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재밌어서 끝까지 읽는 한중일 동물 오디세이
박승규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2월
평점 :
올해 나의 거대한 목표중 하나는 ‘역사공부’ 이다.
학창시절에 가장 싫어했던 과목이 바로 ‘국사’였는데
갑자기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바로 MBC에서 방송하는 ‘선을
넘는 녀석들’ 프로그램이었다.
‘선을
넘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은 매회 다른 주제로 역사현장을 직접 탐방하며 많은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는
굉장히 유익한 방송이다.
방송에 나오는 역사정보를 넘어서 개인적으로 올해는 다방면으로 역사에 대하여 공부를 하겠다는 다짐을 이렇게 시작하였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컬쳐블룸에서 진행한 책 서평에도 적극 참여하게 되었고 너무나 읽고싶었던 ‘재밌어서
끝까지 읽는 한중일 동물 오디세이’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역사 중 ‘한중일 동물’ 역사에 초첨을
두어 다루고 있다.
책은 한가지 물음으로 시작된다
‘동물이 역사를 바꿨다고 하면 믿어지는가? 후추, 소금, 감자 같은
작물도, 석유, 총, 균, 쇠 같은 자원이나 과학 문명도 아닌 동물이 말이다.’
바로 이 한문장이 나의 호기심을 확 끌었다.
이 의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모두 사실이다’라는
것이다. 사실이라는 답변의 바탕으로
<재밌어서 끝까지 읽는 한중일 동물 오디세이>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은 물론 주변 아시아 국가의 역사, 문화 속에서 동물이 어떻게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역사의 장면 장면에 얽힌 흥미로운 동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여 전, 2002년
경남 하동에서 미지의 파충류 화석이 발견되었다. 복원 작업 끝에 이제까지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악어종임이 밝혀졌다. 이 악어는 조류, 포유류보다
앞선 2억 4천만 년 전에 지구에 나타나 공룡이 멸종된 빙하기에도
살아남았다. 한반도의 원주민은 인간이 아닌 악어였던 셈. 이처럼
동물의 역사에 비하면 인간의 역사는 너무나 짧은 것이다.
이 한가지 심플한 역사만 보더라도 동물의 존재 역사는 엄청나게 길고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왜 지금은 역사는 오직 인간만이 좌지우지해온 듯 여기는 걸까?
이 책은 많은 국가와 사회를 치명적 위기에 빠뜨렸던 의외의 동물부터 역사의 결정적 장면에 틈입해 사건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끈 동물들, 각 나라 사신이 보내온 외교 답례품 속 동물부터 한중일 3국의 전통문화.정신문화의 원형을 만든 신화 및 설화 속 동물, 용과 봉황, 기린, 해치
같은 환상 동물들까지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동물에 관한 흥미진진하고도 유익한 이야기가 시종일관 유쾌한 필치로 풍성하게 펼쳐진다
사실 이 단락을 읽고나서 바로 든 생각은 바로 ‘코로나19’바이러스였다.
현재 아주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중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박쥐’와 연관되어 있다는 말이 있다.
현재 닥친 이 예만 봐도 모든 역사에는 동물과 긴밀하게 연관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동물의 역사에 대하여 수년간 연구해온 저자 박승규 님에
대하여 궁금해졌다.
간단하게 소개를 하려고 한다.
저자 박승규님은 동물에 대한 관심으로 책을 파고들면서 우리 역사와 고전, 그중에서도 신화와
민담, 설화 등에 흥미를 갖게 됐고 옛 문헌에 등장하는 동물 이야기에 푹 빠졌다. 어른이 되어 화투를 치면서도 점수를 올리기보다 고도리를 이루는 다섯 마리 새가 어떤 새인지를 더 궁금해했다고
한다.
대전광역시청을 거쳐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일하며 시민을 위한 역사 다큐를 제작했다. 한때
전국의 명산과 사찰을 다니며 ‘파워 블로거’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대학에서 문화콘텐츠의 원형을 길어
올리는 방법을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고 강의하며 언론에 ‘박승규의 사사구(史事口) 남발’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한중일 3국에 걸쳐서 다양한 종류의 동물에 대하여 얽힌 역사를 사진 자료과 함께
지루함없이 풀어내고 있다.
거의 학창시절에는 배우지 못했던 신기하고 재미난 정보가 대부분이라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을 짧게 소개하려 한다.
한중일 3국의 역사를 바꾼 대표
동물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 인류의 오랜 가축이었던 양이나 돼지, 닭일까? 농업 혁명의 주역인 소,
또는 교통과 전쟁의 혁명을 가져온 말일까? 한중일 3국은
물론 세계 역사를 바꾼 의외의 동물은 곤충에 불과한 메뚜기다. 메뚜리라니!
요즘 논에서나 볼수있는 메뚜기는 무리를 지어 움직이면 그 힘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1제곱킬로미터 규모의 메뚜기 떼는 하루 3만 5천 명분의 식량을 먹어 치워 ‘마른 쓰나미’로 불린다고 하니
실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고구려 8번, 백제 5번, 신라는 19번의
대규모 메뚜기 피해가 발생했다. 백제 무령왕 가을에는 메뚜기 때문에 무려 900호가 신라로 탈출했다. 메뚜기 떼가 곡식을 먹어치우자 적어도
수천 명이 신라로 집단 탈출했다는 끔찍한 이야기다. 중국과 일본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당 태종은 가장
큰 메뚜기를 잡아 삼키며 “네놈이 백성의 곡식을 갉아먹는다니 차라리 내 오장육부나 갉아먹어라”라고 대성일갈을 했다는 야사도 전한다.
이토록 생각지도 못한 동물(곤충)에 대하여 신기한
정보도 얻고 역사가 인간중심이라고 생각했던 아집을 확 깨뜨려준 굉장히 유익한 책이었다.
상당한 두께로 구성되어있지만 저자의 재치발랄한 글솜씨와 사진자료가 전혀 지루함없이 설명하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었다.
나중에 역사공부를 더 하고나서 한번 더 읽어보고싶다. 너무 소중한 책을 경험하게 해준 모든분들께
감사드리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