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복은 가능한가
오카다 토시오 지음, 레진 옮김 / 파란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누구나 어린시절 만화, 애니메이션에 열광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남자 아이라면 당연히 열광하던 로보트물에는 몇 가지 일관된 세계관이 존재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선과 악의 대결구도이다. 악의 조직이 등장하여 인류를 괴롭힌다. 인류의 일반적인 능력으로는 이 들이 보낸 괴수나 로봇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아픔은 있으되 절망은 없다. 인류에게는 악한들의 버릇을 고쳐주는 영웅이나 로봇이 나타나서 못된 놈 들을 혼내준다. 



세계정복의 꿈 - 참회의 시간

이런 패턴이 동서고금의 진리도 아닌데 이 패턴은 지금도 답습을 하고 있다. 필자가 어린 시절부터 매일 오후 5시나 주일 오전에 나타나던 악의 괴수나 로봇들은 지금도 나타난다. 그렇게 부서지고 망가졌는데 아직도 아이들 앞에 나타난다. 지겹도록 부셔버려도 죽을 각오로 나타나는 이 악의 세력은 도대체 어떤 놈들인가? 어떤 놈들이 관데 아직도 아이들을 열광 시키는가? 

그들의 목적은 하나이다. 공통적인 목적은 바로 인류 즉 '세계정복'이다. 그 들은 세계정복을 위해 매일 매일 어떤 지역에 나타나 인류가 만든 문명을 부수면서 인류가 혼란이 빠지기를 기대한다. 물론 각 회의 초반에는 이 목적대로 진행되는 듯 하다. 그러나 세계에는 숨겨진 비밀병기, 히어로가 있다. 아무리 새로운 괴수를 보내도 히어로는 지치지도 않는다 매일 매일 쉬는 날 없이 출근하는데 지치거나 죽지않는다. 어린 시절 우리는 이 영웅을 흉내내며 자랐다. 필자가 기억하는 대부분의 친구들은  TV 에서 나온 장면을 재현(?)할 때 악의 괴수 역활을 하기 싫어했다고 기억한다. 그럴 것이다 누구도 악의 세력은 되기 싫어한다. 

그런데 여기 소위 '오타쿠킹' 이라 불리고 가이낙스의 창립자이기도 한  '오타카토시오'는 우리가 어린 시절 '세계정복'의 꿈을 꾸었다고 증언한다. 아니 독자 모두를  싸잡아 '범죄자'로 몰아 넣는다. 다시 생각해 보자 어린 시절 세계정복의 꿈을 한 번이라도 꾼적이 없나? .... @#@#!@#!@!@!#!!@#$$ㅁ%ㅁ%%

정의의 영웅역을 하고 싶긴 했지만 밤에 누위 세계를 정복하면 집에다가 장남감을 가득 채우고 잔소리하고 화내는 아버지를 내 말 잘 듣는 집사나 가정부로 바꾸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참회의 눈물로 고백한다.

 

세계정복은 가능한가? 

저자는 우선 정복할 대상을 제한하고 악의 세력을 분류한다. 정복한 대상은  인류와 인류가 거주하는 지역, 즉 세계라고 제한하자 인류외의 존재로 범위를 넓히면 몇 가지 복잡함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 지구로 한정하지 않은 이유는 건담 같이 지구외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른 이야기들도 있기 때문이다. 악의 세력은 일단 인류로 제한했다. 책에서도 잠시 언급되지만 드래곤볼의 마왕 '피콜로' 처럼  설정 자체가 마왕인 경우 이야기 전개에 맥이 빠진다. 드래곤에서 보면 피콜로는 단독 종족이고 필요하면 입에서 알을 내어 복제가 가능하다. 또 원하면 어떤 나라든 자기꺼라 주장하면 그만이다. 나중에 보면 피콜로가 악인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일단 전혀 새로운 외계 생명체는 배제한다. 즉 세계정복이란 동등한 입장의 인류간에 다른 나라나 민족(?), 인종을 지배하기 위한 정복 사업으로 한정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세계정복의 목표설정과 자기 성향에 따른 조직 운영등에 대해 가르쳐 준다.

세계정복이라는 사업은 정말 방대한 사업이라. 세부 목표설정과 로드맵, 자금동원, 실행방법, 조직운영 그리고 정복 후의 운영방법과 후계구도까지 어느 하나 부실하면 바로 망해 버리는 어려운 일이다. 일단 반 인류적인 사업이다. 보니 그 사업의 방대함에도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거의 불가능한 과제가 있다. 사업자금 마련도 만만치가 않아서 어마어마한 사업자금을 투자 받기도 어렵다. 다른 합법적이거나 합법 언저리의 사업을 해서 충단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본 사업보다는 겹다리 사업의 수익성이 더 좋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조직 운영은 더 황당하다. 나쁜 놈들이 모인 조직이니 조직에 대한 충성이나 도덕심(?)은 찾아 보기 어렵고 이런 나쁜 놈들을 벌 주는 방법도 보통 주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저자는 그런 조직일 수록 실수를 덮어주고 조직원 뿐 아니라 가족까지 잘 돌봐주어야 조직이 잘 돌아간다고 충고한다.(독수리오형제의 알렉터 조직이 조직원들의 가족이 거주하는 섬을 마련한 것 처럼... ㅋㅋㅋ) 조직과 자금이 동원되어 실행에 옮기는 부분도 황망 그 자체이다. 로봇이나 초대형 전투장비는 비현실적이니 제쳐두고 화학무기 같은 것을 쓰더라도 도시의 몇 구역 정도 수준으로는 세계정복을 위한 혼란과 위협을 줄 수도 없다. ㅋㅋㅋ

더 재미있는 것은 정복 후 권력의 분배와 후계 구도을 짜는 것이다. 이 부분은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필자는 이 부분이 이 책의 알짜 부분이라 생각한다.

결론이다. 불가능하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인류가 인류를 정복한다는 것 자체게 불가능하다. 특히 지금처럼 개방화되고 정보의 유통이 빠른 상황에서는 전 지구적인 공격이 아니고는 전세계의 혼란이나 두려움 유발은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몇 차례의 지구 정복 시도(옴진리교 등등...)들 처럼 국지적인 문제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정복은 가능하다.

불가능하다고 그렇게 증거를 대고 계산기를 두드리더니 갑자기 가능하다고?
앞에서 설명한 방법 말고 전혀 새로운 발생으로 해보자는 것이다.  KK단의 흰색 두 건을 쓰고 할렘의 흑인 아이들에게 리듬엔 블루스를 가르치는 건 어떤가? 머리를 다 밀어버리고 외국인들의 축제에 함께 참여해 보는 건 어떤가? 저자에게서 갑자기 새로운 '밈'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한 필자는 내심 웃음이 낫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