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표철민 지음 / 링거스그룹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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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인정해야 다시 일어날 수 있다 - 본문 내용 中 

필자의 회사는 모 대학 안에 사무실이 있다. 소위 일류대 라는 대학 교내에 있다 보니 직간접으로 젋은이들의 대화를 듣거나 실무에서 학생들과 일하는 경우가 가끔있다. 정말 똑똑하다는 친구들이라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는 확신있고 참 당당하다. 그런데 이 친구들을 학생 식당이나 셔틀버스 안이 아닌 프로젝트에서 만나보면 좀 당혹스런 경우가 있다.

 

토익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

개별 업무를 시켜보면 역시나 실무 경험 없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필자는 여러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직원 채용에 관여하고 실무 교육도 담당했다. 그 경험에 비춰 보면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일은 해 본 경험이다.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은 물론 실패한 경험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큰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라도  해도 아예 모르는 사람보다는 100배는 더 낫다.  

좀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회사에서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들까한다.
필자는 꽤 오래전부터 모 다국적 기업의 이마케팅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한 10년 전에는 기업들이 이 마케팅을 미친 듯이 하던 떄가 있었다. 그 내용이나 기법을 보면 지금 생각하기에는 참 단순하던 것 들이었는데 문제는 필자와 함께 작업하는 고객사의 직원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학연수를 하고 돌아왔다는 20대 후반의 여자분이었다. 그 당시 그 고객사에는 이런 경력을 가진 신입직원이 많았는데 나 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분들을 뽑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영어 대화가 되느냐 였다. 각 조직의 관리자들이 거의 외국인들이다 보니 영어 의사소통이 잘 되는 신입직원들 뽑는 것 자체 부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입사한 이 분들은 실무에 투입이 되면서 한국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겼다. 실제 맡은 일에 대해 전혀 모르니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도 이해를 못해서 같은 한국말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알아 듣지 못했다. 일일이 용어 정리부터 할 상황도 아니고 고객사 담당자도 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이다.  

필자는 토익이나 토플 점수 하나 없다. 영어 학원도 직장에서 보내준 프리토킹반 2개월과 회사로 방문해서 영어 대화를 한 개인강사와의 4개월이 영어 교육의 전부지만 글로벌 프로젝트 진행 시 비지터들과 부드럽지는 않지만 대화도 가능했다. 업무 중에 필요해서 익힌 것이다. 필자 스스로 서바이벌 잉글리쉬라 부르는 영어 실력으로 싱가폴과 미국 LA에서 생존 능력이 입증된 바 있다. 물론 숫자나 중요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심도 깊은 대화에서는 거의 못 알아듣는다. 하지만 만약 필자가 그런 상황이 필요했다면 회사 생활 중에 배웠을 것이다.(써 놓고 보니 변명 같다. ^.^;;;;)

 

