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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쓸모 - 가정 폭력 트라우마를 넘어 회복과 치유의 여정으로
유수경 지음 / 책과이음 / 2025년 11월
평점 :
고백하자면, 내 안에도 우울의 결이 있다.
그래서인지 상처를 입은 사람들,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마음이 간다.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는지 알고 싶어질 때가 있다.
<상처의 쓸모>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도 그랬다.
‘가정폭력’이라는, 혹은 폭력적 가정 환경이라는 말로 겨우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조심스러운 내밀한 아픔을 글로 꺼내기까지, 저자는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두려움을 지나왔을까. 그 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집어 들었다.
목차를 훑는 순간부터 가슴이 지릿했다.
문장은 담담한데 필력이 좋아 흡입력이 강했고, 그래서 더 힘들었다. 몇 장을 읽고는 숨을 고르고, 책을 덮었다가 다시 펼치기를 반복해야 했다. 저자의 고통이 너무 생생하게 전해져서 울컥했고, 몇 번은 눈물이 났다.
읽는 동안 분노도 함께 올라왔다.
고통을 준 가해자인 아버지가 미워졌고, 피해자였지만 동시에 저자에게는 또 다른 상처의 원인이 되었던 어머니도 원망스러웠다.
무엇보다 마음이 가장 아팠던건 그 모든 상황을 감당해야 했던 어린 아이였다. 글을 읽으며 여러 번, 그 아이를 옆에서 꼭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 같은 시대를 지나온 것 같았다.
지금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된 시점이라면 오히려 부모를 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저자는 결국 미움을 멈추고 가족을 용서하는 쪽을 선택한다.
사람을 미워할수록, 특히 가족을 미워할수록 그 상처는 결국 내 몫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용서는 상대를 위한 선택이라기보다, 자기 자신을 살리기 위한 결정일거라 생각한다.
그 선택이 저자를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해준다면 그 결정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어졌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건,
저자가 지금은 다정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며,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다.
상처가 사라지지는 않아도, 더 이상 삶을 무너뜨리지는 않을거라고 느껴졌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저자가 궁금해졌다.
잘 지내고 있는지, 오늘은 조금 덜 아픈 하루였는지 알고 싶어 인스타그램까지 찾아가 팔로우를 눌렀다. 이유는 단순했다. 왠지 응원해주고 싶었다.
<상처의 쓸모>는 상처를 받았지만, 그 상처조차도 혼자만의 고통으로 남겨두지 않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어 한, 아주 다정한 저자의 이야기다.
저자의 솔직한 고백은 그 사실을 부정하지도, 미화하지도 않는다. 다만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라고 조용히 손을 내미는 듯하다.
그래서 이 책은 상처를 가진 사람에게, 그리고 아직 자신의 상처를 말로 옮기지 못한 사람에게도 충분히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가 아픈 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앞으로는 행복만 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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