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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개정판인데,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제목을 봤을때도 그렇게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다.
나는 까칠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까칠하게 살고 있는건지, 솔직하답시고 무례하고 살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십대 초반엔 뭐가 그렇게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내 주변인들을 많이 닦달했다.
조금만 내가 보기에 수상해보이면 진실이 아니라고 추궁하고 못살게 괴롭혔다.
내게 닥쳐온 불행한 사건을 감당하지 못하고 주변인들에게 못되게 굴었다.
까칠하게 살고 있는 내가 이 책에 흥미가 당긴건 이 "솔직함" 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그 이십대에서 십년이 흐른 후 나는 이제 솔직함에 연연하지 않는다. 적당한 정도의 사람들을 잃고 나서야 이 솔직함이라는 말이 갖고 있는 함정이랄까. 그런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얇지는 않은, 가볍지도 않은 내용들을 읽으며 나의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난 적당히(?)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의외겠지만 잘 듣는다. 잘 들어준다고 칭찬도 좀 들었다. 사람자체에 관해 관심이 많기 때문에 가만히 듣고 있으면 재밌다.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아무말도 안하는 편이다.그러나 역시나 문제는 의도한건 아니지만 ,평소에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 굳이 말하지 않았던 그런 말들을 우연찮게, 솔직하게 내뱉을때 일어난달까. ㅡㅡ 그냥 툭튀어나와버리는 것이다!
난 참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언제나 말을 해야 상황도 바뀌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란 말하는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태도, 내용 등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자의 말대로 건강하게 까칠하게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떻게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거절을 할 것이며, 내 생각을 피력할 것인지에 대한 짐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인간관계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편이다. 감추고 있을 뿐, 나의 내면은 어둡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만들어낸 감옥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난 사실 응석받이가 아닐까.
인정하기 싫었지만 길고 긴 우울증을 끝내며 내가 깨달은건 난 두려움이 많은 소심한 겁쟁이라는 거였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사람이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난 언제나 철없는 어린애처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보는 내가 맞는것인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건강하게 까칠해지자. 무례하게 말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