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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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위기가 소용돌이칠 때, 인생의 확신을 얻기 위해 읽으면 좋을 책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 한 번 사는 인생 자기 맘대로 살아가자는 이야기는 참 많이 듣고 보았다.

살아가다 보면 인생을 뜻대로 산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임을 깨닫는다.

당장 유명 인사들의 북토크를 봐도 뭔가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오는 작은 기회부터 시작해서 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요즘은 힐링이 대세여서, 너무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일과 삶의 균형을 찾거나, 일을 딱 필요한 시간에 집중해서 하고 나머지 시간은 다른 자기계발을 하거나 휴식을 하자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출판되는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다 보면 도대체 어쩌라는 건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자기계발서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나만의 멘토를 찾기도 힘든 척박한 사회 속에서 답을 준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책들을 읽어보면, 결국 명확한 답을 주는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대다수의 책들은 지금까지 모두 다뤄왔었던,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의 복제이거나, 유행과 키워드를 따르는 책 들일 뿐이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의 반복일 뿐인 자기계발서는 잘 읽게 되지 않는 책이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책을 읽게 되었는가.

책이나 영화를 고르게 될 때, 지극히 이성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고르게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포스터나 마케팅 문구가 맘에 들어서, 어떤 배우를 너무 좋아해서, 그냥 지나가는데 OST가 맘에 들어서, 예고편을 봤는데 영상미가 좋아서 등등 감성적인 면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한 이유도 마케팅 문구와 책 제목을 보고, 뻔한 내용의 자기계발서임을 알면서도 선택하게 되었다.

내 인생 구하기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들을 위한 개입의 기술

헛짓거리는 이제 그만.

당신이 문제다. 그리고 당신이 답이다.

이런 문구를 보고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한 점 찔림이 없었다면, 박수를 보낸다.

당신은 정말 자신의 인생을 알차게 살고 있는 사람일 테니까.

한때는 혼자 초조해서, 남들에게 뒤처질까 봐 목적 없이 열심히 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목적 없는 분주함과 시간이 부족함에 늘 시달리면서 꽉 찬 하루를 사는 것 같았는데, 늘 공허했다.

뭘 배우도, 겉모습에 신경을 써서 더 나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지만, 늘 마음 한구석엔 뭔가 부족함이 느껴졌다.

내가 만든 음식의 맛은 느낄 수가 없었고, 쓴 글은 읽어도 재미가 늘 없는 것만 같았다.

곁에 있는 친구들과 대화를 해도 나는 재미가 없는 사람이어서, 뭔가 쓸모가 있어야겠구나 싶어서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왔다.

애정은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게 아니라, 늘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이기에, 어떻게 하면 누군가와 가까워질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 사람이 곁에 있으면 언제 떠나갈지 불안함에 시달리곤 했다.

인생을 늘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관망하듯 지켜보면서 힘든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기도 했고,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진 요즘은 그냥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실은 코로나19는 그냥 핑계일 뿐이고, 인생을 그냥 흐르는 강물처럼 흘려보내고 있는지 어언 몇 년인지.

당신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지 않다.

잠재력에 눈뜨고 있지 않다.

당신의 존재를 밝혀줄 무엇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

이 모든 것을 가치 있게 만들어줄, 인생을 바꿔놓을 일들을 하고 있지 않다.


내 인생 구하기 - 개리 비숍



사람들은 대다수, 아마도 작심 삼일,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미루자,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늘 제대로 하고자 하는 것들을 제대로 끝맺음 못하는 이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하고자 하는 목표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의 연속인 이유는 결국 내면 깊은 곳에서 자기 방해와 반복을 하기 때문이다.


한 번 생각해보라.

잠재의식 속 당신이 인생의 목표를 자기 방해와 반복으로 설정한다면?

마음이 만들어놓은 덫을 빠져나오는 사람이 그토록 적은 데는 이유가 있다.

하루하루 살다 보면 이 덫이 그냥 괜찮아 보이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내 인생 구하기 - 개리 비숍




그렇게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서 점차 지금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무언가를 좇는 인생의 목표는 어떠한가. 다 지금은 가질 수 없는 것들뿐이다.

