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빈스의 인생혁명
존 로빈스 지음, 김은령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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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빈슨은 전작인 100세 혁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가 베스킨라빈슨의 후계자였었다는 사실은 이제 중요한 사건이 아니다. 이미 그는 아이스크림 회사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최근 작 인생혁명을 쓰기전에 메도프 사건이라 칭해지는 금융사기 사건에 자신의 전재산을 날리면서 돈과 인생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가 이 사건을 통해 돈, 지구, 인생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했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오늘 날 우리 특히 미국인들이 소비생활이 얼마나 바보같은 행위인지를 따진다.
사실 미국인들과 일정기간 같이 생활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저자가 특히 자신의 동포들의 소비행태에서 얼마나 큰 위기감을 느끼지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렇게 말하는 필자도 미국이라는 나라를 단 기간 여행자로 경험했기 때문에 피부에 와 닿지 않지만 각종 통계자료들을 보면 미국인들의 소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인들의 소비성향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증거가 미국인들의 비만도인데 실제로 미국의 도심지 거리를 걷다보면 심심치 않게 상상초월의 뚱뚱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실제로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문화적 충격을 이해 못할 것이다.

큰 차, 큰 집, 최신형 전자제품에 대한 갈망은 과도한 비용 지불로 인한 가계의 부담 뿐만이라. 최신의 최고의 물건으로 치장하지 않으면 나의 존재감을 인지 못하는 정신병리학적인 문제까지 내포하고는 것이라 단순히 절약하자는 차원 이상의 절실한 명제로 이야기 된다.  종교의 집회 시간에 종교 지도자들의 이야기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진정한 행복이 세상의 부에 있지 않다는 바로 그 이야기이다. 너무 자주 들어서 이제는 감흥은 커녕 그냥 흘러듣기 일쑤이고 도덕 교과서에 나올법(?)한 지겨운 이 이야기를 이제는 정말 주의깊게 생각해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2008년 겪었던 금융위기는 우리가 그렇게 부럽게 바라보던 미국의 '선진 금융'이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아울러 우리가 생각하는 '부'라는 것이 겉만 번지르한 허상임을 알려주었다. 1950년대 세계대전 후 장기간의 번영을 누르던 서방사회의 기업들은 광고라는 방법을 통해 대량의 소비자들을 양성했다. 소위 베이비붐 세대들은 부모세대가 마련해준 풍요로운 사회에서 자라며 TV를 통해 매우 감각적으로 자랐다. 자신의 내면을 성숙시켜 자아실현을 하는 것보다는 외모나 겉치장 또는 특정 소비재를 보유하는 것으로 남으로 부터 부럼을 사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사고 방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 세대들은 자신의 다음 세대에도 이런 성향을 실천해 보임이고 그런 성향을 물려줌으로써  현재의 미국은 세계 최강의 소비 국가가 되었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이 소비욕은 당장에 사고 싶으면 빛을 내서라도 사야 했고 신용카드는 이런 그들에게 품위있게 외상하는 방법을 제공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듯이 미국은 국민전체가 5년을 벌어도 나라 빛을 갚지 못하는 최강의 채무국이다. 미 달러는 정부의 통제없이 사기업인 민간은행과 일부 독점재벌들의 영향권 아래서 발행되는 채무이행 증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세계의 분쟁에 사사건건 개입하여 전비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쓴다.(이 부분은 미국이 세계경찰을 자청하는 뒷 배경이 있지만 이 책에 대한 글에서는 이를 언급하지 않겠다.) 나라도 흥청망청, 국민도 흥청망청이다. 과소비를 자체가 문제이긴 하지만 그 소비 내용이 그나마 건설적이라면 그나마 좀 낳을텐데... 미국인들의 소비 행태를 보면 먹고, 타고, 보고, 싸는데 주로 사용한다.  


필자가 절절히 걱정하는 이유를 알만한 부분이다.
그럼 우리는? 아직도 미국을 모범으로 삼는 대한민국, 미국인의 삶을 동경하는 대한민국인들... 필자도 다소간 깝깝해진다.





우리는 이제 과소비로 집안의 경제가 어렵고 국가가 부도가 나는 문제뿐 아니라 앞으로 이 지구에서 살아갈 우리의 자손들의 안위까지 걱정해야 한다. 현재의 과도한 소비 행태로 지구의 자원를 다 써버린다면 우리의 자녀들... 그들의 자녀들은 쓸 자원이 없다. 그것까지 생각해 본다면 지금 당장의 갈증을 풀겠다가 편의점으로 뛰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중반 이후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절약 방법을 알려주는데 필자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존 로빈슨이 본격적으로 저자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100세 혁명까지는 볼 수 없었던 편집 형태와 기획의 손길이 그의 글에서 느껴진다. 운동가가 집적 쓴 글이라는 느낌에서 강연을 위한 글, 대상 독자층을 감안한 편집. 이 점들은 글을 읽으면서 느꼈던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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