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 무한상상력을 위한 생각의 합체 크로스 1
정재승,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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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승, 중권 크로스~

다 큰 어른들이 무슨 크로스를 영희와 철희가 한 대 뒤섞이는 야롯한 '아이젠버그'의 변신 장면도 아니고 남자들끼리 밥맛 떨어지게...

다들 알 듯이 진중권 선생은 지난해 참 TV와 신문에 많이도 나오셨다.
중앙대 전임으로 뭐 그냥 좀 생각이 깬 교사라고 생각했는데 카메라 들고 다니며 시위현장에서 생중계를 하고 그러다가 경찰에게 까이고 방송에 기득권 꼴통들에게 한마디 했다가 조중동에게 꼴통 제대로 맞았다. 똘아이 기질이 있는 거 아니야 생각도 했지만 소위 교수(뭐~ 정확히 말하면 전임강사지만 학교에서는 자기 사무실 있으면 교수라 불린다.)라는 자리에서 그런 짓들을 한다는 게 참 신기하고 대견(?)했다. 

그리고 정재승 교수는(이 양반은 부교수. 정말 교수다) 특이하게도 꼴통을 연구한다.
ㅋㅋㅋ~ 뇌에서 발생하고 수신하는 신호를 연구한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로보트라도 만들 요량이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 단 하나이다. 이것 저것 잡스러인 일상의 시시꼴꼴한 것들에 관심이 많다. 관심만많은게 아니라 죽자고 파서 이해를 하고 스스로 이해한 것도 부족한지 책까지 냈다.
 

미시적인 사회현상 

IMF 이후 세계 경제는 전반적인 침체기를 맞게 된다. 그러자 일부 지식층에서 그 동안의 지구인들이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에 제기된다. 우리가 아는 한 20세기 경제정책의 기조는 신자유주의 였다. 케인즈를 비롯한 이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세계 정부를 주무를 정도로 은근히 강한 권력을 가졌고 실제로 이 시기에 지구인들의 경제력은 폭주 수준으로 성장했다. 서방의 신자유주의 경제의 기본 정신은 국경없는 경쟁을 통한 시장원리에 따라 부의 분배가 일어난다였다. 이 이야기는 서구, 북구, 금융기반을 이미 갖춘 나라들에게는 맞는 말이었지만 소위 후진국에게는 밥그릇까지 뺴앗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므로 이 부분은 여기까지 이야기 하자.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국가 차원의 규모였다. 그 보다 더 세밀히게 분류했다고 해도 역시나 소소한 것들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신자유주의 경제이론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과연 분석과 관리 규모가 어느까지 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산업사회에서는 국가규모의 경제 정책이 펼쳐졌고 기업도 대규모화 해야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관점은 오류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80년대 급속히 대두된 정보통신 기술은 국가규모의 시각에서는  구분이 어려운 변수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사회는 점점 다행해지고 개인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생존의 문제에서 자유로와진 개인들은 사회 활동에 아주 사적인 기호선택을 하게 되는데 개인의 선택이 복잡해지고 이런 개인이 늘어나자 거시적으로 수집 분석된 데이터에 누수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각각의 개인은 혼자 좋다고 한 선택의 결과가 지역사회의 기호로 도시의 기호를 나타난다.이런 변수를 아예 생각지도 못한 기존으로는 이런 변화에 대응할 수 없었다.


새천년이 되자 아주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그 동안 경제와 사회 현상을 대표하던 법칙들(이들은 관련 분야에서는 신성시 되었다.)에 안맞는 결과들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팔레토의 법칙이다. 지금도 이 법칙은 대부분의 경제, 경영, 사회현상에서 그럴듯 하게 맞아 떨어진다.
예를 들면 회사에 100명의 직원이 있다면 이중 20명이 나머지 80명분의 일을 한다거나 전체 제품 판매 금액의 80%는 상위 20개 품목에서 발생한다 등이다. 실제 회사에서 빈둥되는 상사를 생각하면 이 법칙을 대입해 보라~ 맞는 것 같다.

거의 100년간 이 법칙은 맞아 떨어졌고 이 법칙을 이용한 다양한 기법이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미지 20세기말 부터 히트를 치던 대표 인터넷 닷컴 기업인 아마존의 책 매출을 분석해 보니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기존 서점에서라면 분석 데이터로도 취급되지 않던 판매량 1-2개 정도의 책들의 즉 소위 반품 대상인 책들의 매출액의 합이 상위 20%의 스타같은 책들의 메출보다 많은 것이다. 물론 이것은 아마존이 인기 없는 책을 찾는 매니아가 들락거리고 찾기고 쉽고 또, 판매 데이터가 정확히 잡힌다는 기술적인 진보의 메타이기 떄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하기에는 충격적이었다. 즉 팔레토의 법칙이 가능했던 이유는 다수에 눌린 소수를 배려할 수 없었던 그 간의 지구의 상황 때문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다르게 말하면 여건만 된다면 별볼일 없는 작은 것들이 전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거시저긴 것만 보는 시선이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음을 인지하게 된다.
미시던 거시던 중요한 것은 가능한 많은 데이터가 모여야 그나마 올바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현상에 힘입어 미시현상을 분석하는 학자들이 들어나고 우리가 최근에 즐겁고 신기하게 읽은 책들이 이런 미시적인 현상의 분석하는 트렌디한 학문의 결과들이다.

 

잡학다식의 시대

산업사회가 되면서 이전 시대와는 달라진 것 중에 하나가 전문가 집단의 탄생이다. 물론 중세 후반기에 이르면 상공인 조합과 도제제등으로 마이스터로 대표되는 전문가 집단이 자신들의 기술을 제한적으로 독접하고 있었다. 르네상스 이후의 학문은 소위 박사라고 하는 교수 집단이 주도 했다. 이들은  각자의 전공이 있었지만 미학과 역사, 종교, 철학 심지어 기술분야에 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헤 연구하고 가르쳤다. 르네상스시대의 천재 미켈란젠로 같은 인물을 예로 들면 적당하겠다.   

산업사회 직전의 교통혁명(증기기관의 발명)은 정보 교류를 가속화시키고 근대인들은 혼자 기억하고 처리하기 힘든 정보(지금과 비교하면 세발의 피지만...)에 노출(?)된다. 이렇게 되자 각각의 정보외 기술등은 전담하여 처리하는 전문가 집단이 생겨난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미학에서 과학까지 골고루 연구하는 말그대로의 척척박사가 설 자리는 없어졌다. 이런 세태는 '많은 분야에 관여하면 끼니 걱정을 해야 한다'라는 속담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회가 극도로 세분화 되다보니 자기 분야가 아닌 분야에 대해서는 그 분야 자체에 대한 이해 부족 뿐아니라 그 분야의 사람(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보편적인...)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이어지고 각 분야, 각 종족, 각 부류마다의 교류가 어려워졌다. 이 문재는 어떤 문제 하나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보편적인 진리... 즉 상식이 안통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사회학자들이나 지성들 사이에서 상식, 즉 보편적인 지식과 규범, 사회전체가 공통적으로 겪는 사회문제와 그들 사이에서 이질적이지만 부딫치는 문제들에 대한 폭 넓은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보고, 이것 저것 연구하면 분석하고 정리하는 이 두사람.
재승과 중권이 이런 잡학다식 시대에 필요한 영희와 철이가 아닐까? 이 둘의 크로스는 언젠가 지구인의 착각과 오만과 편견이라는 괴수(?)를 물리치는  합쳐변신 '아이젠버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치기어린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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