사람들은 목표를 이룬 다음에 뭘 할 것인지 보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생의 대부분은 허비한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이 헛짓거리고, 표류를 끝내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당신은 결코 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과거를 바라보고

설명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선택할 수는 있다.

그러면 당신이 느끼는 과거가 바뀐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틀림없이 과거가 바뀐다.

적어도 과거가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바뀐다.


내 인생 구하기 - 개리 비숍



과거에 연연하기 보다 결국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살아가야 한다.

과거는 당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붙잡아놓는 자기 방해와 반복일 뿐.

영화 <보이후드>를 보면 "우리가 순간을 붙잡는 게 아니라.. 순간이 우릴 붙잡는 거야."라는 대사가 결말에 있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서 인생이 된다. 한 소년이 주변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받으면서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보이후드가 떠올랐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이루지 못했던 일에 대해서, 어떤 행동의 결과로 생각하기 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으면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축소한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 갔던 부분이었다.

그냥 그런 식으로 포기하면서, 편하게 자신을 방어하고 보호하는 상황으로 몰아간다.

과연 이런 상황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까?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새로운 무언가를 할 수 없다. 절대.


내 인생 구하기 - 개리 비숍




이 책은 당연하게도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같이 정답을 이야기하진 않는다.

삶이 정말 힘들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이미 마음속으로 정답을 알고 있지만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 인생 구하기라는 책을 읽은 뒤의 삶이 드라마틱 하게 달라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현재 듣고 싶었던 말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한 건, 책을 읽은 뒤의 실천이다.

멈춰있는 삶을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느껴질 때, 사회적 거리 두기로 누군가와 만나기도 어려운 요즘,

인생은 셀프라는 사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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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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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 어덜트 소설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존 그린의 2번째 작품인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재작년 여름에 국내에 출간된 존 그린의 신작 소설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을 소개했었다.

영 어덜트 소설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문학과 역사학 강의를 메인으로 하는 유튜버이기도 한 존 그린은 여러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7편의 작품 중 4편이 영상화(안녕, 헤이즐/페이퍼타운/렛 잇 스노우/알래스카를 찾아서) 되었고, 국내에도 그의 모든 작품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때론 철학적이면서도 인간관계 속에서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공감이 갔다.



쓰기만 하면 영상화되는 존 그린의 작품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엄청나게 흥행했고,

올해 인도영화 <딜 베케라(불쌍한 마음)>로 리메이크되어 5월 개봉 예정이다.

<페이퍼 타운>까지 극장 개봉 영화지만 넷플릭스에서 감상 가능하고,

작년에 훌루에서 드라마로 독점 서비스한 <알래스카를 찾아서>

작년 겨울에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한 <렛 잇 스노우>


존 그린의 일곱 편의 작품 중 두 번째 작품인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국내에 출간된 작품 중 세 번째로 접하게 되는 작품이지만, 두 번째로 쓰인 작품이기에 최근 작품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존 그린만의 작품의 특징이라면, 단순히 가벼운 로맨스 소설이라기 보다 자전적, 혹은 주변인들의 경험을 작품에 쏟아 넣어 허무맹랑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 자체는 뭔가 특수한 상황 속에 있지만,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현실 세계에서도 벌어질 법한 느낌을 받는다.

청소년기, 이제 막 청년기로 접어드는 등장인물들이 겪는 인간관계(사랑을 포함한 친구와 부모님과의 관계)는 실은 현대인이라면 모두 어려워하기에 그들의 내적, 외적 갈등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는다.

앞서 말했듯이, 가볍지 않으면서도 때론 묵직한 철학적인 내용이나, 추리소설적 요소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것이 존 그린의 작품이 페이지 터너인 이유이다.


제목만 봐도 뭔가 실연당한 누군가의 깊은 슬픔이 느껴지는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인 만큼, 후기작인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나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에서의 문장이나 구성의 세련미는 느끼기 힘들다.

