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백범 김구 자서전
김구 지음, 도진순 주해 / 돌베개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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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를 아는가?

백범 김구를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이 있을까독립운동가이면서 대쪽 같은 민족주의자로 평생을 자기 목숨과 자기영위(가족의 생계와 목숨까지…)를 돌보지 않고 평생 옳은 일에 매진한 고집스런 분으로 알려져 있는 그 분을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이 우매(?)해 보이는 질문에 아니다’ 라고 답하기 어려운 시절이 되었다필자나 필자의 선배들 그리고 동년배들은 자세히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근대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배워서 알고 있었다다소 왜곡되고 누락된 부분은 많았지만 백범 김구 선생은 우리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고 그의 개인사나 성품을 보아도 어느 누구보다 본받을 만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윤리(도덕), 역사(국사세계사과목은 소위 선택과목이라 분류해 두고 아이들에 시간되면 들어봐!’ 이런 식으로 방치해 두고 있으니 김구 선생을 아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을 하기 애매해졌다.

 

역사는 변하고 변하여 어느 사실이나 인물을 당연히 알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하지만 우리의 근대사는 어는 민족의 역사 못지 않게 파란 만장하였고 더구나 아직도 친일이니 반일 하는 테제들이 우리와 가까이 있고 근대화 이후 우리와 앙숙에 가까운 경쟁관계가 된 일본에 대한 의식이 일본제국의 식민지 지배시기와 한국전쟁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젊은이들에게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마당에 50여 년 전 일을 옛날에는 그런 일도 있었다 더라’ 할 정도로 가볍게 여길 일은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는가아니면 그저 돈과 권력만 추구하며 사느냐를 생각해 보자후자를 경우를 희화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쳇말이 있다. ‘ 아무 생각 없어….~’ 세상은 점점 더 고도로 조직화된다심지어 물건을 팔거나 어떤 조직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의 사고까지도 조정하려고 하는 사회이다권력이나 이익집단은 물론 개인들도 상대보다 우의를 점하기 위해 고도로 조직하는 사회가 되었다이런 사회에서 무 개념(?)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결과는 입에 담기도 무섭다.

앞으로 우리는 점점 개념(?)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념 있게 산다는 것

 

개념이란 무엇인가개념이란 단어를 간단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워낙 광범위한 의미를 지닌 것이기 때문인데앞의 단락에서 말한 생각이 있고 없고 와 연결해 보면 의외로 쉬워진다.

평소에 늘 행동보다 생각을 더 먼저더 많이더 깊게 하며 사는 것이다우리는 TV를 보면서 엄청난 광고에 노출이 된다.보고 싶은 TV프로그램의 중간에 그냥 입 벌리고 멍청히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광고에도 고도의 생각조정 개념이 들어가 있다광고를 보고 나면 그 내용이 보이지 않지만 나중에 광고에서 본 제품을 사게 되는 것은 무서울 정도로 엄청난 효과이다하루에도 몇 십 건씩 보는 광고에도 이런 엄청난 조작이 들어가 있는데 직장정치권 등에서 오죽할 것인가?

 

벌써 오래(?) 전 이야기가 된 홍수아의 개념시구을 생각해보자 그녀의 시구가 개념 시구가 된 이유를 이해 한다면 개념 있게 사는 것이 무엇이면 왜 중요한지 보다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이전의 시구는 그 사람이 누가되었건 간에 그냥 공을 포수 쪽으로 던지는 것이었다평소 야구공 한 번 안 만져본 사람이 시구 10~20분전에 야구장에 와서 몇 번 연습을 하고 던지니 공이 포수의 캐처미트에 도착할 리 만무하다그런데 그녀의 시구는 동작에서 부터 달랐다무게 중심이동을 위해 하게 되는 다리를 하늘로 올리는 동작부터 이전의 시구 자들과 달랐다.  공이 높이 뜨긴 했지만 캐처미트까지 정확히 도착했다공이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평소 야구를 전혀 하지 않는 심지어 야구경기를 볼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인 그녀가 시구를 위해 꽤 많은 연습을 했다는 것이다실제로 그녀는 몇 주 전부터 지인을 통해 야구 선수에게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이 건 매우 중요한 변화인데 한 번에 시구를 위해 몇 날 몇 일을 연습했다면 다른 일에서는 어떨까?

 


진지한 삶에서 배운다.

 

백범 선생의 삶은 개념있는 인간이란 이렇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당시 상황이 사람들을 강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열정만으로 살아간 삶도 아니었고 젊은 날의 미숙함과 노년의 완숙함까지 다양한 인간의 특성을 보여주는 가운데 평생 하나의 신념을 지니고 불의에 굴하지 않으며 살아온 선생의 삶을 조명해 보는 가운데 우리가 남은 생을 살아가는데 어떤 자세를 가지고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 가를 배울 수 있다.

 

지금은 몸을 내어 던져 민족을 위할 일도 없고 그럴 사람도 없는 시대이다다만 작은 것이라도 자신의 일에 열심히 일하거나 타인을 위해 작은 것 하나라도 양보하면서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갈아가는 사람마저도 귀한 세상이다.  개인화된 사회의 특성으로 관심의 범위가 내 주위로 축소되었기 때문이다이런 시대에도 자기 목숨을 내어 타인이나 나라를 위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가치는 매우 소중하다그 가치에도 불구하고 그런 희생은 매우 드물고 그것에 대한 파급효과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놀라며 감동하지만 그 것뿐이다
그래서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작지만 꾸준히 하는 어떤 것들이다.

 

사회국가세계가 주는 대로 받아먹고 남들이 하는 데로 살면서 그냥 돈이나 펑펑 써보자!’하며 산다면 나 자신 스스로 뒷걸음 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워 진다사람이 사람인 이유는 동물과 다르기 때문이다먹고자고싸는 것즉 본능 중심으로 살다 보면 그것이 동물의 삶인 것이다보다 높은 가치를 지향하는 인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삶의 모든 순간에 진지해야 한다이건 머리 아프다’, ‘복잡하다라며 간단히 무시할 사안이 아니다.

 

우리가 위인들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그들의 불꽃 같은(고난까지 포함한삶의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그들이 겪었던 고통과 그것을 딛고 일어선 후의 성숙이다.

 

 

백범 선생을 단순히 독립투사임시정부 주석민족주의자 정도로만 알고 있다면 그가 왜 어려운 삶을 택하고 늘 괴로운 자리에 서있었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그가 어떤 의식을 가지고 살았기에 늘 당당하며 무서울 정도의 강건함을 지닐 수 있었는지 안다는 것은 더욱 험난해 지는 사회를 살아갈 우리에게 작지만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 국사시간에 얼핏 들었고 위인전(지금 생각해보면 많은 위인전이 그 분들 하나 하나를 제대로 알고 쓴 것이 거의 없다차라리 위인 프로필’ 전집 같은 것이 있다면 그걸 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을 통해 알던 것을 제대로 고쳐 알게 된 기회가 되었다.

 

최근에 여러분(‘사담 후세인’, ‘체 게바라’ …)의 평전을 읽었는데 이렇게 본인 스스로 쓴 회고록이 있다는 것은 남다르다.선생 스스로 이렇게 기록을 남겨두시다니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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