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바이러스 - 생각을 전염시키는 바이러스, 밈
리처드 브로디 지음, 윤미나 옮김, 이인식 해제 / 흐름출판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30대 중반을 넘기며 필자는 심각한 위기의 시기를 맞았다. 20대 후반의 엄청난 업무에도 견디던 몸과 마음이 일시에 무너진 것이다. 상황을 보면 20대 후반 보다 더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지나고 나서 보면 그랬다. 같은 사람의 인내력이 20대에는 견디고 30대에는 무너진 것일까? 여러 노력으로 그 때의 문제는 해결이 되었지만 이 후 몇 년간을 지나고 보면 삶은 더 어려워져 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나의 삶만 그렇다면 필자 개인의 문제라고 말해버리고 스스로 해결해야 겠지만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결코 필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30대 이 후는 물론이고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20대의 대학생들도 비슷한 강도의 고뇌를 느낀다면 이건 분명히 사회적인 문제일 것이다.
 


사회문제 이전에 진화의 문제, 마인드 바이러스의 문제

사회 구성원 전원에게서 이런 문제가 보인다면 분명 이것은 사회문제이지만 단순히 사회문제로 보기에는 이런 병리현상이 전 인류에게서 나타난다. 즉, 특정사회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광범위하게 인류 전체에서 보이는 현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것은 진화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인류는 현재 뇌의 기능이 어떠한 지구상 생물보다 잘 발달이 되어 있어서 생존 이외의 것들을 수행하는 유일한 생명체이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되 인류가 대뇌, 소뇌 등의 고도로 발달된 기관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인류 역사 중에서는 최근의 일이라는 것이다. 고등생명이면서 지적생명체인 인간의 뇌 하부에는 파충류시절 부터 가지고 있던 뇌조직이 있다 아주 작아 이런 기관이 왜 필요할까 생각이 들지만 이 뇌는 특정 순간에 그 기능이 극대화 된다. 도마뱀뇌라고 놀림을 받는 이 기관은 극도의 긴장 상태, 즉 생명의 위험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치 폭주하듯이 그 기능이 증가한다. 이 뇌는 우리가 포식자에게 쫒기는 순간을 위해 만들어진 뇌이지만 현대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죽음의 위험을 느낄 때도 동일한 효과를 나타낸다. 즉 인간이 아무리 자신의 진화를 자랑하고 자만을 하더라도 우리는 아직 손톱만하 도마뱀뇌의 지배를 벗어날 능력이 없다. 거기다가 더 나쁜 소식은 우리가 소위 진화라고 하여 발전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는 DNA의 복제 과정도 알고 보면 우리의 삶의 질이나 개개인의 감정등과는 무관하게 객체수를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 온 것이다.

브라보~ 이 얼마나 효율적인 장치인가?
 
그런데 말 머리에서 이야기한 사회 구성원들의 고통문제가 DNA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진화가 개개인의 삶의 질과 상관없이 진화하였기 때문에 인간이 뇌가 갑자기 발달하면서 생긴 형이상학적인 감각을 미쳐 수용할 시간적 예외가 없었다. 반면 DNA의 진화로 발달하게된 뇌들은 구도의 사회구조와 조직, 문화를 만들었고 그 것들은 이제는 스스로 복제하고 있다.
정말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사실은 뇌에서 만들어된 문화, 조직, 전통 또 종교 같은 비 생물학적이고 비물리적인 것들이 DNA의 제어를 벗어나 그것을 만든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만든 이런 것들, 자 이제 이런 것들을 속칭 밈(MEME)이라고 부르자, 밈이 우리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했다. 그럼 많은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닐 것이다. 더 나아가 내년에 초미니가 유행할 꺼라 어떤 패션전문가가 TV에 나와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의 경우 초미니 스커트의 매출이 늘고 정말로 초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
만일 우리가 이런 밈의 문제를 우리의 의지대로 제어하려면 DNA가 밈의 생성보다 빠르게 변화하거나 적어도 쫒아가야 한다. 하지만 DNA는 적어도 1세대는 걸려야 극소의 변화를 가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소 15~20년은 걸린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밈은 몇 주만에 생성되고 소멸되기도 한다.

