일을 독재하는 당으로 커진 것에는 히틀러의 대중 선동의 몫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대중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인지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말로 자신들에 정치입안에 동조하며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따르게 하는 기술그것이 대중선동이고 히틀러는 강력하고 거침없는 대중연설을 통해 이를 실행하고 얹고자 하는 바를 가질 수 있었다히틀러의 연설은 지금 독재자들의 모델이 된 것 같다현존하는 독재자들의 연설 방식과 다르지 않다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문장들 말초를 자극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비틀어지고 곪아 터짐

 

히틀러는 독일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국민들을 먹여 살린 추가적인 국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그것도 다른 대륙이 아닌 근접한 유럽에서 새로운 영토를 확보하자고 했다.  전쟁을 피하(전쟁은 가진 자들에게는 어떤 이유에서건 달갑지 않을 것이다.)고 싶었던 바이마르 공화국/부르주아들은 경제 정책을 통해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하여 다른 나라의 교역 등을 확대했는데 히틀러는 이 정책의 배후에는 유대인들의 숨은 의도가 있고 대외 교역은 결국 경제적으로 낙후한 독일을 주변 강대국들의 식민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더욱 어려워진 정국에 다시 복귀한 히틀러는 구체적으로 적들을 공격할 준비를 한다당시의 독일 사정으로는 군비는 몰론 이고 프랑스나 영국을 상대할 최신 군수품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이때 그의 삐뚤어진 욕망에 기름을 부어준 이들이 있었다유대인들은 잃어버린 약속의 땅’ 즉 가나안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세우길 원했다그리고 유럽각지에 흩어진 유대인들을 팔레스타인으로 이주시키려 한다이때 가장 반대가 컸던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게르만 계열의 나라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었다방법을 물색(미국의 정보기관이 이 일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던 중 히틀러가 눈에 뜬 것이다유대인의 돈을 쓰는 것은 그의 주장이나 가치관에 대치되는 것이었지만 그의 가치관이나 그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강령은 결국 목적을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미국은 당장에 돈이 궁했던 히틀러에게 거액을 대주고 심지어 그의 요청을 들어주어 당시에는 최신 첨단 기술들까지 이전해준다그 때 제공된 자금과 기술은 장갑차잠수함 등 연합군을 혼란에 빠트린 최신의 군사장비를 만드는데 사용이 되었다.

 

욕심쟁이들과 미친놈이 합작을 하니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사실상 독일을 장악한 나치는 국민들을 선동하여 극단의 국수주의를 퍼트리고 그 도구의 일부로 유대인을 이용한다집단적인 따돌림폭력/협박에 이어 재산몰수강제수용소 그리고 학살에 이루게 한다대외적으로 폴란드 침공을 시작으로 프랑스와 주변 국가를 점령한다심지어 소련의 모스크바까지 침공 하는데… 히틀러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그의 움직임을 독일만의 문제로 생각하던 주변 국가들은 역사상 최악의 전쟁과 대면하게 된다이 후 늘 그렇듯이 미국은 키우던 개에게 물리게 된다.

 

 

 

미친놈이었다.

 

히틀러가 미술에 상당한 소질이 있었다’ 라던가, ‘의외로 감성적이었다거나 그런 걸 바라보고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또 대중선동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라는 의문도 사실은 처음부터  부정적이었다결론을 말하자면 히틀러가 생각한 조각 조각들의 생각 중에는 훌륭하다고 할만한 것들도 분명히 있다나름 독특하며 도덕적이기도 하다또 종교적인 논조로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그러나 이런 것들은 결국 독일 민족의 이익이라는 것이 대입되면 여지없이 왜곡이 된다.

 

그가 일찍부터 국가와 민족의 문제에 나름의 판단과 그 미래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비범함 때문이지만 왜곡의 도를 넘어서는 순간 광기가 되어 간다.

 

결국 그는 역사가 말해 주듯이 인류 역사상 최고(?)의 미친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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