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반 고흐가 테오에게, 여동생에게, 어머니에게, 고갱에게 보낸 편지들이 담겨 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점.
반 고흐와 헤르만 헤세 두 사람 모두 신학자의 아들이었고,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세상과 쉽게 화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책은 이 둘의 삶을 ‘안부’라는 키워드로 연결한다.
고흐에게 편지는 어쩌면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닿고 싶었던 마음이었고, 헤세에게 편지는 자신에게 온 안부에 다시 답하는 방식이었다.
고흐가 안부를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헤세는 안부를 다시 건네는 사람이라고 해야될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좋아하는 소설이었지만, 정작 헤세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헤세가 스물세 살에 자비로 출판한 자전 소설 <헤르만 라우셔>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안에 훗날 <데미안>, <싯다르타>, <수레바퀴 아래서>, <황야의 이리>로 이어지는 씨앗이 담겨 있다는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았던 것은 헤세가 유명한 작가가 된 뒤에도 독자들의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했다는 부분이었다.
그 당시에도 이미 유명한 작가였을 텐데, 누군가가 보낸 마음에 직접 답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고, 그의 다정한 성정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물론 그걸 단순히 ‘착하다’고만 말하기엔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헤세에게 답장은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지키는 방식이었을 것 같다.
그는 작가였지만 동시에 철학자처럼 느껴졌다.
글을 쓰는 사람이면서도, 인간의 내면과 고독, 삶의 방향에 대해 오래 생각한 사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