여자 주인공의 시점에서 쓰였던 두 작품에 비해, 뛰어난 수재지만 천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남자 주인공의 시점에서 쓰여서 그런 것인지 살짝 공감하기가 힘들었던 점도 있다. 아니면 수학을 극도로 싫어하기에,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그래프와 방정식이 너무 싫어서 애써 눈에 넣지 않으려고 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남자 주인공인 콜린의 심리묘사가 사실적이었고, 동시에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린지와의 대비가 돋보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생후 25개월 때부터 글을 읽고, 언어학적인 재능이 남다른 신동이자 영재인 콜린이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실연을 당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뷰티플 마인드,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빅뱅이론 속에서 

천재들의 사랑을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실연에 빠지면 누구나 슬픔을 잊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주인공 콜린이 선택한 방법은 절친인 하산과 드라이브 여행을 가는 것이다.

단순히 여행만 가는 게 아니라 남녀 관계, 사랑의 공식을 증명하고 정리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뷰티플 마인드에서 게임 이론으로 유명한 존 내쉬 교수조차 풀지 못한 사랑의 법칙을, 증명한다니 참 영재 다운 발상이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어린 시절 첫 번째 연애 상대였던 캐서린과 3분 만에 헤어져서인가.

첫 번째 잘못 끼워진 연애의 단추는 그 이후로도 영향을 미쳐서, 우연히도 캐서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들과만 연애를 해왔고, 그녀들에게 끊임없이 차였다.

연애를 잘 이어가고 싶어도, 어딘가 싸한 느낌이 들면 어김없이 그녀들과 멀어지면서 차였다.

19번째로 차인 순간, 연애를 할 때 데이터를 넣으면 두 사람 간의 연애가 어떻게 갈지를 증명하는 공식을 정리해보리라 맘을 먹는다. 마치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서 애쓰는 콜린의 모습은 살짝 안쓰럽다.



뛰어난 천재들 사이에서 무언가 이룬 것 없이 뒤처지기 싫은 콜린과 

현재의 삶을 즐기지 못하는 모습에 지쳐가는 캐서린



언어학적인 재능이 몹시 뛰어나고 애너그램이 특기인 콜린은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자신을 증명하듯, 애너그램을 보여준다. 그렇지 않으면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처럼.

실은 이건 콜린만의 문제는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내 곁에 남겨두기 위한 노력을 어릴 때부터 많이 해왔었고, 인간관계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었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건 물론 어른이 된 현재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어릴 때와 다른 건 그냥 관계가 끝나게 되어도 쿨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게 속마음을 감추는 데만 익숙해진다.

필연적으로 누군가와 관계를 맺게 될 때 운이 좋으면 계속해서 유지되지만, 거의 대부분은 주기적으로 멀어지거나 새로운 인간관계를 다시 맺게 되는 과정의 반복이다.

민감한 사춘기 시절을 지나면서 인간관계는 점차 힘들어져갔다.

존 그린은 이 작품에서 그런 인간관계에서의 힘듦을 비교적 사회의 때가 묻지 않은 시절의 주인공들을 등장시켜서 그려낸다.



실연을 정리하기 위해서 그 패턴을 분석하는 수식과 그래프로 표현한다는 게 

너무 영재적인 발상이다.

갑자기 이과생과의 연애가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실제로 이과생과 연애했었던 기억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여행 중 우연히 마주치게 된 황당한 문구를 보고 친구인 하산과 콜린은 테네시의 벽촌인 건샷의 테마파크에 가게 된다. 황당한 문구란 <1차 세계대전의 촉발시킨 시체인 페르디난트 대공의 무덤을 보러 오세요>라는 점.

이곳에서 콜린은 자신과 정반대 타입인 린지와 만나게 된다.

콜린이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 자체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면, 린지는 구급 대원이자,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셀러브레트 리빙이라는 잡지를 읽고, 평범한 듯, 사람들 사이에서 쿨하게 잘 지내는 듯한 그녀지만, 의외로 두 사람은 뭔가 이어지는 공통점이 있었다. 콜린은 캐서린이란 이름을 가진 여러 여성들과 사귀어왔지만 계속해서 차였고, 그와 정반대로 콜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1명 만을 사귄 린지.



