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사생활 - 부모가 놓치고 있는 사춘기 자녀의 비밀
데이비드 월시 지음, 곽윤정 옮김 / 시공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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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불혹에 접어든 필자도 분명 10대를 지나왔다. 필자의 어렴풋한 현재 기억으로는 무척 조용했던 필자의 10대의 시절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분명 부모님과 많은 충돌과 갈등을 겪었을 것이다. 기억이 잘 안나니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동안 보아온 십 대들의 공통적인 특성을 생각해 볼 때 필자의 10대 시절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을 것이다. 내 기억도 불분명한데 그 때 느꼈을 부모님의 아픔은 더욱 알 수 없을 것이다.  30대가 지나고 세상에 대해 또 나에 대해 그리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 한 발 물러서 보게 된 이후 생각해 보니 내 스스로 얌전하기 보냈다는 나의 10대에도 부모님에게 대들고 짜증 부리던 모습들이 생각이 나는 것이다.(물론 20-30대 에도 그런 행동을 했었으니 10대에는 오죽 했으랴~)  또 눈에 보이는 말썽은 없었다고 해도 꿍하니 화난 사람처럼 지냈다면 그것 역시 누군가 에게는 갈등 상황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10대의 문제 - 그들도 피해자이다.

 

10대의 문제에서 가장 난감한 부분은 종잡을 수 없는 그들의 심리상태이다. 그들은 과도하게 떠들거나 소란을 피우며 그들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려 한다. 또 과도하다 생각될 정도로 즐거워하다가도 갑자기 우울해져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고 상대가 부모에게 예의에 어긋날 정도로 대들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손 씻고 밥 먹으라는 정도의 일상적인 부모의 요구에도 자주 화를 내며 세상의 짐이란 짐은 다 진 것처럼 고뇌하며 일상적인 생활을 거부하고 가족의 작은 요구에도 반항을 한다. 이런 종잡을 수 없는 그들의 태도는 아무리 인내심 많은 부모라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한다. 내 아이니까 받아줄 수도 그렇다고 매번 강하게 제어를 할 수도 없는 이런 상황에서 대 부분의 부모 들은 상황 파악은 고사하고 10대 자녀 못지 않게 덩달아 분노를 터트리며 인내심을 잃고 만다

 

그러나 이런 어처구니 없고 대처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반드시 이해해야 할 부분은 부모가 느끼는 혼란을 일으킨 장본인 10대 자녀, 그들도 그대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이야기는 글자 그대로 만 읽어보면 이해 되기 싶지 않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화를 낸 본인도 자기가 화를 낸 것에 대해서는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상황을 이처럼 잘 표현 말도 느물다 싶다.

 

그들 스스로 그들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화를 내 놓고 화를 낸 스스로를 질책하고 원망한다. 더구나 그들은 자신이 낸 화가 왜 난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어서 혼란스럽기 까지 하다. 견디기 힘든 현재의 상황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니 내부의 갈등은 더욱 커진다.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갈등은 스스로 분해해서 작은 조각을 낸 후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10대에는 그것이 매우 어렵디 내부에서 해결되지 않은 스트레스는 결국 외부로 표출하여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 대상은 가장 만만한(?) 가족, 특히 부모인 것이다. 요즘에는 주위의 또래나 심지어 다른 어른들에 대해 폭력으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갈등은 부모나 형제자매에게 표출이 된다. 10대의 이런 방황은 가족들에게도 전해지고 악순환으로 돌고 돌게 된다.

 

 

 

덜 자란 뇌가 문제

 

이들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는 이들의 심리 상태를 매우 불안정하고 복잡하게 만든다.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행동을 결정하는 전전두엽이 아직 발전하지 않은 청소년기에는 이성 보다는 감성, 감정이 앞선다. 전두엽는 뇌의 발전 단계에서 비교적 후반부에 형성이 되기 때문에 이미 어른에 가까워진 다른 뇌조직들이 빠른 동작을 하는데 반해 이성적 판단이 그것을 따라 가지 못해서 이 시기는 소위 말해 머리보다 주먹이 먼저 움직이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청소년기의 신체적 변화, 사회적 변화는 호르몬의 작용을 비약적으로 증폭 시키는데 이 때 증폭된 호르몬들은 비이성적인 행동이나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만들어 낸다. 대부분의 성인들은  자신의 내부에서 복잡한 감정들이 생겨 괴롭고 혼란스럽더라도  결국 이성적인 판단으로 최종 결정을 하고 그것을 밖으로 표출하지만  하지만 청소년의 미성숙한 전두엽은 매우 느리게 작동하여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하고 난 다음에야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판단하게 된다.

 

 

 

여전히 인내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이상 행동이 이들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징표라는 것을 잘 이해한다면 자신들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따스해지라 생각한다. 누군가를 잘 이해를 하고 나면 좀 더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육체적 특성을 이해를 한다고 해도 이 시기를 함께 보내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무한한 사랑을 감싸라는 말은 이래서 하게 되는 것 같다. 자녀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고 이해하고 신뢰해주어야 한다. 부모의 사랑과 신뢰는 자녀가 이 시기를 잘 견디어서 어른이 되는 것을 도와주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시기에 부모 또한 평소보다 더욱 자신의 언행에 주의를 해서 자녀에게 나쁜 예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랑과 신뢰에 더불어 자녀의 어긋난 행동은 과감하게 제지하는 의지력이 필요하다. 어른이니 아이보다 낫지 않겠냐는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자칫 자녀를 물론 가족들 까지 위험에 처 할 수 있다.

 

 

 

이 책은 책 읽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쉽게 읽혀질 만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10대 자녀와 갈등으로 힘든 부모들이라면 머리가 아프더라고 읽어볼 것을 권한다. 막연히 알고 있는 것과 왜 이런 것인지 세세히 설명하고 자신과 비슷한 고통의 시간을 겪어본 다른 가족의 예를 보면서 용기를 가져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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