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별 여행자
무사 앗사리드 지음, 신선영 옮김 / 문학의숲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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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별과 사막별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도시 안에 살고 있다. 그것의 규모와 상관없이 일정 공간 안에 밀집하여 거주하며 특정한 재화의 생산 능력이 있다면 기초적인 삶의 도구, 예를 들면 식량 생산능력이 없어도 자신이 생산한 재화와 교환하여 살아가는 곳. 바로 도시에 살고 있다. 현대화된 나라들에서는 아직 자연에 의존하는 삶을 살아가는 농촌, 어촌들 조차도 도시에 연관되어 살아간다. 도시에서의 삶은 몇 가지의 중요한 것에 집중하여 살 수 있고 내가 싫어하는(?) 일이나 관계를 유지하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고 능력만 된다면 내 욕망대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점점 도시로 몰리고 도시는 팽창하였다. 이 것이 지난 세기 내내 진행되던 도시화와 도시이주 문제의 원인이었다.

 

 

도시화, 지속되는 문제들

 

인류는 지난 세기 말과 이 세기 초 그리고 지금도 남유럽에서 진행 중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었다. 물론 지난 세기 초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대공황이라는 것을 겪었다. 하지만 세계 대 공항과 그 뒤의 세계대전 끝에 인류는 고도의 산업화와 막대한 부가가치의 창출이라는 방법으로 고통을 해소할 방법을 찾았고 그로 인해 이 후 수십 년 동안의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이 부유한 삶(매우 편향적인)을 이루었기에 대 공항과 세계대전의 아픔은 잊혀져 갔다. 그러나 금융위기라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공항은 모든 것이 풍부하다고 생각하였기에 환란의 조짐 조차도 철저히 무시되어 엄청난 파급효과를 만들었다. 90년 중반부터 삐걱거리던 지구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개선의 여지가 없이 여전히 힘들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경제문제만 존재하는가? 정신 건강적인 문제는 각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현상으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문제야 말로 터지면 정말 무서운 문제들인 것이다..

20세기 동안 이룬 인류의 부가 송두리째 사라질 위기감까지 고려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지난 세기 우리의 삶에 무엇이 문제였던 가를 살펴볼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럼, 과거 돌아가라 말인가? 

흔히들 옛날은 아름다웠다고 말한다. 과거의 삶은 추억으로 우리에게 남아 힘들고 지칠 때 꺼내보면서 힘을 얹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 어린 시절 같은 과거의 일들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힘이 되거나 위로 받지는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잠시 쉴 수 있는 여유는 제공해 주기 때문에 아무리 그 효과를 줄여 본다고 해도 최소한 인간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만은 확실하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점은 과거에 죽을 만큼 힘든 기억도 그 것에서 멀어지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긍정적으로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힘들었던 것, 나빴던 것들 조차 담담하게 그 것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이 약이라는 옛말처럼 말이다. 시간이 지났다고 그 문제가 자연히 해결되거나 평가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당당히 바라보고 입에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미화가 된다. 

배고팠지만 행복했던 시절, 다리는 아팠지만 새로운 모험이 가득했던 등굣길

정말 과거로 돌아가면 우리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미래도 과거도 우리에게는 관념으로 존재한다.  과거로 돌아간다 던지 미래에는 어찌 하겠다는 이야기는 결심이나 휴식으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현실 문제에서 만은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인 것은 바로 지금의 내 행동과 단지 몇 시간 앞을 위한 준비뿐이다.

 

여기 우리와 다르게 인생을 바라보는 청년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그가 어린 시절 했던 주장대로 어린왕자의 동생이라도 된 것처럼 사막 별에서 지구별로 날아온 우주 여행자이다.

 

 

사막별의 어린왕자 도시별로 여행을 떠나다.


무사는 사막에서 태어나고 지금까지 살아온 그의 생의 과반수의 시간을 사막에서 보냈다. 그는 지금 프랑스에서 학업을 마치고 직업을 가졌으며 방송등에 출현하는 다소 알려진 엄연한 프랑스 사람이지만 아직까지 그는 사막에서 온 사람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의 원류인 사막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그가 출생한 사막 족 특유의 푸른 베일을 입고 다니고 사막의 생활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책의 서문에서 밝혔듯이 그는 어린시절 우연히 선물 받은 어린왕자를 보고 책의 저자 생텍쥐베리를 만나기 위해 프랑스에 갈 생각을 가지게 된다. 막연히 책의 저자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은 그를 그의 가족과 선조들과는 좀 다른 길을 걷게 한다.

