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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 인류학적 오답 연구
다크모드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최근 역사 콘텐츠들에 관심이 생기면서 여러 이야기들을 챙겨보고 있다.
그러다 중세 시대의 마녀사냥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는데, 솔직히 충격이었다.
단순히 옛날에는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 넘길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인간이 인간에게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지, 무지가 얼마나 폭력적인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집단이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쉽게 타인을 몰아세울 수 있는지를 보면서 마음이 오래 불편했다.
그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분노라고 하기엔 조금 더 서늘했고, 슬픔이라고 하기엔 더 씁쓸했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작은 환멸, 혹은 문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야만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더 눈에 들어왔다.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이 책은 유튜브 채널 〈다크모드〉를 운영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다크모드의 인문교양서다. 다크모드는 '쓸데없지만 조금 어두운 지식'을 소개하는 채널로, 역사, 범죄, 전쟁, 공포, 심리처럼 어둡고 낯선 지식을 정리해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이 책 역시 그런 관심에서 출발해, 인간이 역사 속에서 어떤 오류를 반복해왔는지를 따라가는 책이다.
부제는 ‘인류학적 오답 연구’인데 이 표현이 꽤 흥미로웠다.
우리는 흔히 인류의 역사를 발전의 역사라고 배운다.
더 나은 제도, 더 발전한 문명, 더 합리적인 사고를 향해 나아온 과정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방향에서 인간의 역사를 바라본다.
인간은 정말 합리적인 존재였는가.
우리가 문명이라고 믿어온 것들은 정말 모두 진보였는가.
혹시 인류의 역사는 정답을 찾아온 과정이라기보다, 수많은 오답을 반복해온 기록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목차부터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았다.
형벌, 감옥, 완전범죄, 전쟁 무기.
소재만 보면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단순히 무섭고 기괴한 이야기만 모아놓은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읽는 동안 불편한 순간이 많았다.
특히 형벌에 관한 부분은 흥미롭다고 말하기에도 마음 한구석이 걸렸다.
인간이 만든 처벌 방식이 이렇게까지 잔혹할 수 있었나 싶었고, 그것이 단지 개인의 악의가 아니라 제도와 권력, 대중의 묵인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게다가 문체 자체도 독자를 독자로만 두지 않는다.
형벌받는 주인공이 ‘나’라고 상상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단순히 지식을 읽는 느낌이 아니라 그 장면 안으로 끌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더 몰입되었지만, 동시에 불편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많이 몰랐다는 사실도 새삼 느꼈다.
역사 속에 이런 형벌이 있었고, 이런 감옥이 있었고, 이런 범죄와 전쟁의 실패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들이 믿기지 않을 때가 많았다.
특히 나는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고,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3장 완전범죄에 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완벽한 범죄를 꿈꾸는 사람들, 자신만은 들키지 않을 거라고 믿는 사람들, 자신을 지나치게 과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범죄 사례를 넘어 인간의 오만과 자기착각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람은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믿지만, 사실 얼마나 쉽게 착각하고 과신하는 존재인지.
그리고 그 착각이 때로는 얼마나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은 어떤 한 이론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학술적인 인문학서는 아니지만 여러 사례를 통해 인간이 반복해온 판단 착오와 폭력성, 오만을 보여주는 대중 인문교양서이다.
그래서 오히려 읽기는 어렵지 않았다.
주제는 무겁고 불편하지만, 전개는 빠르고 몰입감이 있었다.
한 챕터씩 읽기에도 좋고, 평소 역사나 범죄심리, 전쟁사, 인간의 어두운 본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편안한 인문학을 기대한다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인간의 어두운 장면들을 보여주다보니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읽고 나면 생각할 거리가 남는다.
과거의 사람들은 왜 그렇게 잔혹했을까.
그들은 정말 우리와 전혀 다른 사람들이었을까.
지금의 우리는 과연 그때보다 훨씬 더 이성적이고 안전한 존재가 되었을까.
인간은 정말 발전해온 걸까.
아니면 같은 오답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반복하고 있는 걸까.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은 제목처럼 읽고 나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은 책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흥미롭지만 불편하고, 불편하지만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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