밈은 유행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밈이 가장 극명하게 작동하는 부분은 정치, 권력 부분이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피부로 와 닿을 밈은 바로 자신의 회사의 조직문화일 것이다. 권위적이고 비능률적인 업무 분위기안에서 괴로워 하는 개인이 있다면 그는 현재 밈, 즉 마인드바이러스 속에서 부조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말머리의 사회현상을 DNA와 바이러스의 문제로 보는 것이 정당해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지배자가 된 마인드 바이러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밈이나 '마인드바이러스'니 하는 말이 그냥 말 장난으로 들릴 것이다. 우리가 가진 우수한 DNA가 그저 섹스를 해서 객체수만 늘릴만 그것도 지금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도 거부감을 들텐데... 우리가 만든 문화나 정치, 권력, 심지어 TV가 우리를 자신들의 복제의 숙주로 이용한다는 논조는 거부감을 넘어 무슨 사이비 종교의 설교 같을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 우리는 TV나 핸드폰 없이도 몇 일을 살 수 있다. 여름 휴가중이라면 핸드폰 없이도 4-5일은 아무 문제없이 지낼 수 있다. TV의 경우는 더욱 더 극명해서 아이들을 위해 TV없이 몇 년을 지내는 가정이 실제로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지도 않는 TV를 켜두고 쓰지도 않을 PC를 무조건 부팅시킨다. 전화 한통 안오는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수시로 화면을 확인하며 산다. 이 것이 자연스러운가? 행복한가? 행복하다면 더 이상 이 글과 이 책을 읽지 말길 바란다. 괜히 기분만 상 할 것이다. 하지만 뭔가 공감이 간다면 이 책을 자세히 읽어 보길 바란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미 우리가 창조한 것들에 의해 우리의 귀중한 의식과 시간을 잠식 당하고 있다. 

요즘 스마트폰이 유행처럼 팔려 나간다. 필자도 아직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다. 주위에 대부분의 사람이 아이폰를 가지고 있다. 필자가 신 기술에 덜 민감해서 또는 남이 사는 것을 같이 하기 싫어서는 아니다. 요즘은 남들의 스마트폰을 빌려서 'Angry Birds' 라는 게임을 즐겨한다. 스마트폰의 유행도 밈이라는 마인드바이러스와 연관해서 보면 좀 더 마인드바이러스의 힘을 절감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원래 PC에서 하던 작업들 특히 일정과 의사소통 부분을 움직이면서 하도록 고안된 도구이다. 물론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가 업무와 회합등의 관리를 위해 스마트폰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카카오나 페이스북 같은 소소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이 된다. 필자가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를 보았다고 할 수도 없고 필자가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도 아니지만 적어도 필자가 알고 있는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십분 이용하지 못한다, 스마트폰의 구입과 유지에는 2년 정도의 기간안에 150~2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결코 저렴하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까지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남들(아마도 나만 빼고 다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같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스마트폰 밈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면 극단적인 생각일까? 

그러나 스마트폰 밈은 정말 약과이다. 극단의 밈 이 존재한다. 이미지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존재하던 밈이다.
바로 TV 밈이다. 이 밈은 너무나 일반화된 마인드바이러스라서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어제 있었던 시상식에서 누가 대상을 받았는지 너무나 궁금하고 어제본 드라마을 오늘 다시 재방송으로 다시 봐야 한다면 TV밈에 감염이 된 것이다. 너무나 익숙한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밈과학에서는 이런 익숙한 상황을 심각한 바이러스 감염으로 보고 있다. 또  지금 필자가 블로그를 관리하고 글을 장황하게 쓰면서 '해야 해~ 해야 해' 하고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마인드바이러스 증상이다.


 

나쁜 바이러스와 좋은 바이러스 

모든 문제 지적의 마지막에는 반드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되어 있다. 문제만 지적하고 해결책이 없다면 우리가 늘 욕하는 무능한 정치인의 정치 공세와 무엇이 다를까? '굳~ 밈'  다행스러운 밈의 작용으로 현명한 저자들께서는 반드시 해결책과 긍정적인 이야기를 문제제기를 마무리한다. '밈'은 확실히 바이러스 처럼 무서운 존재이고 우리 삶의 가치나 개인의 감정과 상관없이 최대한의 복제를 위한 방향으로 진화한다. 앞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나쁜 밈이 더 빨리 퍼지고 유행하고 더 부각되는 이유는 나쁜 밈에 포함된 위협, 공포가 우리의 도마뱀 뇌에 존재하는 원시시절의 생존 본능을 자극하여 밈 버튼을 마구 눌러대기 때문이다. 이런 메커니즘 때문에 우리 주변에는 나쁜 '밈'이 많다. 그럼 좋은 '밈'은 늘 약자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좋은 '밈'은 늘 존재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밈 버튼을 누르는 우리의 DNA의 우둔함 때문에 좋은 밈 버튼을 누르기 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것 뿐이다. 우리가 만일 '밈'에 대해 알고 제어하려 노력한다면 좋은 '밈'과 나쁜 '밈'을 구별하여 버튼을 누를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인간은 진화가 덜된 뇌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마음은 따스하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밈'에 대해 공부하고 노력만 한다면 제어가 가능하고 좋은 '밈'을 퍼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밈'  자체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희박한 것이 현실이다.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방법(생각 버리기), '좋은 밈' 퍼트리기