 

그의 가족들은 대대로 사하라 사막 주변을 이동하는 유목민으로 지금도 많은 수가 국적이나 주거지 없이 아주 오래 전의 전통의 방법을 살아간다. 국적이 없으니 당연히 여행을 할 수가 없고 현대식 교육을 받을 기회도 없다. 시골 학교를 다니는 일조차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는 결국 생텍줘베리가 살거라 믿었던 프랑스로 떠나고야 만다.

 

 

도시별  충격과 공포

 

무사는 프랑스에 도착하자 마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자동으로 열리는 문, 곳곳에서 시선을 자극하는 전광판과 모니터들 그러나 공항에서 받은 충격은 시내에서 받을 충격과 그가 세계적인 도시인들, 아마도 서구화된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아무렇지 않게 느끼는 그런 일들에서 느끼는 절망감과 괴리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도시 별에서는 무엇이든 넘쳐나서 물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흘려버린다. 그 뿐만 아니다. 늘 풍족하고 사람들로 넘쳐나지만 사람들은 혼자이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돈 주고 사람을 만나고 어디서나 미혼의 남녀가 넘치지만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결혼정보 회사에 등록을 해야 한다. 사막 별에서는 사람과 자연 그리고 신의 관계는 늘 자연스러웠고 평등하면서 늘 서로를 존경했다. 하지만 도시 별에서는 사람도 자연도 심지어 신도 어떤 틀 안에 넣어서 구별하여 버려서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기 위해서는 벽을 넘거나 어떤 출입문(?)을 통해서만 교류가 가능하다. 자연스러운 어떤 것도 그대로 남지 않아서 교류라는 것이 어려운 곳이 바로 도시별이다. 사방 어디에도 담이나 문이 없던 사막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더더욱 충격적인 것은 바로 사람들이 스스로를 물성화하고 상품화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남들에게 더 가치 있게 보이고자 하는 많은 시도들로 인해 결국 더욱 고독해지고 그럴수록 자신이 아닌 것으로 자신을 치장하여 그 뒤에 숨어서는 더욱 외로워 하는 도시별 사람들

 

 

도시별에도 희망은 있었다.

 

무사가 도시에 와서 충격만 받은 것은 아니다. 도시별의 기술은 무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였고 그는 그것을 충분히 즐기게 되었다. 처음 테제베를 탔을 때 창 밖의 모든 엄청난 속도에 나무도 들판도 초원 위의 소도 하나로 뭉개져 버리는 것과 무서운 속도에 질려버린 무사는 공포심에 구토증세까지 일으킨다. 하지만 결국 그는 이 무서운 속도 즐기기 시작한다. 이 엄청난 문명의 이기는 사막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여 무사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해준다. 이 기계의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자신의 별, 사막 별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도시 별 사람들 사이에 살면서 그 자신의 뿌리인 사막별의 삶을 자랑스러워 하고 도시별의 역동성을 즐기며 희망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도시별 사람들이 각자의 삶에서 자신 안에 부끄러워 숨어있는 희망을 발견하도록 돕고자 한다. 그 노력의 결과로 바로 이 책이 도시 별 사람들에게 소개 된 것이다.

 

 

 

황무지에서도 꽃은 자라는 법

 

우리가 사는 도시  인류의 삶은 점점 더 피페 해진다. 사막별도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 도시 별이 물질적 풍요 가운데 사람들의 마음에 멸망의 씨가 자라고 있었고 사막 별은 점점 더 더워지고 사막에는 풀 한 포기 자라기 어려워진다. 사막별의 삶도 더 이상 사막별의 모습으로는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사막 별 사람들도 도시별의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 그들도 언젠가는 도시별의 어딘가에서 우리와 구분 없이 살 것이다. 아마도 무사가 그랬던 것처럼 경악하고 무서울 것이다. 하지만 무사가 도시별의 황페 함 속에서 희망을 꽃을 보았듯이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도시별 사람들은 도시 밖에 다른 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그 별에는 그 별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인정하고 살아야 한다. 더 나아가 나와 가족 또는 그 어떤 넓이라도 나와 관계된 관계사회를 벗어난 사회와 사람들을 적극적인 살펴야 할 것이다. 우리 인류는 지구라는 작은 섬 안에 함께 살고 있다. 지구 안에 다른 별로 바로 이동 가능한 장소가 있어 다른 별과 수시로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는 지구별 안에서는 하나의 삶으로 같이 살고 같이 죽을 것이기 떄문이다. 좋은 방안에 누군가 고통으로 신음한다면 조만간 그 영향이 나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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