콜린이 가지고 있는 연애에 대한 꼬인 생각(?), 갑자기 생각나는 책 

<요즘 남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아는 한 가지는

세상엔 무조건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마땅한 사람들이 있다는 거야.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 P178


여러 명의 캐서린과 교제했지만, 한결같은 느낌의 콜린과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정반대 성격의 린지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서 서로 서서히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걸 깨달아간다. 특히 린지가 콜린이 정리하는 사랑의 공식을 남녀관계의 패턴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면 둘을 더더욱 가까워진다. 

사랑은 정반대의 사람에게 매력을 느껴서 빠지게 된다고 하지만, 결국 알고 보면 알게 모르게 둘은 공통점이 있고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자석처럼 끌리는 것이다.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대화를 하고 둘은 서서히 가까워진다.


난 오래전에 사람들이 날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알아냈어.

그건 바로 그들을 좋아하지 않는 거야.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 204


그렇게 전혀 다른 것 같은 두 사람은 서로 만나 가까워지면서 비슷한 면을 접하게 되고, 그걸 공유하면서 사랑에 빠진다. 존 그린의 소설은 서로 다른 상황에 접해있지만, 이런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해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사랑에 빠지면서 서로 겹쳐지면서 시야와 사고를 확장해나가는 성장의 느낌이 그의 작품에는 늘 잘 나타나있다.

진학을 앞두고 새로운 세상을 접하기 전, 청소년기의 마지막이자 성년의 중간 지점.

그전까지의 사랑은 실은 상대방보다 콤플렉스에 빠진 나 자신에 무게중심이 쏠려있었다면, 앞으로의 사랑은 상대방을 좀 더 바라보며 배려하는 성숙한 감정으로의 전이를 보여주는 작품이어서 초기작이지만 인상적이었다.



추억의 기억과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미래는 모든 것을 지워버릴 것이다.

제아무리 유명하고 천재라 해도 '잊힘'을 초월할 수는 없다.

무한한 미래는 세상의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을 무가치하게 만든다.

결국 난 잊히겠지만 내 이야기는 영원히 남을 거라고.

우리 모두가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어.

그게 생각처럼 크진 않지만 적어도 그게 있다는 게 어디야?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 296, 297


부록으로 이 방정식에 대한 수학적 설명이 적혀있으니 한번 보시라.

책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수식은 장식이 아니었다.

동료 수학자에게 조언만을 구한 것이 아니라, 그의 개인사도 함께 소설의 소재로 써버린 것에 대한 가벼운 푸념도 덤으로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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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몇명 스토리 1
윤종문 지음,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총몇명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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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싸들은 모두 안다는 핫한 콘텐츠 총몇명.


최근 영화에서는 혼합 장르가 유행이다.

거리상으로 가장 가까워서 가게 되는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보던 작품들도 처음 영화제를 갔을 때 봤던 실험적이면서, B급 정서로 가득한 작품들이 최근엔 보기 힘들어졌다.

새로운 스토리를 내놓기는 힘들기에, 기존의 스토리를 어떻게 신선하게 조합하느냐가 더 큰 화두다.

그런 의미에서 얼핏 보기엔 별로 특별할 것 없는 느낌이 드는 총몇명 스토리.

실은 영화 패러디인 반전 시네마를 가끔가다 페이스북 친구들의 공유 포스팅에서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인 민모리를 비롯한 등장인물들.



취미로 그리기 시작한 그림으로 구독자 수 226만 명을 사로잡은 인기 콘텐츠로 떠오르기까지.

그림만 봤을 때는 이것은 흔히 말하는 B급 마이너 정서인가 싶다가도, 대사와 유튜브에 오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노라면 묘하게 끌린다.

특히 모리의 엄마 박진숙의 단골 대사인 "아니, 그게 무슨 쌉소리야?"를 듣고 있노라면, 쌓인 스트레스도 풀리는 기분이 절로 든다.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이게 뭐야!?'로 보기 시작해서, 다음 스토리가 절로 궁금해진다.

이토 준지의 소용돌이나, 공포영화 링의 TV 화면을 보는 듯한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다.

등장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유승찬을 제외하고 못생김에 가까운 캐릭터들인데, 왠지 정감 간다.