다음 주에 있을 회의에 대해 불안해한다면 이 것은 그 동안 익숙해진 실패경험이 나쁜 '밈'으로 우리 도마뱀 뇌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도마뱀 뇌는 그것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 결과가 좋을지 나쁠지, 내 마음이 불안한지 태평인지, 회의 때 내가 지적 받을 지 칭찬 받을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 그냥 불안한 상황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나쁜 자극을 줄 뿐이다. 덜 진화된 뇌에 자극을 주는 나쁜 '밈' 역시 자신의 내용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아니 자신의 어떤 내용인지도 관심 대상이 아니다. 그 들의 목적은 그냥 많이 복제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우리가 나쁜 '밈'을 순화하여 좋은 '밈'으로 받아들이거나 나쁜 '밈'을 무시하는 연습이 되어 있다면 번뇌와 불안의 시간을 줄어들 것이다. 인간의 느끼는 불안의 90% 이상은 실제로 불필요한 걱정이라는 이야기가 결코 낡은 이야기가 아닌 정말 현실의 격언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순간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밈'을 제어하는 방법으로 선(禪)을 권한다. 이 것은 고대로 부터 중국에서 전해져 오는 도가(道家)와 도가에 영향을 받은 불교에서 일부 채택한 수행 방법인데 저자 역시 같은 방법으로 도가의 수행 방법중에 하나인 마음을 비우고 공(空)의 상태를 유지하는 연습을 권한다. 5분 정도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인데 현대인 들에게는 단 10초도 생각을 비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바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영어권 작가의 책을 권하는데 필자는 최근에 유행한 책인 '생각버리기 연습'을 참고하라고 권하고 싶다. 일본인 스님의 이 책에서는 생각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는 자신을 인지하면서 자신의 감각들에서 전해지는 실시간의 상황을 느낌으로써 실제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는 방법을 권한다. 필자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책에서 권하는 방법을 지하철에서 써 보았는데 약간의 방법을 알게 되었다. 

만일 종교인이라면 기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이 책의 저자는 종교도 강력한 '밈' 중에 하나로 '밈'이 지난 전형적인 특징을 정의할 수 있게 한 것이 종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필자가 들게 할 정도로 종교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한다. 그러나 종교를 부정하지 않았던 이유 중에 하나가 종교가 나쁜 '밈' 보다는 좋은 '밈'을 많이 복제했다는 점이다. 종교의 특성을 보면 전파와 복제, 학습과 유지라는 '밈의 전형을 보이지만 이 세상의 좋은 일들의 많은 부분은 종교라는 '밈'이 복제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필자도 종교인이라면 기도를 통해 다른 나쁜 '밈'이 도마뱀 뇌를 자극한 기회가 줄어드는 방법을 이용하기를 권한다. 실제로 필자도 프로젝트가 꼬여가면서 이 방법으로 고난의 시간에 건강을 지켜냈다. '굳~ 밈'
 

세계의 시계는 자정으로 가고 있다. 

이 명제는 환경문제에서 들어본 말 일 것이다. 지구환경은 자정이 되면 인간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생명체가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 되는데 지구의 시계는 이미 저녁을 가르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환경 말고는 우리 인류 문명의 시계도 자정이 되면 자멸하게 된다. 지금 몇 시인지는 필자의 능력으로는 말할 수도 없고 그런 논란이나 '밈'을 구체적으로 퍼프릴 용기도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삶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더 험해지고 있고 다들 느끼지만 입밖으로 함부로 이야기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치 모 종교의 종말론 같지 않은가? 느끼던 말던 그 것은 각자의 자유이지만... 필자라면 좋은 '밈'을 퍼프리고 싶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스피노자의 멋진 말이 생각이난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난 것인다. 얼마 전 경영의 그루중 하나인 세스고딘의  '린치핀'의 마지막에도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할 시기가 곧 닥친다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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