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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3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평점 :
다산책방에서 책을 받고 작성합니다.
2015년 초판이 이번에 개정판으로 나왔습니다. 이 책은 '사람들은 헤티를 몽상가라고 했다.'(p.15)라고 시작합니다. 주인공 헤티는 바다유리 속에서 어떤 형상을 봅니다. 그리고 바다의 속삭임을 듣곤 합니다. 작은 모라섬에서 헤티를 이해하는 사람은 몇 없습니다. 거센 바람과 함께 모라섬의 큰 배가 망가지고 낯선 노파가 발견됩니다. 헤티는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그 노파를 보호하고 간호합니다. 그런데, 마을의 어르신들은 그 노파가 나쁜 일들을 몰고 온다고 쫓아 낼려고 합니다. 헤티가 맞서다가 어르신 한 분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크게 다치고 돌아가십니다. 마을의 분위기는 살벌해지고, 헤티는 노파를 데리고 작은 배를 타고 섬 밖으로 나갑니다. 15살 헤티가 거센 파도와 맞서기에는 역부족인데, 바다가 도왔는지, 헤티와 노파는 어떤 섬에 도착합니다. 헤티가 생각했던 섬보다 더 멀리 떠밀려 왔습니다. (뒷내용은 생략)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큰 아이는 중간쯤 읽고 있는데 좀 허무한 내용 같다고 합니다. 바다유리 조각에서 본 형상에 너무 집착하고 있고, 판타지인데, 너무 잔잔하다고 말하는데, 끝까지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중3 아이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작은 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는 섬사람들이 헤티를 바라보는 심정도 이해가 되고, 헤티의 심정도 좀 알 것 같습니다. 거센 바닷바람에서 건디어야 살아내야 하는 섬사람들에게 경험이 많은 나이 많으신 어르신은 어른으로 대접합니다. 그런데 어르신이 어떤 고정관념이나 고집에 사로잡혀 있다면!
나쁜 꿈을 꾸었다고 섬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주던 어르신의 모습은 싫었습니다. 물론 멀리 있는 섬까지 나가서 물건을 팔고 필요한 물건을 사 올 수 있는 커다란 배의 파괴는 큰일입니다. 하지만 헤티를 바라보는 어르신의 눈빛은 이 모든 나쁜 일이 헤티 때문이라고, 마치 마녀사냥을 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이 어르신(퍼 영감)이 돌아가시자, 헤티도 혼란스럽습니다. 자신이 정말 이상한 것인지, 왜 자꾸 바다의 속삭임이 들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이라도 살아 계신다면 물어 보겠는데, 부모님은 헤티가 어렸을 때 바다에서 사람을 구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바다의 속삭임'은 헤티의 부모님인가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섬에서 나이 많으신 또 다른 어르신(그레고르 할아버지)은 거센 폭풍 속을 뚫고 온 낯선 노파가 이 모든 나쁜 일을 가져왔고 그 노파를 감싸는 헤티를 못마땅해합니다. 어르신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이 사태에 대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말하다가 떨어져서 크게 다치고 돌아가십니다. 저는 어르신의 사고는 고의로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억지로 증명하는 듯 보었습니다.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섬에서 나고 자랐으면 그 정도 균형감각은 있을 것 같습니다.
낯선 노파를 온 마음으로 받아주는 헤티가 살짝 이해가 되지 않긴 합니다. 섬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그렇게까지 간호를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을 때 헤티는 자신의 작은 배에 노파와 함께 섬을 탈출합니다.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모르는 바다를 맨몸으로 맞서겠다고 하는 헤티가 무모해 보었습니다. 곧 죽을 것 같은 노파를 데리고 바다로 뛰어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파도와 맞서고 노파와 실랑이를 하는 헤티를 보면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큰 아이가 떠올랐습니다. 바뀐 입시정책의 첫 타자인 큰 아이는 혼란스럽습니다. 5월까지만 해도 가고 싶은 고등학교가 있었는데, 몇 달 동안 생각해보니 바뀐 정책으로 인해 자신에게 더 불리할 것 같다고 일반고를 선택했습니다. 거센 폭풍우 속에서 작은 배를 타고 나아가는 아이 같습니다. 두 손으로 돛을 잡고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헤티가 거센 바다에 뛰어 든 것은 자신에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바다의 속삭임은 헤티의 가슴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내면 목소리습니다. 자신을 믿고 결정한 것을 실천하는 헤티는 주변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헤티가 자라면서 스스로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바다는 달라졌고, 바다에서 들려오는 속삭임도 달라졌다.'(p.252)라고 말합니다. 그 변화를 감지하고 자신의 목표를 수정하고 수정한 목표를 실행했습니다. 이런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궁금합니다.
무조건적으로 헤티를 믿어준 헤티의 그랜디 할머니, 영원한 보디가드 탐 그리고 몇 분의 마을 사람들이 헤티가 거센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나는 아이를 그랜디 할머니처럼 대하고 있나 생각합니다. 헤티가 식사를 거부할때 그랜디 할머니의 태도를 기억합니다. 헤티의 선택을 존중하는 그랜디 할머니의 생각을 배웁니다. 아이가 거센 바다와 겨루고 있을 때 바가지를 들고 물을 퍼낸 노파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아. 육아서가 되기전에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그때 그곳에 있었던 우리 모두는 가장 좋은 몫을 차지한 사람이 누군지, 그러지 못한 사람'(p.34)은 누구일까?
'바다유리에는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작고 어두운 형상이 갇혀 있었다.'p.41 내가 보고 있는 형상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