1화~7화까지의 장면을 보면, 모 영화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느낌이 살짝 든다.



평범한 고3 수험생인 민모리는 수능 전날 이상한 악몽을 꾸고, 그 뒤로 미스터리한 상황이 계속해서 겪게 된다.

코믹북으로 봐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뭔가 부족함이 느껴진다면, 코믹북을 보면서 오리지널 콘텐츠인 유튜브 영상을 켜놓고 들으면서 감상하면 한층 더 재미있다.

스토리는 1화에서 7화까지 각각 다른 장르를 넘나든다.

호러물에서 SF 물, 오컬트 물, 코미디물, B급물을 번갈아 감상하는 기분이랄까.

여러 영화에서의 장면을 오마주한 듯해서, 많은 문화 콘텐츠물을 감상하신다는 생각이 든다.

반전을 가득한 느낌이 어릴 때 보던 TV 시리즈 환상특급, 요즘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기묘한 이야기를 코믹북으로 보는 느낌이다.

공포영화와 코미디를 넘나드는 장르 연출


솔로의 싸한 촉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지.


때론 엑소시스트를 연상케 하는 오컬트 영화 속 한 장면 같고.


카니발리즘과 오컬트를 넘나들다가 나천재가 기억에 남을 대사를 읊으면서 

등장하는 것으로 끝난다.

한 수험생의 공부 안 하고 어떻게 하면 100점 맞을 수 있을까로 시작된 스토리를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하게 흘러간다. 역시 사람은 요행을 바라면 안 되는 것일까.

시간 여행 편에서도 요행을 바라다가 결국 큰일을 겪게 되는 민모리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뭔가 미스터리한 느낌이 있는 유승찬의 정체는 과연?

총몇명 스토리를 보면서, 톨스토이의 작품 중 "바보 이반"이 갑작스럽게 떠올랐다.

바보 이반에서 등장하는 악마의 모습을 이 작품에서도 볼 수 있었던 기분이 들었다.

엄마의 말을 듣는 건 진리라는 다음 대사를 한번 써본다.



머리카락 없는걸 다행으로 여기게 될 줄이야.

엄마, 감사해요!

그리고 손톱깎이 챙겨주신 것도요.


총몇명 스토리 1



모든 것이 팬 서비스 차원의 작품이라고 느껴지는 책이다.

총몇명 덕후를 위한 책.

수능시험지와 유사하게 넣은 총몇명 덕후 능력 평가, 숨은 복선 찾기, 각 에피소드 앞에 있는 작가의 스케치.

책 앞날개에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큐알 코드까지 있으니, 애니메이션 음성과 효과음을 들으면서 코믹북을 감상해보자. 한층 더 실감 나게 볼 수 있다.

웃음이 필요한 요즘 가볍게 읽기 좋은 책.


총몇명 덕후 능력 평가 외에 숨은 복선 찾기 같은 팬 서비스 차원의 

깨알재미도 부록으로 넣어뒀다.


작가 총몇명의 캐리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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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혼자서 - 윤동희 산문집
윤동희 지음 / 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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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일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산문집 <좋아서, 혼자서>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를 자주 봐 왔다.

출연자들 대부분이 모두 각자만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꾸준히 보고 있는 프로다.

어떻게 살아도 인생도 위로도 셀프인 시대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기엔, 상대방의 시간과 에너지를 뺏는 것 같고, 나만 빼고 모두 바쁜 것 같다.

가끔씩 이렇게 살다가 혼자만 뒤처지는 거 아닐까 걱정되기도 하기에 많이 조급했었던 예전.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친구들과 만나면 지속 가능한 밥벌이란 무엇일까 와 건강이 언젠가부터 대화의 화제가 되기 시작했고, 하루하루 살기에만 급급했던 시절이 있었다.

혼자 일한다는 건 늘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였다.

일을 제대로 알려주는 선임은 존재하지 않았고, 직장은 학원이 아니었기에.