이 말은 소위 말하는 스펙이 과연 사회에 나와 회사에 들어가 상황 상황 다르게 발생하는 문제들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면 대화는 가능하지만 전문용어가 대화의 반 이 넘는 대화에서도 토익 점수가 대화에 도움이 될까? 미안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토익에 나올 법한 단어나 문장은 전문적인 업무 대화에서는 별 도움이 안된다, 차라리 영어를 전혀 못하지만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서 단어를 잘 아는 사람이 더 대화에 도움이 된다. 필자의 상사중에 하나는 영어라면 인사말고는 전혀 못한다. 아니 성격 탓에 안 한다. 그런데고 외국인들이 말하는 내용을 거의 알아 듣는다. 그 비결은 바로 전문 용어이다. 이런 예는 영어에서 뿐만 아니다. 공모전 1등이다. 어느 대회 1등이다, 이런 것은 그 사람이 실력이 있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문제 대응력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생기는 문제들은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이해가 안되는 방법으로 처리하거나 급하게 처리하다 생기는 문제들이 많다. 즉 교과서나 메뉴얼 대로 처리했다면 진행이 안되었거나 아예 문제가 안 생길 것들이지만 이 것을 공식대로 처리하지 않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라서 공식대로 대응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이런 문제의 해결 방법 역시 교과서에는 없는 방법이 많다. 이 건 경험을 해야 터득하는 방법이라 몸으로 겪지 않았다면 머리에 외우고 다니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스펙 쌓는 것 말고 어떤 것을 익혀야 한다는 말인가? 정답은 늘 가까이에 있다.  도덕교과서에 나올 만한 이야기는 진부하지만 그 것은 인류가 만년 넘게 구축한 인간사이에 지켜야할 원칙이고 선배나 어른 들의 잔소리는 그 들이 그 들의 선배나 부모로 부터 몇 대에 걸쳐 경험하여 터듯한 것 들이다. 만일 필자가 스펙 말고 인간이 되어라~ 라고 한다면 필자도 잔소리만 하는 '꼰대' 처럼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도 그랬 듯이 젊은 시절 선배 들의 잔소리는 듣기에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젋은이 특히 대학생이라면 1학년 부터 스펙 쌓는다고 '토익'이나 '탭스' 준비를 할께 아니라 동아리에 들어가고 봉사 할동을 하고 MT를 가라, 그리고 연애를 하라. 이 책의 저자와 같은 주문이다. 영어 점수를 더 받아두고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취업을 위해서라면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필요하다. 필자의 경험에서 보면 영어공부는 손을 놓으면 얼마 안가 실력이 떨어진다. 어린시절 부터 익히 언어라면 모를까... 점수를 따기 위한 공부라면 실생활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굳어버린다. 하지만 대학시절 맺은 우정, 조건없이 나눈 사랑, 젋음을 불사른 열정, 세계를 걱정하는 정성은 회사 생활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나면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이면서 그 경험은 평생을 지니고 두고 두고 꺼내 볼 수 있는 소중한 것이다. 

 

 

현실 - 마음 가짐의 문제 

필자는 앞에서 필자가 오래 전에 겪었던 힘들었던 경험을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요즘 사회로 배출되는 젋은이들은 다양한 스펙으로 무장하고 나온다. 언어, 업무관련 능력과 실무 경험. 심지어 봉사경력까지 차곡 차곡 쌓아서 나온다. 그런데, 그럼에도, 애석하게도  이렇게 화려한 경력에 다수의 인턴쉽까지 갖추 인재가 내 밑으로 들어온다면 필자는 일단 고민부터 될 것이다. 왜냐고? 군대에서 가장 골치 아파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가? 맞다. 소위 '고문관'이라 불리는  말 그대로의 부적응자이다. 스펙이 좋으면 좋을 수록  더 관리가 힘들다. 이 들은 근무할 회사 전반에 대해 공부를 하고 들어왔는지 조직구조와 심지어는 부서장 이름까지 꽤기도 하고 이상이 높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근무하는 부서에서 필요한 사람은 기초부터 차곡 차곡 배워 나갈 사람이다. 현실적으로는 부서의 허드렛일 부터 처리 할 막내가 필요하다. 그런데 막내라고 보내준 친구가 하늘만 바로보고 바닥에 떨어진 먼지를 외면 한다면 새 사람이 안 들온만 못한다.

필자도 사회 생활을 15년 이상해 보고 작은 회사지만 관리자급에 있다 보니 어떤 사람이 회사에서 필요한 가를 자주 생각한다.

회사, 조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필요하다. 불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조직에는 조직을 이끌어갈 우두머리도 필요하고 사무실 구석에서 보일락 말락 복사 심부름을 할 사람도 필요하다. 그 작은 존재는 대 부분은 보다 젊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맞는다. 그 이유까지는 말하지 않겠다. 그런데 스펙을 쌓아 들어온 신입사원은 벌써 부터 회사의 경영자가 되겠다고 한다. 이 신입사원이 조직의 하부에서 심부름 같은 일에 만족하리라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루기 힘든 후임이 온 것이다. 그러니 머리부터 아픈 것이다. 

 

실제 이런 문제로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을 시키면 이해부족으로 엉뚱하게 해오거나 시간을 안지키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서 연봉이나 근무시간등에 대한 불만은 많다고 한다.
스펙을 준비하면 만나 세상은 이상적이며 그들이 바라본 룰 모델들은 하나 같이 성공한 사람들이니 그 들의 현실과 이상은 너무나 멀다.
이 책의 저자나 필자나 나이는 10살 이상 차이가 나지만 사회 생활은 비슷하게 한 것 같다. 필자도 요즘 회사에 입사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저자와 같은 말을 해 주고 싶다. 

