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문
잉빌 H. 리스회이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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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빌 H. 리스회이의 <별의 문>은 아름다운 표지와 달리, 북유럽의 겨울바람처럼 서늘하고 시린 소설이다.


이야기는 열 살 소녀 로냐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크리스마스의 반짝이는 불빛 대신, 로냐의 마주한 세계는 가난과 알코올 중독이라는 무거운 현실이다.

여느 아이들이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며 설렐 시간에, 로냐는 아빠가 술을 마시지 않고 일을 해서 따뜻한 음식을 함께 먹는 ‘평범한 기적’을 꿈꾼다.

한창 해맑을 나이에 아이들이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알코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무책임한 아빠를 원망해도 충분할 텐데, 로냐와 언니 멜리사는 오히려 아빠를 지키려 애쓴다.
아빠가 잃어버린 트리 배달 일을 대신해 혹한의 거리로 나서는 자매의 모습은 대견함보다 서글펐다.

그 여정에서 만나는 몇몇 어른들의 작은 호의가 로냐에게 닿을 때, 잠시 안도했다.

아빠가 드나들던 술집의 이름이 왜 하필 ‘스타게이트(별의 문)’였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름은 잔혹한 반어법처럼 느껴진다. 아빠에게 그 문은 현실의 고통과 무능함을 잠시 잊게 해주는 가짜 낙원으로 가는 통로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문이 열릴 때마다 집 안의 온기는 식어가고, 아이들의 세계는 조금씩 무너져 내린다.

반면 로냐에게 ‘별의 문’은 아빠와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투영된 환상의 공간이다. 누군가에게는 파멸의 입구였던 곳이,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도피처이자 희망의 이름이 된다는 사실이 이 소설을 더 슬프게 만든다.

무책임한 아빠를 끝까지 사랑하는 로냐의 순수한 마음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추운 겨울을 버티고 있을 또 다른 로냐들에게, 환상이 아닌 현실의 온기가 닿기를.
차가운 ‘스타게이트’ 너머가 아니라, 바로 지금 발 딛고 있는 이곳에서 로냐가 더 이상 떨지 않고 진심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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