매번 이직 아닌 전직의 선택을 해야만 했던 나는 늘 맨땅에 헤딩하듯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언젠가 어느 직장에 들어가도 직장인의 마지막은 치킨집이나 택시 운전수라는 이미지가 우스갯소리처럼 돌기도 했다. 당장 택시 한번 타보면 "라테는"으로 시작하는 자신의 화려한 과거와 현재는 욕심을 버리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사연으로 끝나는 짧은 이력 소개를 들어보셨을 것이다.


'나 혼자 일한다'는 선택과 집중이다.

나에게 1인 출판은 '나'에게 가치 있는 책을

'스스로' 기획하고 만드는 일이다.


좋아서, 혼자서 - 윤동희 산문집



혼자 일하면서 함께 일하는 것의 중요함을 느꼈다는 저자.


요즘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창업으로 내몰리는 분들이 많다.

취업이 되지 않아서, 예전보다 짧아진 정년, 급격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사람들의 최후의 선택처럼 내몰리는 1인 기업, 창업, 출판.

저자 또한 대기업에서, 잡지사 미술기자로, 출판사 편집자로, 출판사 대표에서 1인 출판을 꾸리면서 혼자 일하는 걸 선택하기까지 치열하게 살아오신 이력이 보인다.

혼자서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에 관한 책일까 싶어서 선택했던 책은 실은 혼자서 일한다는 의미에 대해서, 때론 넋두리처럼, 고해 성서처럼, 의식의 흐름처럼 써 내려간 책이다.

시적이면서도, 때론 철학적이기도 한 책의 문장은 참 간결하다.



책을 읽는 건 사람들을 멀리하는 일이다.

책을 읽기 위해 '혼자'를 자처한다.

혼자 있는 것만으로도, 혼자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풍요로워진다.

나밖에 없다는 비어 있음이 이내 충만해지는 것.


좋아서, 혼자서 - 윤동희 산문집


혼자 일한다는 것, 나이가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 담담히 이야기하기에, 공감이 가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다.


1인 출판사를 꾸리면서, 저자가 생각하는 혼자 일하는 것에 대한 확고한 원칙이 전반적으로 반복된다.

혼자 일한다는 건 자기 인생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바쁘게 일만 하면서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해야 할 일을 찾기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찾는 것.

계획적으로 살기보다는 무계획으로, 생각과 고민만 하기보다는 일단 진행하면서 수정하는 것.

일을 하지만, 일만 하지 않는 것.

욕심내지 않고 선택과 집중에 치중하는 삶에 대하여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요즘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인 소확행이나 미니멀리즘처럼 자신에게 맞는 속도와 방식으로 일을 진행해나가는 걸 찾아가는 건, 오롯이 혼자 일을 하면서부터 알 수 있다.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일이다.

가까이하기도 어렵고 멀리하기도 어려운 관계가 낫다.

나이 들며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힘을 쏟지 않는다.


좋아서, 혼자서 - 윤동희 산문집



동업으로 인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우선 혼자 일해보라고 말하는 저자.


인생은 짧다. 지혜와 경험으로 채우는 게 낫다.

책을 읽고 사람과 교류하고 세상을 겪는다.

그것이 돈을 버는 일이다.

세상의 속도를 좇기보다 찬찬히 바라보자.


좋아서, 혼자서 - 윤동희 산문집



혼자 일한다는 건 결국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정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을 기준으로 해서,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들과 해야 할 일을 정해서 나아가는 방향이다.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의 한계를 알고 시험해가는 상황이 마냥 편한 과정은 아닐 것이다.

혼자가 되어야지만,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선명해진다.

저자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때까지는 일단 혼자 일해보라고 권한다.

저성장 시대, 장기 침체로 인한 1인 가구의 증가 속에서 일의 스타일과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고 한다.

이제는 "적당함"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경험이 지식이 되는 사회에서, 온라인 속에서 강한 유대관계보다는 현실 속에서 세상과 직접 이어지는 약하고 느슨한 유대관계를 찾으라고 이야기한다. 활동하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이어지라고 말한다.



혼자 일한다 것에 대한 지극히 경험적인 통찰이 담겨있는 산문집 <좋아서, 혼자서>.

이 책은 혼자 일하는 낭만에 대한 책이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한 1인 출판사 대표의 넋두리이자, 고해 성서에 가까운 책이다.

