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정의(孟子正義)
이재호 옮김 / 솔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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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를 원문과 주해 그리고 그 뒤에 설명을 붙인 몇 안되는 책이다.
일단 두께와 무게에 기가 죽을 지경이다. 국배판 장서인데 분량이 640장에 이른다.
'맹자'는 맹자의 제자 그 제자들이 맹자 생전에 제자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과의 대화와 일화를 모아 맹자의 사상을 모아든 책으로 후대에 이르러 정치에 대한 고전적으로 정의의 대표로 여겨진다.  

맹자는 중년이 넘은 후 노나라, 제나라 등을 돌아다니며 제왕이나 제후들에게 자신의 정치 철학을 가르치고 그 것으로 요순 임금시대와 같은 태평성대를 이루려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실험해 볼 만한 시간을 주지는 않았다. 사실 맹자의 철학은 仁義와 禮를 숭상하고 권력과 돈에 대해서 철저히 배제하는 그 철학은 권력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이익과는 다른 것이라 쉽게 받아 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이제는 내 청치 철학이 좋으니 써보시요 하고 다닐 사람도 없이 그 건 어찌 보면 시대유감(時代有感)이다. 
   


책을 읽으면 바로 전에 읽은 '숙빈최씨 영조를 가르치다.'라는 책에서 맹자는 맹모의 엘리트 교육 로드맵에 따라 길러지고 공자는 스스로 공부했다 하여 공자가 더 높은 추앙을 받는 성인 되었다고 한 주장이 생각나서 웃었다. 실제로 맹자의 어머니는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맹자의 교육에 열정이 많아 우리가 익히 아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행 하였을 뿐 아니라 공부를 하다 집에 온 맹자를 공부를 끝내고 오라면서 쫒아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맹자가 많은 단편적인 이야기 중에서 이야기 하는 골자는 이렇다.
맹자 역시 그의 선인격인 공자처럼 모든 정치와 인간의 삶은 仁을 기초로 이루어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로 부터 받은 인간의 자연스럼 행동양식인 仁이 개인적인 수준에서 인간의 모든 행동의 기준이 되고 이 仁이 사회되면서 義로 써 인간들의 행동 양식의 기준이 된다. 仁과 義 그리고 거기에 禮 와 知  이렇게가 모든 인간들의 기본 덕목이 되는 것이다. 인의예지에 의해서 왕이 나라를 다스리면 굶어 죽는 이도 전쟁에서 죽을 이도 없다고 것이다. 물론 당시에도 이런 도의 정치를 하는 왕이 거의 없었고 심지어 맹자의 이런 충고조차 듣지 않고 그거 남의 나라를 쉽게 빼았는 방법에 대해 알려 달라는 왕까지 이었다.

물론 맹자가 이런 이상적인 것에만 매달린 것은 아니다 맹자의 내용들을 보면 맹자도 인간적인 면을 통해 다소 과격한 행동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제자들의 질문에 자신의 행동에 어떤 가치관이 있는지 설명한다. 군자가 아닌 이의 선물을 문안으로 들이지도 않고 왕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는 등의 행동인데 이런 행동들은 얼핏 보기에 예의에 어긋나 보이지만 그런 것에도 격식과 도가 있어 하나의 규약이라도 어기었다면 예가 아니니 자신도 예를 갖추지 않는다 것이다.

즉 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라는 유교의 격언은 이런 것에 기인한 듯하다.
맹자가 이런 예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 것이 있는데 지금 필자는 어느 나라때 이야기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왕이 왕의 동산으로 사냥을 나갈 때 각계 각 층의 수행원과 사냥을 도울 관원들이 함께 나간다. 이 때 필요에 의해 귀족이나 왕의 측권 또는 시종등을 부를 때 깃발을 달리 사용하게 된다.

어느 사냥터에서 왕이 멀리 있는 말을 관리하는  시종을 부르는데 귀족을 부르는 깃발을 흔들었다. 그 시종이 보기에도 자기를 부르는  상황이었지만 깃발이 달라 부름에 응대할 수 없었다. 사냥이 끝나고 그 시종은 왕에 불려가 부름에 응하지 않은 이유를 하문 받는다. 이에 시종은 규칙에 맞지 않는 부름이라 감히 나설 수 없다고 하였다고 한다,
맹자는 이를 말하면 어찌 시종에게 죄를 무를 수 있겠냐고 되 묻는다. 

맹자에게는 국가의 경영을 통해 백성의 안녕 뿐만 아니라 이런 명분과 규칙 같은 것도 모두 인의지예의 하나로 어떤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선비의 입장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필자가 쉽지 않은 책인 맹자를 잡게 된 이유는 초 여름, 프로젝트로 지친 심신에도 정독했던 책 '10인의 사람이 노무현을 말한다' 에서 유시민씨가 '정치인들은 맹자를 읽어보라'고 한 대목 때문이었다. 맹자라면 유교의 사상의 근간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왜 유시민씨가 이 책을 읽어보라고 했는지 좀 의아해 했던 사실 노무현 재단이나 노무현시민학교에서 강의했던 분들은 소위 진보사상가들이고 유교야 말고 구태의연의 독보적인 사상인데 말이다. 그런데 그 골자는 그것이어었다. 맹자는 넘치도록 고지식한 선비였고 받아 들여지지 않는 사상을 써줄 왕들을 찾아 다녔고 거의 실망스런 결과를 앉고 떠나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고집스러운 사람의 늘 이야기 한 것은 하나였다. 사람을 백성이 국가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왕은 백성을 섬겨야 하고 다음으로 종묘사직(농사, 하늘 그리고 조상을 모시는 제단)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신하나 제후들이 문제가 되어 나라 꼴이 어지럽다면 그 들을 갈아 치울 수 있다. 가물어서 농사가 안되면 종묘사직을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백성은 어찌 할까? 백성 없는 왕이 있을 수 있겠는가? 왕은 백성을 섬겨야 하고 백성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 사람이 맹자를 읽어 보라고 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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