정보에 접근이 더 쉬워지면서 정보의 량은 방대해지고 방대한 정보 중에서 주목 받기 위해서는 정보 제공자들은 자극적인 것들은 부각 시킨다. 작금의 신문들 헤드라인을 보면 그 행태가 여실히 보인다. 어떤 헤드라인은 내용과 상관 없거나 결론과는 반대로 정해진다. 우리가 무의식 중에 실제로 인식하게된 신문기사도 막장 드라마 처럼 씌여지는 상황에서 이를 여과 없이 받아 들인다면 늘 성공하는 사람들, 거액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만이 전부 인냥 착각을 한다. 그 들의 고난이나 어두운 면은 모르고 밝으면만 특히, 명성과 부만 보고 자란 세대의 모순을 요즘 신입사원들에게서 볼 수 있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도  

젊은이들의 모순된 모습들은 그들 자체의 모순에 앞서 이 사회의 문제가 더 앞선다. 그들의 작은 삼촌(?) 세대로써 이 문제에 대한 요감스럽기 그지 없다. 작은 나라 안에서 모두가 1등이 되겠다고 아웅다웅 하면 살고 자녀들도 그렇게 키운 부모 세대에게서 배운 것 모습을 요즘 젋은이들이 하고 있다. 

남들과 다르면 배척되거나 살아남지 못한다는 망령은 여전히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다. 소위 학업성적만으로 순위를 매겨 특목고 -> 일류대 -> 대기업  이런 순서로 누구나 줄을 서고 있다. 앞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서 있는지 모르고 그냥 '잘 먹고 잘 살수 있다'는 줄이라고 하니 서 있다. 저자가 책에서도 비하 했듯이 그렇게 해서 대기업의 사원이 되고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고 나면 행복해질까? 이렇게 어렵게 공부하고 경쟁해야 하는 이유는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며 잘 산다는 것이 배부르고 비싼 차에 넓은 집에 사는 것의 궁극의 목표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과연 우리가 눈 가리고 달리는 이 길 끝에 행복이 있을까?

고등학교까지 그렇게 죽노동으로 공부를 하면서 이를 갈면서 생각하는 것은 대학만 가봐라~~~ 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젊은이들은 대학에 들어가자 마자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시간표가 아닌 이미 누군가 짜준 시간표를 지켜느라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다. 혹시 위와 같은 인생의 로드맵을 짜 놓고 매진 하는 분 있다면 미안하지만 찬물을 끼얹겠다. 필자가 아는 많은 대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이야기 해보면 그 들의 회사 생활은 행복하지 않다. 적어도 회사와 일에 만족을 못하고 있다. 대출금과 아이 학비를 벌기  위해 싫지만 다니는 경우도 있다. 거기다가 부장 진급 이전에 자의, 타의로 회사를 나가는 경우가 많다. 여러분이 아무리 아둥 바둥 남들이 정해준 스펙을 쌓아도 잘 되야 대기업을 다니는 회사원이다.
 
그러니 제발 자신의 길을 가길 바란다. 당장에 어렵고 오래 걸리고 나중에도 힘들 수 있지만 자신의 로드맵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 지금 스펙을 쌓고 있다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 볼 수 없다. 인생 설계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당신의 친구가 지금 MT를 가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공부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면 그는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정말 나중에 시간만 허비하는 삶을 살 수는 있지만 적어도 인생을 즐기 못하고 공부한 후에도 여전히 불행한 당신 보다는 낳다.
 

 

이 책은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필자도 이런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하고 싶었다. 내가 학생 때 저학년 후배들에게, 사회 초년생 이었을 때 학교를 다니던 친구와 후배들에게 또 지금 직장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그 것들은 필자가 정리해 주었다.  필자는 확실히 보통과 다른 면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분들 중에 필자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그냥 활자만 읽은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고 나서 '좋아, 좋은 이야기지... 음 그런데 난 이렇게 할 시간이 없네~' 하는 분도 있을 지 모르겠다. 이런 분들은 그 시간에 영어 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는 것이 어떨까 싶다.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말 문제는 문제를 알고 방법을 배우고서도 그대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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