모두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1인 출판을 꿈꾸거나 혼자 일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는 분들에게, 차분히 들려주는 인생 선배의 경험 이야기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인생과 위로가 셀프인 시대에,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요즘 같은 때, 혼자 하고 싶은 일을 해본다는 건 시도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

집에서 강제격리되어 책만 읽는 최근, 나름 인상 깊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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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 침묵으로 리드하는 고수의 대화법
다니하라 마코토 지음, 우다혜 옮김 / 지식너머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 간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데, 말에도 거리가 필요하다.


미국의 유명한 시인, 칼릴 지브란의 <결혼에 대하여>에는 다음과 같은 싯구가 있다.


그대들이 서로의 몸과 마음을 함께 하더라도 거리를 두라.

그리하여 하늘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결혼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사랑이나, 우정이나 가까운 사이일수록 적당한 거리를 둬야 관계가 오래갈 수 있다는 말이지만, 적당한 거리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 인간관계는 참 어렵다.

사람은 여러 개의 가면을 지니고 있고, 상황과 사람에 따라서 각기 다른 가면을 쓰는데 익숙해져야 할 때가 많다.

그런 상황 속에서 때론 타인이 원하는 나의 모습이 다를 때도, 나조차도 내 진정한 모습이 뭔지 헷갈리게 될 때도 많다. 척박한 현대사회 속에서 툭 터놓고 본래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무엇보다 사람들은 내 인생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다. 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필요로 하고, 세월 흐를수록 시시하고 재미없는 내 이야기는 잘 안 하게 된다.


아주 예전에 나는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잘 걸기도 하고, 침묵을 견디질 못했다.

통학 버스를 같이 타고 갈 때, 약 한 시간 반가량 별말 없는 친구와 무슨 이야기를 할까가 그 당시 아침의 최대 고민거리였다면, 믿어지시겠는가.

아무튼 그랬다. 지금은 어딜 가든 분위기를 파악한 뒤에 말문을 열고 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말을 무리해서 하지 않는 성향으로 변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관계의 거리를 가늠하거나 유지하는 건 참 어렵다.

특히 상대방과 가까워진다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점차 면대 면 소통이 줄어들고 있어서일까.

누군가와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고 가까워진다는 건 거의 극한에 가까운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관계를 시작할 때 가장 필요한 화술에 도움을 주는 이 책의 제목이 가슴에 확 와닿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달성한 일보다 달성하지 못했거나 중단된 일을 더 잘 기억하는 현상인 

자이가르닉 효과가 이 책의 주된 핵심이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주의를 끌고 싶다면 질문을 내고 잠시 침묵하십시오.

그러면 상대는 그 질문을 곱씹으며 해답을 알아내기 위해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능수능란한 화술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말은 상대방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실수를 하기가 쉽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건, 말을 많이 할수록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소개팅이나 미팅에 나갔을 때, 상대방이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혼자서만 쉴 새 없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해본 기억이 있다.

얼어서 한마디도 못했던 예전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혼자서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과연 대화일까?

강연이나 프레젠테이션도 마찬가지.

자신의 이야기만 쉴 새 없이 해대는 강연은 왠지 재미가 없다.

오히려, 중간중간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이야기하거나,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질문을 유도할 때가 집중되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침묵은 상대방에게 들었던 내용을 다시 생각하게 하도록 여유를 준다.


침묵은 상대방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

때론 자신의 심리를 조절하기 위해서도 쓸 수 있다.

다혈질이라서 금세 욱하는 면이 있는지라,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화났을 때는 잠시 그 상황에서 벗어나서 산책을 하거나, 상대방과 금방 대화를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상황을 좀 더 세련되고 스무드하게 넘어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자신이 화를 내고 있는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라고 한다.

실제 상황에서는 잘 안될 때가 많겠지만, 차분히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분노나 순간적 화가 살짝 가라앉을 것이다.


상대방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를 컨트롤하기 위해서 필요한 침묵의 중요성

이 법칙은 텔레마케팅에도 적용된다.

