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 - 톡톡 치면 팍팍 나오는 현장판 생각놀이
강우현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강우현. 그는 필자의 중학생 시절 개장한 서울랜드의 캐릭터를 디자인한 그래픽디자이너였다.
필자가 그를 기억하는 이유는 필자도 어린 시절 디자인계의 야인(?)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ㅋㅋㅋ
그런데 20여 년 후 그는 나미나라 공화국의 독재자로 내 앞에 나타났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에 무슨일이 일어난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려면 먼저 남이섬에 일어난 기적 같은 일에 대해 먼저 알아봐야 한다. 
 

 

남이섬


80년대를 기억하는 세대라면 남이섬은 강변가요제와 MT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2000년대 이후 남이섬을 알게 분이라면 상상할 없는  술판과 고성방가가 자행(?) 되던 곳이다. 대학생 시절의 낭만이기도 했던 방탕함들이 남이섬을 술병과 쓰레기 섬으로 만든 것이다.

남이섬은 나무숲 안에 넓은 잔디가 있어 원래의 취지가 무색하게 음주가무의 공간이 되었다. 이렇게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방문객은 점점 더  줄어들어 IMF시기에 부도 위기를 맞는다. 강우현이 이 시기에 남이섬의 경영을 맞게 된다. 당시 그는 동화원화 작가와 아동 도서와 관련된 활동 들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남이섬의 대표가 된 것은 좀 이상한 뉴스였다.
 
그가 취임 후 남이섬이 변하기 시작했다.
섬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들을 모아 섬을 장식하는 소재로 삼고... 있는 그대로의 남이섬에 섬 안의 그것들로 장식하자 쓰레기 섬이 재활용 예술의 섬이 되었다. 섬 안에 있던 많은 상인들을 선착장으로 이주시키면서 결국 섬 안의 상거래 질서도 잡히고 선착장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 되었다. 경영 정상화를 한다고 외부의 투자를 받거나 개혁을 하지 않았다. 직원들을 쥐어짜지도 않았다(이 부분에서 필자는 글쎄라는 의문이 들긴 한다.). 몇 가지 원칙 안에서 직원들에게 자율을 주었다. 그리고 고용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장 80세까지 근무할 수 있게 하였다. 살만한 사람만 살리 자가 아니라 같이 살아보자 했더니 직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직원들이 스스로 남이섬을 변화시키는 일에 나서자 남이섬은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남이섬을 찾는 손님들도 바뀌었다.
가족단위 방문객과 연인들이 많아지자 남이섬은 조용한 휴양지가 되어갔다.
쓰레기들은 얘기꺼리가 되고 곳곳이 사진 찍고 싶은 장소가 되었다.  남이섬이 가족휴양지 분위기로 바뀌면서 마침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이 남이섬에서 이루어진다. 드라마 촬영은 남이섬이 예뻐서 성사된 것만은 아니었다. 드라마 촬영지 헌팅 차 남이섬을 찾은 스탭 들이 장소 대여 비를 문의하지 강 대표는 일체의 비용을 받지 않고 여타의 모든 부분에서 협조를 했다.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작업을 하던 그에게 드라마를 통한 홍보는 하늘이 준 기회였던 것이다.

그의 판단은 맞아 떨어졌다. 아니 그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남이섬 메타세콰이어길은 겨울연가 포스터에도 사용되고 저자가 다소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남이섬의 매출에 많은 도움을 주는 한류 열풍으로  많은 일본인들이 겨울연가를 생각할 때마다 남이섬을 기억하게 되었다. 때 마침 겨울연가의 인기로 남이섬은 생각지도 못한 한류의 중심에 서고 겨울연가의 두 주인공 배용준과 최지우의 팬들이 지금도 꼭 가봐야 하는 곳으로 알려진다. 겨울연가가 일본에 이어 동남아에도 방영이 되면서 남이섬은 명실상부한 국제 관광지가 된다.

 

 

상상망치로 머리를 때리다. 

강우현이 설명하는 남이섬 성공의 비결은 바로 자기 생각대로 실행하기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의 일생을 통해 그의 엉뚱한 상상들은 그의 인생을 늘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었고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성공(?)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말 그대로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지금 남이섬에서 맘대로(?) 사는 저자를 보면 성공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특별한 아이디어 발상 법이 없이 늘 생각나는 대로 그리던 그의 아이디어 발상은 책에 정리해 두었지만 역시나 일목요연하지는 않다.

 
다만 그가 사용하는 방법중 하나라는 점 이어가기는 나름의 체계가 있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아이디어들은 대부분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삼천포에 가서 다른 것이 되어 있다. 그래서 필자가 생각할 때 그의 아이디어 발상법이라는 것은 실상은 그의 대책 없는 성격과 습관 그리고 약간의 천재적 기질 때문이다. 생각에 꼬리를 물어서 뭔가 그럴듯한 것이 나오는 것은 실제로는 쉬운 것이 아니다. 대 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방법으로 생각에 꼬리를 물다 보면 정말 이상한데로 흘러가기 때문에 자기는 아이디어 발상이 안된다고 포기하기 쉽다. 필자가 생각할 때 이 방법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만일 일반인(?)인 이런 방법을 쓴다고 하면 한 두 사람과 같이 대화를 하면서 한다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필자와 필자의 아내도 일 때문에 아디어를 도출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저녁에 집에서 서로 일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상대가 받아서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주고 받다보면 새로운 생각이 나온다. 실제로 대 부분의 생각은 실현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열에 하나, 둘 정도는 사용해 볼만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필자가 이 책을 집어든 계기는 아내가 회사의 교육 과정 중에 하나로 발상전환에 대한 교육을 받기 위해 집에 가져온 것을 발견하고 같이 읽기 시작한 것이다.

'강우현' 이 눈가를 기억하지 못했고 다만 남이섬 CEO 라고 해서 '아~ 나미나라 공화국을 만든 사람이구나' 하는 호기김과 어떤 발상을 하길래... 그 재미있는 설정들을 남이섬에 구현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였다. 

 

 

발상의 전환 =  보통의 우리에게는 요원한 이상 

책을 덮으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다.

강우현식의 발상은 결코 독특한 발상 방법은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꾸준히 길게 또 실제로 적용해보지 않으면 발전시킬 수 없는 방법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기에 포기하고 나중에는 쓰지 않는다. 따라서 강우현의 상상망치는 미친놈 소리 들으며 무던히 실행했기 때문에 빛을 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남이섬의 성공으로 나름 성공했다고 하는 지금도 그는 여전히 내면에서 솟구치는 열정과 현실 사이에서 끝없는 전쟁을 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남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다른 내면과 외면의 고통을 겪게 된다. 늘 남과 다르기에 차별 아닌 차별을 받고 스스로도 외로움이 많다. 그러면서도 남들과 같지 않고자 하는 투쟁속에서 남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진정한 발상의 전환은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지금 바로 이 순간 부터  생각하는 나까지도 포함하여 끊임없이 생각하고 바뀌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이미 정체되어 있게 된다. 따라서 보통의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면 발상의 전환은 참 어렵고도 어려운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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