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의 비밀 - 역사가 감춰온 진시황의 열두 가지 미스터리를 추적하다
리카이위엔 지음, 하병준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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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진시황은 다음 세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인 진의 황제이다. 폭군의 대명사로 분서갱유를 일으켰다. 불로장생에 미쳐서 생명을 연장하는 약을 찾아 다녔다. 어린 시절 선생님은 정식 수업시간에 이렇게 가르쳤으니 진시황에 대한 느낌은 어린 시절 이미 이렇게 굳어져 버렸다.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갑자기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다른 학교에는 이미지 유명무실해진 세계사 시간을 일주일에 두 시간이나 배정한 우리학교에는 특이한 세계사 선생님이 계셨다. 그의 말에 의하면 진시황이 말년에 불로초를 구하여 생명을 연장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통일제국의 세운 왕이니 만큼 단순히 폭군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진시황에 대한 편견은 당시에 조금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는 폭력적인 왕이지 세종대왕 같은 성군의 이미지는 없었다.

 
리카이위엔의 추리(?)역사서에는 진시황은 다른 시각으로 조명이 된다.
폭군의 이미지가 크다보니 그의 '왕위 계승이 정통성이 있냐?'는 물음 제기되고 심지어 그가 진나라 왕실의 적자인가도 의심을 받게 된다. 소위 말하는 '불여위 스캔들'이 그것이다. 시황제 영이 조나라 출신의 승상인 여불위의 소생이라면 진나라 출신도 아니고 왕실의 피를 받지도 않았으니 그가 왕이었다고 해도 그 정통성이 없으므로 그의 업적이 있다해도 또 그의 대에 통일중국이 이루어졌다 해도 그런 것들이 깡그리 무시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와 검사의 입장으로 '여불위 스캔들'의 진위 여부를 파헤친다. 여불위 스캔들 뿐만 아니라. 시황 영의 배다른 동생 성교의 난, 노애의 난 그리고 시황제의 유언이 위조된 사건등을 통해 진나라의 외척세력이 어떤 존재임을 조사한다. 이런 몇 가지 사건 조사와 판결(?)의 결과로 진시황이 단순히 무력을 좋아하는 폭군이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음을 증명한다.

저자는 진시황이라는 희대의 역사극에 등장한 여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서 그들의 행동의 당위성을 찾아낸다. 결국 이런 조사의 결과 시황제 영의 아버지가 누구이며 타고난 지략가이면서 협작꾼이고 한 여불위가 갑자기 진나라의 중요인물로 등장한 배경,  아버지 시황제의 한마디에 자결을 한 부초의 알 수 없는 행동, 성교와 청평군이 갑자기 반란을 일으킨 이유, 시황제의 왕후에 대한 기록이 없는 것과 태자 부초가 갑자기 자결하고 막내 아들이 보위에 오른 이유, 막강하던 진나라가 시황제 사후 갑자기 망한 이유가 밝혀지는데... 

 

마치 진시황과 그 주변 인물들의 무죄를 입증하는 사건 기록 같은 이 책은 정설이 입장에서 쓴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추리소설을 보 듯 진도를 빨리 나아갈 수 있는 책이다. 다소 장난스러운 필체임에도 진시대의 중원의 역학과 진나라 왕실 내부의 권력의 역학구조를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각 등장인물들의 행위과 단위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해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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