물론 제한된 시간 내에, 고객이 전화를 끊기 전 자신의 할 말만 열심히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신입에 가까울 것이다.

좀 더 고수는 잠시 기다렸다가 말할 기회를 엿보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객이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설득과 세뇌, 협박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둘 중 어느 경우가 낫다고는 못하겠지만, 아마도 물건을 구입한 후 만족도는 전자처럼 자신이 직접 결정을 내릴 시간을 가지는 편이 아마 변심이나 반품의 경우가 적을 것 같다.

비밀을 공유하는 것 같은 멘트는 나와 상대방이 가깝고 특별하다는 느낌이 준다.

이런 멘트 뒤에 듣는 이야기는 더 집중해서 들었던 경험이 많지 않은가?

주로 직장 내 험담의 경우가 이랬던 기억이 나지만, 강연에서도 이런 경험이 많았다.


상대방이 대화에 집중하게 하는 비법과 영업할 때 가장 필요한 침묵.


영화 엘리엇은 외계 생명체인 E.T 와 어떻게 신뢰관계를 쌓았을까. 

말 아닌 행동으로 상대를 신뢰한다는 걸 보여줬다. 

이처럼 상대방에게는 말로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침묵을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잘못된 공백이 사용될 때를 이야기한다.


1. 타이밍이 좋지 않다.

2. 군더더기를 붙인다.

3. 자기중심적으로 대화한다.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본 상황일 것이다.

이럴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꾹 참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말할 타이밍을 찾기 위해서는 일단 기다림이 필요하다.

침묵하면서 적절한 타이밍을 다시 엿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해를 풀기 위해서 더 많은 말을 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화 중 효과적인 질문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은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아무런 목적 없이 하지 않는다.

대화 상대로부터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상대가 대답할 때까지 침묵하는 QAS(퀘스천 앤 사일런스)가 중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적절한 상대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1. 정보를 이끌어낸다.

2. 호감을 얻는다.

3. 사람을 움직인다.

4. 사람을 키운다.

5. 논쟁에서 승리한다.

6. 자신을 컨트롤한다.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의 대부분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아서 생긴다고 한다.

가장 큰 원인은 상대방에 대한 호감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알고 이해하려면 우선 상대가 하는 말을 먼저 들어야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해서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

상대가 말하는 내용을 들으려면 침묵해야 한다. 상대에게 질문을 하고 상대가 대답할 수 있도록 침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간은 자존심 덩어리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는 따르고 싶어 하지 않지만,

스스로 떠올려 자각한 생각에는 기꺼이 따른다.

그러니 사람을 움직이게 하려면 명령하지 말고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글만 읽으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걸 글로 배웠지만, 뭐든지 실전이 힘들지 않던가.

책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것에 대해서 예로 들어놨는데, 말이 쉽지 정말 이렇게 행동하기가 쉽나 싶지만, 포인트는 상대방이 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계획을 짜야 한다는 이야기다.

상대방이 뭘 좋아하고, 언제가 편한지 미리 정보를 파악한 뒤에 좋아할 만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좋아할 만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이 대답할 때까지 잠시 침묵하고 다시 YES를 유도하는 질문을 하는 것.

상대방에게 선택권과 주도권을 주면서, YES로 이끌어내는 유도질문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매우 유용할 것 같으니, 데이트를 앞둔 남녀분들 읽어보고 잘 써먹으시길.


'어떤 생각을 하도록 해야 Yes를 받아낼 수 있을까?'

'어느 방향으로 생각을 유도해야 행동으로 옮길까?'

를 고민하여 상대의 사고를 유도해야 합니다.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기다렸다. 이제는 상대방에게 크로스 카운터를 우아하게 날릴 시간.


침묵은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만들지만, 오해받을 수 있는 커다란 리스크도 함께 존재한다. 대화 도중 침묵이 길어지만, 대부분 우리는 초초해진다.

내가 상대방과 제대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인지, 재미가 없어서 상대방이 조용해진 것인지 걱정하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적절한 침묵은 인간관계나 대화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고, 다른 화제로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때론 상대방과 얼마나 친밀한지를 알게 해주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침묵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말은 적절한 때만 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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